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박사 ⓒ학술원 제공 |
5일 창립 30주년을 맞은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의 월례 발표회에서 개회사를 한 김영한 박사가 박봉배의 성(誠) 해석학 비판을 인용, 토착화 신학이 종종 덫에 걸리는 (종교)혼합주의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역설했다.
김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박봉배의 변혁적 문화신학의 전통 위에서 ‘성경(誠敬) 신학’을 주창한 안봉호에 한국적 신학의 독특성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제시한 신학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를 더불어 밝혔다.
이날 발표회의 주제로 다뤄진 안봉호의 ‘성경(誠敬) 신학’은 성경(聖經)을 유교적으로 해석한 한국적 신학으로, 윤성범의 성(誠)의 신학에 기원을 두고 있다. 윤성범에 의하면, 계시라는 개념은 (유교 문화를 바탕으로 한 이들에게)낯선 개념이나 성(誠)이라는 개념은 친근한 개념이다.
김 박사는 "(윤성범의)성(誠)의 개념은 유교에서 온 것으로 만물을 존재케 하는 존재근거"라며 "성(誠)은 천지도(天之道)이며 인지도(人之道)의 가능근거다. 이 성(誠)은 천지에 다 통하는 보편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또 "성(誠)은 말씀(言)과 이루어짐(成)이며, 존재론적으로는 로고스요 중용(中庸)이며 윤리적으로는 지(智)인(仁)용(勇)의 3대 덕(德)이다"라며 "성(誠)이 하나님이요, 계시이며, 성 없이는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윤성범의 성(誠)의 해석학에 반기를 든 한 신학자가 있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신학자 박봉배는 성(誠)이란 만물을 존재케 하는 원리인데 이러한 성(誠) 개념은 창조하시는 인격적인 말씀과는 거리가 멀다며 윤성범의 성(誠)의 해석학을 비판했다.
김 박사는 윤성범에 대한 신학자 박봉배의 비판을 주목하며 "유교에서 말하는 하늘의 도는 초월적 객관적 존재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 속에 내재하는 원리로서 계시된 말씀과 동일시될 수 없다"며 "윤성범의 토착화론은 바르트신학의 계시절대성과 한국적 전통을 결합시키는 혼합주의의 위험성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특히 박봉배가 윤성범의 성의 해석학을 성(誠)을 계시로 대치하는 혼합주의라고 비판한 점도 높이샀다. 그러면서 박봉배가 제시한 변혁적 문화신학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성(誠)이란 복음으로 그 내용이 변혁되어야 했다. 이러한 변혁적 문화신학 전통 위에서 ‘성경(誠敬)신학’을 주창한 이가 바로 안봉호임도 밝혔다.
김 박사에 따르면, 성경에 자신의 신학적 근거를 두고 있는 안봉호의 성경신(誠敬神)은 성삼위 하나님에서 출발한다. 그 하나님은 세계를 당신의 거룩한 뜻(誠])으로 다스리시는(敬) 하나님(神)이다.
안봉호의 한국적 신학의 독특성으로 김 박사는 △성경(誠敬)신학을 성경(聖經)신학으로 전개하고자 함으로써 계시된 66권 성경을 하나님 말씀으로 믿고 그 위에서 동양적 언어를 사용하되 그 의미를 성경 해석학적으로 변혁시키고자 한 것 △전통 기독교의 사도적 종교개혁적 전통에 서고자 하기에 그의 토착화신학은 성경 해석학이라는 점 △유교문화에 친숙한 지성인들에게 한자의 의미를 신학적으로 변혁적으로 사용하면서 기독교 하나님을 증거하고자 했고, 그리하여 그는 윤성범이 시도한 혼합주의적 토착화 신학이 아니라 정통적 토착화신학을 전개한 점 △한자의 의미를 아는 유교문화권의 지성인들에게 포스트모더니즘과 전통적 이단사상을 비판하면서 성경신(誠敬神) 하나님, 삼위일체 하나님을 증거한 점을 들었다.
더불어 김 박사는 안봉호의 성경신(誠敬神) 토착화 신학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들며, ▲성경신(誠敬神) 신학이 과연 전통적 기독교 교리를 유교적 개념의 왜곡 없이 다 해석해 낼 수 있는가 ▲성경신(誠敬神) 개념은 유교적 개념인데 이것이 어떻게 성경(聖經)적 계시개념이 될 수 있는가를 해명할 수 있는가, 즉 자연신학과 계시신학이 어떻게 혼합되지 않고 조화될 수 있는가 ▲성경신(誠敬神) 개념으로 과연 십자가 대속의 사건을 내면적 체계 안에서 설명해 줄 수 있는가 등에 의문부호를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