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경동교회] 첫 기적: 물로 포도주를

2013년 1월 20일 주일예배 설교자 박종화 목사

성서본문
  
출애굽기 33:17-23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잘 알고, 또 너에게 은총을 베풀어서, 네가 요청한 이 모든 것을 다 들어 주마.” 그 때에 모세가 “저에게 주님의 영광을 보여 주십시오”하고 간청하였다. 주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나의 모든 영광을 네 앞으로 지나가게 하고, 나의 거룩한 이름을 선포할 것이다. 나는 주다. 은혜를 베풀고 싶은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고, 불쌍히 여기고 싶은 사람을 불쌍히 여긴다.” 주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그러나 내가 너에게 나의 얼굴은 보이지 않겠다. 나를 본 사람은 아무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말씀을 계속하셨다. “너는 나의 옆에 있는 한 곳, 그 바위 위에 서 있어라. 나의 영광이 지나갈 때에, 내가 너를 바위 틈에 집어 넣고, 내가 다 지나갈 때까지 너를 나의 손바닥으로 가리워 주겠다. 그 뒤에 내가 나의 손바닥을 거두리니, 네가 나의 등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나의 얼굴은 볼 수 없을 것이다.” 아멘.

로마서 12:9-15
사랑에는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악한 것을 미워하고, 선한 것을 굳게 잡으십시오. 형제의 사랑으로 서로 다정하게 대하며, 존경하기를 서로 먼저 하십시오. 열심을 내어서 부지런히 일하며, 성령으로 뜨거워진 마음을 가지고 주님을 섬기십시오. 소망을 품고 즐거워하며, 환난을 당할 때에 참으며, 기도를 꾸준히 하십시오. 성도들이 쓸 것을 공급하고, 손님 대접하기를 힘쓰십시오. 여러분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축복하십시오. 축복을 하고, 저주를 하지 마십시오. 기뻐하는 사람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 아멘.

요한복음서 2:1-11
사흘째 되는 날에 갈릴리 가나에 혼인 잔치가 있었다. 예수의 어머니가 거기에 계셨고, 예수와 그의 제자들도 그 잔치에 초대를 받았다. 그런데 포도주가 떨어지니,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말하기를 “포도주가 떨어졌다” 하였다. 예수께서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자여, 그것이 나와 당신에게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아직도 내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 어머니가 일꾼들에게 이르기를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세요” 하였다. 그런데 유대 사람의 정결 예법을 따라, 거기에는 돌로 만든 물항아리 여섯이 놓여 있었는데, 그것은 물 두세 동이들이 항아리였다. 예수께서 일꾼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항아리에 물을 채워라.” 그래서 그들은 항아리마다 물을 가득 채웠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이제는 떠서, 잔치를 맡은 이에게 가져다 주어라” 하시니, 그들이 그대로 하였다. 잔치를 맡은 이는, 포도주로 변한 물을 맛보고, 그것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지 못하였으나, 물을 떠온 일꾼들은 알았다. 그래서 잔치를 맡은 이는 신랑을 불러서 그에게 말하기를 “누구든지 먼저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손님들이 취한 뒤에 덜 좋은 것을 내놓는데, 그대는 이렇게 좋은 포도주를 지금까지 남겨 두었구려!” 하였다. 예수께서 이 첫 번 표징을 갈릴리 가나에서 행하여 자기의 영광을 드러내시니, 그의 제자들이 그를 믿게 되었다. 아멘.

설교문
  
오늘 구약본문의 모세 이야기, 신약본문의 예수님의 가나혼인 잔치 이야기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말이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말입니다. 오늘 성가대도 주의 이름이 영화롭도다라는 찬양을 부르셨는데요, 영화로운 것이나, 영광이나 뜻은 다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하나님의 영광, 하나님의 이름이 영화로우신 것,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를 가나 혼인잔치 이야기를 통해 익히고 큰 은혜 받으시기 바랍니다.

