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WCC 총회 앞둔 한국교회 진보·보수 대표 손 맞잡다

‘종교혼합주의’ ‘동성연애’ 등 입장차 좁혀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를 앞두고, 그간 종교적 신념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한국교회 진보와 보수 진영 대표들이 손을 맞잡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 한국기독교총연합회(CCK) 홍재철 대표회장,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이하 한국준비위) 김삼환 상임위원장,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 준비위원회 길자연 준비위원장 등은 13일 저녁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 두란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CC 부산 총회를 둘러싸고 상호 협력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교회 보수 진영은 그들의 종교적 신념을 근거로 그동안 자유주의적 신앙 노선을 지지해 온 WCC에 ‘종교다원주의’ ‘종교혼합주의’ ‘용공주의’ ‘인본주의’ ‘동성연애 찬성’ 등의 꼬리표를 달아 놓고는 WCC 배격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한편, WCC 부산 총회 반대 구호를 외치며 이를 보이콧 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러한 갈등 양상을 반영한 듯 이날 양 진영의 대표들은 먼저 선언문을 통해 "WCC 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 안에 불협화음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WCC 총회 개최에 대한 보수교단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공동선언문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 진영의 주요 갈등의 불씨가 되어 온 것들에 관해 입장차를 좁혔음도 확인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종교다원주의와 종교혼합주의를 배격하며 공산주의와 인본주의, 동성연애 등 복음에 반하는 모든 사상을 반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미국 유니언대 정현경 교수가 선보인)초혼제와 같은 비성경적인 종교 혼합주의 예배 형태에 함께 할 수 없으며 개종 전도 금지주의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 밖에 성경 66권의 무오성을 천명한 이들은 2014년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에도 상호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삼환 목사는 "오늘 특별한 은혜로 한기총과 교회협, WEA 총회 준비위원장이 모두 함께 합의문을 발표하고 이 자리에 함께 서게 된 것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고, 길자연 목사는 "성경적 신앙관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신학적 입장에서 WCC 신학의 한계점을 생각하며 그동안 고심하고 기도해 왔다. 그러나 WCC 대회가 종교대회를 넘어 국가적인 면이나 사회적인 면에서 영향이 커 연합사업적인 차원에서 생각해 오늘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그간 합의 과정에서의 설명을 보탰다.

그러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선언문이 내용적인 면에서 WCC 부산 총회에 반영이 될지는 미지수다. WCC 총회 프로그램 및 예전 등에 관해선 한국준비위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나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모여 회의하는 자리, 즉 WCC 총회의 내용 등을 결정하는 자리에서는 서로간의 중요한 신학적 프라이오리티(Priority) 이슈 설정을 놓고 주도권 싸움을 벌이기에 한국교회의 발언권 제한 역시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편, WCC 총회 한국준비위는 이날 명성교회에서 ‘WCC 제10차 총회 준비를 위한 예배와 전진대회’를 개최했다. 아래는 공동선언문 전문과 그간 WCC를 둘러싼 진보·보수 교회의 논쟁점들을 다룬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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