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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규태 칼럼] 안철수 후보의 용기 있는 사퇴

손규태·성공회대 명예교수

▲손규태 성공회대 명예교수(본지 편집고문) ⓒ베리타스 DB
11월 23일(금) 저녁 8시 20분 안철수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서 무소속 대통령후보직을 사퇴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자기가 갈망하던 정권교체와 새로운 정치의 실현을 위해서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야당의 단일후보는 문재인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를 따르던 사람들이 문재인 후보를 성원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정치의 실현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과 역사적 소명을 위해서 가시밭길을 걸어갈 것을 약속했다. 그동안 국민들이 원하는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루는데 많은 시간을 들였으나 상당한 차질과 갈등이 있었음도 시인하고 그것을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도 자기가 걸머지겠다고 했다.

상당한 사람들의 지지와 성원을 받은 공인이 된 정치가로서 현실을 직시하고 과감한 결단을 내림으로써 그는 단지 정권만을 추구하는 낡은 정치가들과는 구별되는 참신하고 미래가 기대되는 인물로 남았다. 막강한 책임과 권력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회의 자리인 대통령후보직을 스스로 사퇴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약속도 없이 그 자리를 상대방에게 양보한 것은 그가 양심적이고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해보였다. 그는 현재로서는 자기의 새로운 정치실현을 잠시 미루어 미래에는 그 꿈을 실현할 기회를 약속받은 셈이다. 이번에 혜성같이 나타나 자기의 꿈을 실현하려 했던 그와 그를 지지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결코 그를 잊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문재인 후보의 책임으로 남게 되었다. 그는 일차적으로 자기쇄신과 민주당의 개혁을 통하여 안철수가 여망했던 새로운 가치와 새로운 정치를 실현하는 일이다. 그는 아직도 낡은 정치적 관습과 이권정치에만 몰두하던 민주당을 인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쇄신해야 한다. 이러한 쇄신 없이 치러진 지난번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실패를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그 다음으로 문재인 후보는 지금으로서 한국정치에서 최선의 길인 정권교체를 기필코 달성해야 한다. 이 정권교체를 이룸으로써만 새로운 정치, 정의로운 경제, 차별 없는 사회, 안보가 아닌 진정한 평화를 달성할 수 있다. 따라서 정권교체야 말로 지금으로서는 한국정치에서 최고의 선이며 이번 대선에서의 궁극적 목표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첫째 한나라당의 이명박정부는 지난 5년 동안 온갖 종류의 정치적 독재를 감행함으로써 1986년에 달성한 민주화를 후퇴시켰다. 이 정권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행정부의 시녀로 삼고, 사법부를 장악하여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인 삼권분립정신을 파괴함으로써 기본민주주의를 파괴했다. 그뿐만 아니라 언론사들과 방송을 장악함으로써 여론을 왜곡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빼앗아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 청와대에는 민간인들의 사찰 팀을 두어 국민들을 감시하고 위협하며 그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서슴치 않았다. 따라서 이러한 독재정권을 심판하고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이번 선거의 중심적 과제다.

둘째 경제대통령을 자칭하고 출발한 한나라당 이명박 정권은 기업 친화적 경제정책으로 일관함으로써 대기업들의 약탈적 상행위들을 묵과 내지 지원하여 지난 5년 동안 전례가 없었던 사회적 양극화,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를 만들어 서민들의 삶을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모든 것은 신자유주의적 화폐경제의 손아귀에 가둠으로써 가계부채는 1천조에 달하고, 가난한 자들은 약탈적 저축은행과 사채업자들의 손아귀에 사로잡혀, 가정이 파탄 나고 자살하고 삶의 희망을 잃고 있다.

이러한 한나라당의 실정과 떠나간 민심을 속이기 위해 이름을 바꾼 박근혜의 새누리당은 겉으로는 경제민주화를 말하면서 뒤로는 재벌들을 대변하고, 겉으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약탈법안처리를 무산시킨다. 새누리당은 세계경제위기를 볼모로 잡고 현재의 경제적 왜곡을 계속하려 하는 재벌들과 대기업들을 뒤에서 지원하고 있다. 참된 의미에서 경제민주화를 통해서 정의로운 분배를 통해서 복지사회를 이룩함으로써 서민들을 위한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달성할 수 있는 사회를 이루어야 한다.

셋째 이명박 정권은 지난 10년 동안 민주당이 추구해온 대북화해와 협력정책을 통해서 이룩한 평화정책을 폐기하고 북한과의 극단적 대립과 적대정책을 씀으로써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가안보를 볼모로 하여 천문학적 무기도입 비용을 사용함으로써 서민들의 생활안보를 파탄내고, 국가안보는커녕 천안함 사건으로 무고한 젊은이들의 생명을 희생시키고, 연평도 포격을 자초하여 그 곳 주민들의 삶을 불안으로 몰아넣었다. 이제는 안보중심의 국방정책으로부터 화해와 교류협력 중심의 평화정책을 통해서 남북한이 평화와 통일로 나가야 할 때다.

이러한 모든 것을 위해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어야 하며, 그것을 통해서만 국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 정의로운 경제, 모든 사람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복지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 이 정권교체의 길이 안철수 후보의 결단으로 열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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