모세가 호렙산에 올라가서 백성들을 대신해 하나님께 간구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기도의 내용은 하나님께서 우리백성을 인도해 주셨는데, 우리 백성들이 원하는 것이 있습니다. 하나님 얼굴을 보고 싶답니다. 당연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 하나님 말씀이 임했습니다. 내 얼굴을 보면 모두 죽는다. 이 땅에 있는 동안 내 얼굴은 아무도 볼 수가 없다고요. 하나님의 얼굴은 이 땅이 아닌 하나님이 계시는 하늘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 이 땅에서는 얼굴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되느냐고 모세가 물으니 하나님은 자신의 영광은 보여 주겠으나, 그러나 얼굴에 담긴 영광이 아니고, 하나님의 등에 있는 영광을 보여 줄테니 그 영광을 보아라 하십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자신의 뒷모습만 보여 주셨습니다. 그리고나서 모세는 호렙산을 내려올 때 하나님의 뒷모습에 담긴 영광을 가지고 내려왔습니다. 얼굴에 담긴 영광이 아니고요. 그것은 모세가 받은 십계명, 즉 율법입니다. 율법을 보면, 그 속에 하나님의 영광이 담겨있습니다. 율법은 하나님의 등입니다. 그래서 유대백성들은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할 때 율법을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새겼고, 율법을 통해서 매일같이 삶을 살았습니다. 하나님은 율법 속에 계신다고 믿고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얼굴이 바뀐 것이 아닌데, 예수님이 오셔서는 등의 모습이 바뀌었습니다. 예수님이 오셔서 갈릴리 가나의 한 혼인잔치에 참여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그곳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 주셨는데, 등에 나타나는 영광을 다른 방식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장면에서 하나님의 등을 보여 주십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등은 율법이 아니고, 하나님의 등은 물을 포도주로 만드는 기적입니다. 하나님이 기적을 통해서 말씀하십니다. 기적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보아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그 기적의 완성은 땅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에 갈 때 완성이 됩니다. 그때가 되면 하나님의 얼굴을 보겠지만, 지금 이 땅에서는 하나님의 기적 속에 담긴, 하나님의 등속에 담긴 하나님의 영광을 보아라. 이런 뜻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교회, 가정, 이 모든 것이 창조주 하나님의 얼굴이 아니라 등입니다. 등 속에도 하나님의 영광이 담겨 있고,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하고 있지만, 영원한 그 나라에 가면 하나님의 얼굴을 통해서 영광을 봅니다. 영광은 하늘에도 있고, 땅에도 있습니다. 예수께서 육을 입고 오셨다는 말씀은 무슨 말씀입니까? 얼굴에 담긴 영광의 하나님이 이 땅에 오셔서 우리에게 영광을 보여 주셨는데 등으로 보여 주셨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이 얼굴이시라면, 그 분이 만든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등입니다. 기쁘시지 않습니까? 인간과 하나님이 다르다는 뜻이라기 보다 우리는 하나님의 등으로써 기능하는 하나님의 피조물이라는 뜻입니다. 얼굴 속에 영광이 담겨 있듯이 하나님의 등으로 만든 우리 인간에게도 하늘의 영광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오늘 가나 결혼 잔치를 통해서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예수님 당시 결혼잔치는 일주일 동안 진행 되었습니다. 술이 떨어진 것을 보니 결혼 잔치가 거의 끝나 가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흥은 계속 있는데, 포도주가 떨어져서 흥이 깨지기 시작합니다. 모두가 걱정을 하겠죠? 예수님의 어머니가 예수께 이렇게 말합니다. "포도주가 떨어 졌네요", 이 한마디입니다. 그러자 예수께서 알아차리고 지금 나를 보고 기적을 행하라는 말 같은데, 아직 기적을 행할 때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이 말을 가지고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합니다만 많은 분들의 해석 속에 이런 공통점이 담겨 있습니다. 기적의 가장 마지막 단계는 예수님이 우리 때문에 십자가에 죽으시고,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시고, 죽음으로 우리 인생을 끝내지 않으시고, 3일 만에 부활하셔서 새로운 생명, 곧 영원한 생명 주셨습니다. 그것이 예수님이 위임받은 기적의 마지막 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직 그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도 예수께서는 결국 땅에서 기적을 행하십니다. 마지막 죽고, 부활하시는 기적 말고, 그와 비슷한 그 뜻을 헤아릴 수 있는 기적, 이 땅에서의 작은 그러나 아주 아름다운 기적 하나를 행하십니다. 주변을 보니까 포도 항아리가 여섯 개가 있습니다. 성경말씀에도 쓰여 있습니다만 한 항아리 마다 2~3 동이가 들어갈 만큼의 양입니다. 주석을 찾아보니 한 동이가 요즘으로 치면 40 리터 분량이라고 합니다. 두 동이면 80 리터 이고, 3 동이면 120 리터 입니다. 항아리가 차이가 있었나 보죠. 중간쯤 잡아서 500 리터쯤 될 듯싶습니다. 그 정도 술이면 엄청난 양입니다. 사람들이 놀랐습니다. 보통 잔치를 하면 처음에는 좋은 포도주를 내놓고, 마시고 취하게 한 다음에 맛을 잘 모르니까 마지막에는 덜좋은 포도주를 내 놓는 것이 정상입니다. 오늘은 사람들이 신랑보고 하는 말입니다. 처음에는 좋았는데, 마지막에 나오는 것은 더 좋네요 라고. 어떻게 된 것입니까? 포도주가 굉장히 맛있었나 봅니다. 예수님은 물을 가지고 포도주를 만드는 기적을 행하시고, 이 기적이 하나님의 등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의 모습이다. 이렇게 예수님이 말씀하시고자 하십니다. 우리보고 포도주 담가 먹으라는 말이 아닙니다. 포도주가 중요한게 아니고, 포도주를 어디서 만들었는지를 깨달아 알라고 하십니다.

