선교

[논평] 한국교회연합회, 창립 신중해야

한국교회의 대표적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둘로 갈라져 분열의 길을 가고 있다. 한기총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13일 임시총회를 개최하려다 29일로 연기한 상황이다.
 
미래목회포럼은 지난해 두차례 성명을 통해 한기총의 대안으로 현직 총회장들이 참여하는 교단장 협의회를 복원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한바 있다.

한기총이 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새 기구 출범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늬만 또 하나의 연합기구라면 출범은 신중해야 한다.
 
한국교회는 제3의 기구에 의구심과 우려를 가지고 있다. 제3의 기관을 성급히 발족한다면 정당성과 당위성을 확보하지 못할 것이며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는 요원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열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국 교회 전체의 동의를 얻어 새로운 기구를 발족할 경우, 공청회및 여론 수렴작업, 각 교단 대표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준비위원회 구성, 정관작업과 대표선출에 대한 논의를 거쳐 창립총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한기총 비대위는 이런 모든 과정을 생략한 채 ‘나군’에 해당하는 교단을 대상으로 입후보자 등록을 받았고, 오는 29일 창립총회를 열고 대표회장을 선출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누가 총대고, 어떠한 법을 적용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비대위 안에서 한기총 7.7 정관에 준하여, 한기총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정관을 만들고, 그들 안에서 선관위를 구성하고 입후보 등록을 받았다. 그런 비대위가 일단 단체 이름을 가칭 ‘한국교회연합회’로 정하고, 한기총 회원 교단에 총대들을 파송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한기총과 거리를 둔 새로운 기구라는 성격에 대하여는 명확한 선은 긋지 않았다. 누가 참여할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무리한 모험은 피한다는 식이다. 이런 식의 출발이 행여나 비대위 참여 교단에서 이탈자들을 막기 위해 서둘러 비상총회를 여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국교회와 교계, 그리고 교단 안에는 다양한 여론이 있다. 증경총회장은 한기총을 지지하고, 현 총회장은 비대위 새 기구를 지지하는 현상황에서 각 교단의 총회를 거치지 않고 연합기구를 만들어도 되는 것인지 묻고 싶다. 한국교회와 각 교단 총회에서 반대여론이 형성될 경우 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또한 교단마다 다르지만 총회 결의 없이 가입과 탈퇴를 임의로 할 수 없는 교단들의 입장과 어려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각 교단의 총회가 있는 9월까지 새 단체 출범을 강행해선 안 된다. 총회를 유보하고 공청회를 통하여 여론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더 나아가 한기총 사태의 일련의 과정이 여러 문제 가운데서도 이단문제와 더불어 교단간의 힘겨루기와 특정인을 위한 자리 나누기라는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기에 언급되는 당사자들은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투명하게 처신해야 할 것이다

현재 기준도, 법도, 공감대도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제3의 기구를 만드는 것은 문제를 더 키울 뿐이다. 그래서 천천히 가더라도 멀리 바라보고 가야한다. 빨리가지 못하더라도 한걸음씩 당당하게 뚜벅뚜벅 대로를 걸어가야 미래가 있다.
 
새로운 기관의 출현이 미래를 향해 가야할 한국교회에 장애가 되어서는 안되겠다. 한기총 비상대책위가 추진하는 ‘한국교회연합회’를 대다수의 목회자들이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다. 그러므로 서두르지 말고 진정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연합기관이 되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 모든 교회와 목회자들이 교회가 하나되는 일에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2012년 3월15일
미래목회포럼
대표 정성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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