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환 목사. ⓒ베리타스 DB |
김 목사는 지난달 말께 일부 상임위원들과 모인 자리에서 위원장직 사임 의사를 밝힌 뒤로 현재까지 임시 상임위원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김 목사의 갑작스러운 사임의사 표명에 준비위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상임위 집행위원장이자 NCCK 총무인 김영주 목사를 통해 김 목사에게 사임의사 재고를 요청할 계획이란 후문이다.
김 목사의 사임 배경을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김 목사의 ‘세(勢)’를 위시한 리더십에 계속적으로 불만을 토로한 예장통합 외 기장, 성공회, 기감 등의 교단 총무 등 교단 지도자들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기장 배태진 총무는 얼마전 있었던 실행위원회에서 김 목사의 불분명한 정체성을 지적하는 한편, 대(大) 교단의 힘의 논리에 근거한 리더십에 강하게 항의했다. 상임위의 리더십을 "독단적 리더십"이라고 명명하며, 상임위 리더십에 불신을 드러낸 배 총무는 김 목사를 향해 노골적으로 상임위 해체 및 상임위 위원장 사임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교단 간 불협화음은 WCC 총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도 WCC 총회 준비의 ‘뼈대’라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위원회 조차 제대로 꾸리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WCC 총회 준비를 관장하는 김 목사에게 있어 큰 정치적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또 한편으로 복음주의자를 자청하는 김 목사 스스로 ‘모호한’ 자신의 정체성을 견뎌내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김 목사는 얼마 전 WCC를 놓고 종교다원주의를 운운하며 WCC 총회 반대 운동을 벌인 한기총의 대형 반공집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으며,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의 증언에 의하면 김 목사는 ‘WCC를 잘 몰랐다. 유치를 후회한다’는 말도 남겼다. 복음주의자를 자청한 그가 에큐메니칼 운동의 본산인 WCC에 대한 전이해가 부족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한편, WCC 준비위는 9월 27일 오전 11시 상임위원회를, 오후 2시 실행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김삼환 목사의 사임이 받아들여질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