바로 "물"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은 여기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있는 것을 토대로 기적을 행하십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예수께서 어머니와 제자들과 함께 가나 혼인잔치에 초청 받아 왔습니다. 그 날은 3일째 되는 날입니다. 모세가 호렙산에 가서 십계명을 받을 때 3일째 되는 날 모세가 호렙산에 올라갔다고 되어있습니다. 오늘 예수께서도 3일째되는 날에 가나안 혼인 잔치에 오셨습니다. 부활하신 날도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3일 만에 부활하셔서 새 생명이 되셨습니다. 이 "3일째"라는 말이 우리 날짜로 3일인지, 아니면 유대력으로 3일인지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단, 3일째라는 말은 일종의 상징적인 숫자입니다. 3일째 되는 날에는 "하나님이 직접 자기 모습을 드러내시는 날"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습니다. 제가 1월 첫 주일 설교에서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성탄이란, 하나님이 인간의 몸을 입고,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신 날입니다. 그래서 동방정교회에서는 이 말을 크리스마스라고 하지 않고, 에피파니아(epiphania:신의 출현)라고 합니다. 오시는 분은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이 신의 모습을 들어 내셨습니다. 신이신 "주님의 모습"을 드러내셨기에 ‘에피파니아’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주님이 구체적으로 "신의 모습"을 들어 냈다고 하기에 에피파니아를 테오파니아(theophania)라고도 이름합니다. 같은 내용의 이야기입니다. 신이 나타나는 날은 3일째 되는 날, 오늘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3일째 되는 날 이라는 말은 하나님이 예수를 통해서 "신의 모"습을 보여 주시는 날입니다. 하나님이 신의 모습을 물에서 포도주 만드심을 통해서 보여 주셨는데 아무것도 없는데서 신의 모습을 보여 주신 게 아니라 물이라 이름 하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천지만물 속에서 하늘을 만드십니다. 이 땅에서 하늘이 생깁니다. 인간의 역사에서 하나님 나라 역사가 생깁니다. 사람이 살아가고 사는 것 속에서 하나님의 신적인 사랑이 기적으로 나타납니다. 사람이 울고, 웃고, 힘들고, 외로워도 이런 역사의 굽이굽이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이 기적처럼 생겨납니다. 그러기에 하늘에 계신 우리아버지가 이 땅에 있는 우리들의 아버지이시지 그렇지 않고는 하늘 아버지와 땅에 사는 인간과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은 이 땅에서 이루시고, 이 땅의 사람들을 구원하시지,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구원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바로 이곳에서(hic et nunc) 역사하십니다. 예배드리는 이곳에 하나님이 계시지, 하나님은 여기를 넘어서는 허공에 계시지 않습니다. 물을 통해서 포도주 만들었습니다. 더 중요한 이야기는 포도주로 보여주신 신성을 알겠는데, 그렇다면 하나님의 신성은, 예수의 신 되심은 구체적으로 우리의 삶의 어디서 찾을 수 있습니까? 이 땅과 물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물 전문가 아니라 물 이야기를 전문적으로는 못하겠지만, 물이라는 것이 우리 인생의 핵심인 것은 사실이지요. 우리 몸의 70가 수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가난 아기는 몸의 전체 90가 수분이고, 노인이 되면 60로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래도 어찌되었든 평균 70가 수분입니다. 지구의 3/4이 물 인거 알고 계시죠? 그래서 제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물이 훨씬 많은데 이 행성의 이름이 왜 지구였을까? 사람이 지구에서 자기 스스로를 보고, 땅인 줄 알았으니까 지구라고 그랬는데요. 아마 지구 건너편 다른 행성에서 지구를 봤으면 물이 많구나. 지구(地球)가 아니라 수구(水球)라고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어느 것이 맞습니까? 지구는 우리 인간의 용어입니다. 아마 전 우주의 용어는 수구 일 것 입니다. 아마 둘을 합쳐서 ‘지수구’라고 하면 어떨가요.

