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실천신학 컨퍼런스가 익산 중앙동 이리중앙교회에서 열렸다. ⓒ실천신대 제공 |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익산 중앙동 이리중앙교회(담임 조성천 목사)에서 제1회 실천신학 컨퍼런스가 열렸다. 굿미션네트워크와 실천신학대학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특히 ‘예배학’에 대한 새로운 관점이 제시돼 주목을 모았다. 예배의 중심이 설교자에서 회중으로 옮겨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박종환 교수(실천신대)는 "한국 기독교의 예배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면 지난 수십 년동안 외형적·물질적·가시적·자본주의적·성공주의적·자아중심적 종교의 모습을 보여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한국에는 대형교회와 대형교회가 되고 싶어하는 교회들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동성을 가진 ‘유기적(organic) 예배’의 중요성을 제안했다.
한국교회 예배 상황에서 유기적 예배가 필요한 이유로는 "한국교회의 예배는 지나치게 설교에 집중돼 그 성공 여부가 설교에 달려 있고, 이는 인도자가 설교를 통해 감동을 줘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나타난다"며 "나아가 예배의 중심에 설교자가 서게 돼 그가 우상화되거나 개인의 사상이 하나님 말씀처럼 선포되는 위험성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예배드린다는 것은 하나님이 육체를 입고 이 땅에 오신 구원의 사건에 대해 이 세상 물질과 피조세계를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행위이고, 이 세상 피조물의 물질성과 육체성이 모두 하나님께 올려드려지고 거룩해지는 것이 유기적 예배가 추구하는 신학적 목표이다. 이는 한 개인의 영적 회심이나 체험을 넘어서는 공동체의 회심과 회개를 추구하며, 사회와 공동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몸과 같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므로 유기적 예배는 찬양과 설교로 구성된 단순한 예배 형식을 넘어서는 보다 다감각적인(multisensory) 예배이고, 음악만이 아닌 모든 종류의 예술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하고 반응하는 예배이다. 특히 비주얼과 교회력에 따른 색깔 뿐 아니라 초대교회의 예전적 요소를 회복하고 참여적인 모임의 예배공동체를 지향하는 ‘이머징 워십(Emerging Worship)’이 유기적 예배의 구체적 사례라고 밝혔다.
‘이머징 워십’은 살아있는 공동체 안에서 창조된 예배로, 참여자들이 전통을 현대적·복음적으로 재해석하며 목회자 혼자가 아닌 스탭과 회중 대표들이 공동으로 예배를 창조하고, 설교 중심보다 예배 모임 전반에서 감동을 받으며 인도자도 하나의 참여자로서 구원의 신비에 다가간다. 또 한 개인의 회심을 넘어 탄식과 죄의 고백, 침묵 등을 통해 개인과 공동체 전체가 하나님과 정직하게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어떤 전제된 결론을 유도하기보다 열린 결말로 다양성이 공존하는 예배 형태를 추구한다.
이러한 유기적 예배를 통해 회중들은 듣고, 보고, 만지고, 먹고, 마시는 행위를 경험하는데, 이는 복음의 내러티브를 우리의 육체적·감각적 움직임을 통해 형상화, 보이는 행위를 통해 보이지 않는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박 교수는 “따라서 손을 맞잡고 인사를 하고, 손을 들고 기도하며, 무릎 꿇고 참회의 고백을 드리고, 서로 안거나 악수하면서 평화의 인사를 나누며, 아픈 자를 위해 안수하면서 중보기도하고, 앞으로 나와 성찬을 받는 등 몸의 사용을 적극 교육하고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예배의 행위를 통해 그 분을 닮는 가운데(Imitatio Christi) 공동체의 성화가 일어나고, 이러한 상상력과 몸의 경험, 은유와 상징에 대한 신학적 깊이가 한국교회 예배를 통해 깊이 체화돼야 한다”고 뒷받침했다.
또 “예배 공간에는 기독교의 오랜 역사 가운데 간직돼 온 독특한 하나님의 계시와 그 분을 만난 공동체, 개인들의 이야기가 스며들어 있고, 그 공간에서 성도들은 울고 웃으며 서로 위로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다”며 “예배의 경험은 태도와 감정, 자기이해의 변화 등 다양한 차원을 내포하고 있기에 예배신학은 이미지와 상징, 동작과 음악, 건축과 언어, 설교자의 위치와 자세 등에 대한 연구를 필요로 한다”며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