중요한 것은 물입니다. 얼마만큼 중요하냐면 포도주를 만들 만큼 중요합니다. 물이 생명을 만들만큼 중요합니다. 물이 없으면 지구도, 우리 인생도 살아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물 이야기 하다가 제가 책을 하나 봤는데요, 노자가 도덕경에 이런 말을 썼다고 해요. 물이 무엇이냐 하면 "상선약수"(上善若水)랍니다. . 최상의 선이 곧 물이다. 물이 최상의 선이다. 그런 뜻의 이야기가 물은 항상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않고, 항상 낮은 곳으로 임해서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지 않느냐. 중간에 바위가 있어도 물은 거부하지 않고, 넘고 넘어서 결국 가장 낮은 곳에 가서, 생명을 베풀지 않느냐. 물이 아름답다. 물의 모습을 닮은 사람은 행복하다. 물의 하는 일이 선이다. 그런 뜻이랍니다.

예수께서 가장 높은 곳에서 낮은 인간의 모습으로 오셔서 구원의 역사를 베푸는데, 예수의 오심도 물같이 오셨읍니다. 그 물로 다시 하나님의 영광인 포도주를 만들어서 온 세상에 신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종의 메타포입니다만. 그러나 이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간파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허준이라는 사람이 동의보감에 이런 말을 쓰셨더라고요. 물의 종류가 33가지인데, 최고의 물은 이름이" 설매수"(雪梅水)랍니다. 이 물은 매화 나무 가지에 내린 첫눈, 이 첫눈을 명주모포로 잘 싸서 항아리에 담아서 땅에 묻어 놓고, 다시 꺼내서 눈이 녹아 다 물이되면, 그 물을 가지고 차를 끓이거나, 음식을 만들면 최고의 영양가가 있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보면서이런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설매수는 가능하지요? 그런데 지금 설매수는 눈이 오염되어 나무가지에 있기에 청수 얻기는 불가능합니다. 이 분 말이 설매수가 아니면 두 번째가 석간수(石間水)인데, 곧 바위 사이에 흐르는 물입니다. 설매수, 석간수가 어디서 먼저 얻을 수 있느냐 했더니,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 뒤뜰이라고 합니다. 그곳에 가시면 좋은 물 얻으실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채워 넣었던 물은 그냥 보통 물이었습니다. 이 물을 가지고 예수께서 포도주 만드셨습니다. 이렇게 믿습니다.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은 인간의 인간됨 속에서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사람의 최고의 목표는약간 험난하고, 조금 불편하고 부족하지만, 사람됨의 삶 속에서 하나님 닮은 것이 만들어 진답니다. 얼굴의 생김새가 조금 못나면 어떻습니까. 조금 찌그러지면 어떻습니까? 고뇌 속에서 조금 아타까운 모습이면 좀 어떻습니까? 우리가 물이라면, 하나님의 피조물을 물이라고 한다면, 우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가지고 하나님은 아름다운 포도주를, 너무 맛있는 포도주를, 하나님 보시기에 참 아름답다는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오늘 이 포도주가 물에서 왔다고. 사랑하는 여러분 자책하지 마십시오. 너무 자기를 멸시하지도 마십시오. 여러분의 있는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나가면 생명수가 만들어 지고, 구원의 역사가 일어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인간이 중요합니다. 그 인간들이 사는 공동체는 너무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그 속에서 포도주를, 하늘나라 생명수를 만들어 주십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기도하시죠. 하나님 나라가 우리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험난함 속에서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집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나님이 우리를 창조하셨습니다. 이 사실을 가나혼인잔치 비유에서 배우십시오.

그런데, 어떻게 하면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집니까? 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가 한 이야기를 통해서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오늘 이 내용을 해석하기 위해서 책을 한권 봤습니다. 요즘에 경제학, 경영학, 사회복지학, 이런 곳에서 많이 유행하는 용어 하나가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들으시다가 옆에서 누가 졸면 허벅지 살을 꼬집으면, 혹시 어디 갔다가 잘못하면 팔꿈치로 살짝 거드는 것을 영어로 넛지(nudge)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넛지가 강하지 않지만 부드럽고, 크지 않지만 작고, 그렇지만 아주 아름답게 사람을 감동시켜서 새로운 일을 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넛지방식입니다. 제가 이 책(R. Thaler/C. Sunstein, Nudge: Improving Decision About Health, Wealth and Happiness)을 읽으면서 몇 가지 예를 봤습니다. 필리핀의 실화입니다. MIT대학에서 필리핀에 가서 작은 은행계좌를 개설했습니다. 일종의 금연 운동 의; 일환으로 말입니다. 금연하고 싶은 사람은 1달러만 내면 통장 개설해 준다. 6개월 동안 담배 살 돈 만큼 은행에 입금해라. 6개월이 지난 다음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서 금연을 한 사람은 이자를 쳐서 그 예금한 을 받아 쓰게 되고, 담배를 한개비라도 피워서 니코틴이 발견되면 그 돈을 몽땅 회수하여 복지재단에 기부하겠다는 것이었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죠. 아주 소프트한 스마트한 운동입니다. 효과가 커서 참여자 53가 금연했다고 합니다. 또 전네덜런드에서는 전기 절약을 위해서 플러그 옆에다가 “절약” 스티커를 붙였더니 25 전력 소비가 줄었답니다.

요즘에 와서는 거창한 이야기 하지 않고, 작지만 살짝 팔꿈치만 들어도 알만한 감동적인 터치로 세상을 바꿀 어 갈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오늘 본문을 다시 읽었습니다. 마리아가 말합니다. 아들 예수그리스도여, 잔치 즐겁게 만듭시다. 이거해야 그대의 신성이 드러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술 떨어 졌네요! "포도주가 떨어졌네요", 라는 이 한마디가 예수를 움직였고, 신의 기적을 나타내 보였습니다. 살아가면서 요즘에 힘든 일 많으시죠? 하나님께 기도하시고, 이웃에게 이야기 하면서 서로서로 살아야겠는데, 소리가 너무 시끄럽습니다. 너무 과격합니다. 너무 힘들어요 삶이. 말로 너무 많은 상처를 줍니다. 자기 원하는 것 소리쳐 외치면서, 남의 것은 보지도 않습니다. 이럴 때 살아가는 방법이 바로 넛지식 방법 일것 같습니다. 크게 이야기 하지 마시고요, 팔꿈치 한번만 살짝 들어 보시죠. 마리아 보세요. "포도주가 떨어졌네요", 이 한마디 가지고 기적이 생겼습니다. 살아가면서 엄청난 기적과 재밌는 현상들이 생기는데요, 작은, 아름다운, 감동시키는, 공감되는 말 한마디, 동정의 마음 하나로 큰 사건이 이루어 질 수 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살수 없나요? 단 그것만 가지고 되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늘 로마서가 이런 말씀을 합니다. 모든것은 사랑으로 해야 됩니다. 사랑하되, 거짓이 없는 사랑을 해야합니다. 슬퍼하는 자와 함께 슬퍼하는 공감적인 사랑이어야 합니다. 기쁜 자들과 함께 기뻐하는 공감 있는 사랑의 넛지가 되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성령의 은사로 감동이 충만한 팔꿈치 치기여야 합니다. 그러면 하늘이 움직입니다. 땅이 진동합니다. 물이 전부 포도주가 되어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어디서 나오느냐 하면요, 물에서 기적이 생깁니다. 작은 삶 속에서 큰 하늘나라가 생겨납니다. 이 진실이 중요합니다. 하늘이 와서 함께 역사하기 때문입니다. 이제 저희들이 찬송을 부르려고 합니다. "죄짐을 지고서 곤하거든..." 이 찬송을 부를겁니다. 죄짐지고 힘드세요? 성령의 감동을 갈구하십시오. 주님이 물을 가지고 포도주 만든다는 믿음 하나만 확고히 가지시오. 찬송은 계속됩니다. "진실한 친구를 원하시면...", "생명수 원하시면...", "새 사람 되기를 원하시면...", "평안을 원하시고..., 평안한 복지를 원하시면... 즐거운 찬송을 원하시면...", 그러면 예수님이 오셔서 내 안에/우리 안에 하늘나라의 역사를 이룰 것입니다. 간단한 감동의 넛지만 있으면, 그러면 오늘 우리도, 가정도, 이 땅도, 하나님이 만드시는 포도주로, 그 분이 다스리시는 새로운 세계로 만들어 주십니다. 이렇게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시옵소서라고 기도합시다. 제가 감동의 팔꿈치를 흔들겠습니다. 여러분 스스로도 그리 흔들오 보시죠. 오늘 주시는 축복을 풍성히 받으시기 바랍니다. 주님이 함께 하십니다. 주님의 약속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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