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경동교회] 밀과 가라지의 세계

2013년 2월 10일 주일예배 설교자 박종화 목사

성경본문
  
에스겔서 33:12-1
너 사람아, 네 민족의 자손 모두에게 전하여라. 의인이라고 해도 죄를 짓는 날에는 과거의 의가 그를 구원하지 못하고, 악인이라고 해도 자신의 죄악에서 떠나 돌이키는 날에는 과거의 악이 그를 넘어뜨리지 못한다고 하여라. 그러므로 의인도 범죄하는 날에는 과거에 의로웠다는 것 때문에 살 수는 없다. 내가 의인에게 말하기를 ‘그는 반드시 살 것이다’ 하였어도, 그가 자신의 의를 믿고 악한 일을 하면, 그가 행한 모든 의로운 행위를 내가 전혀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가 범한 바로 그 죄 때문에 죽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악인에게 말하기를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하였어도, 그가 자기의 죄에서 떠나 돌이켜서, 법과 의를 행하여, 전당물을 돌려 주고, 탈취한 물건을 보상하여 주며, 생명으로 인도하는 규정들을 따라 살아, 악한 일을 하지 않으면, 그는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 그가 저지른 모든 죄악을 내가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법과 의를 따라서 사는 사람이니, 반드시 살 것이다. 아멘.

고린도전서 1:6-9
그리스도에 관한 증언이 여러분 가운데서 이렇게도 튼튼하게 자리잡았습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은 어떠한 은사에도 부족한 것이 없으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나타나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날에 여러분이 흠잡을 데 없는 사람으로 설 수 있도록, 주님께서 여러분을 끝까지 튼튼히 세워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은 신실하신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부르셔서 그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가지게 하여 주셨습니다. 아멘.

마태복음서 13:24-30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자기 밭에다가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과 같다. 사람들이 잠자는 동안에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뿌리고 갔다. 밀이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도 보였다. 그래서 주인의 종들이 와서, 그에게 말하였다. ‘주인 어른, 어른께서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가라지가 어디에서 생겼습니까?’ 주인이 종들에게 말하기를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였다. 종들이 주인에게 말하기를 ‘그러면 우리가 가서, 그것들을 뽑아 버릴까요?’ 하였다. 그러나 주인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니다. 가라지를 뽑다가, 가라지와 함께 밀까지 뽑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추수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추수할 때에, 내가 추수꾼에게, 먼저 가라지를 뽑아 단으로 묶어서 불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에 거두어들이라고 하겠다.’” 아멘.
 
설교문  

오늘은 음력으로 새해입니다. 올 한해도 하나님 말씀 잘 붙들고 행복하며 복되게 사시기 바랍니다. 교회력으로 보면 이번 주 수요일부터 사순절이 시작됩니다. 주님의 고난에 우리가 동참하며, 고난을 새기고 부활의 날을 맞이하자는 준비기간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힘을 내셔야겠습니다. 강해지셔야겠습니다. 승리의 삶을 준비하셔야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밀과 가라지 비유를 통해 하늘나라를 말씀 하시고, 우리가 가라지 속에서도 힘을 얻어서 밀이 되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오늘 이 말씀이 정초에 주시는, 또 사순절 시작과 함께 주시는 하나님의 힘 있는 말씀으로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읽은 여러 기사 중에 작지만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 기사 하나가 있었습니다. 사회복지의 원조라고 여겨지는 영국에서 병원 예산이 모자라 의사와 간호사들을 해고시키고, 환자들이 의사가 아닌 조무원들에게 치료받고, 혹은 치료를 받지 못해 지난 몇년동안에 2,000여명이 죽어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과거에는 병원이 없거나 가난해서 수천 명, 아니 수만 명이 죽어가도 그러려니 하고 살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균등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고, 새로운 문화 혹은 사회를 창출한 이후부터는 한 사람, 열 사람, 백 사람만 죽어가도 우리는 마음이 아프고, 하나님께 호소를 합니다. 하지만, 의료보험이 잘되어있는 사회에서 수천 명이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은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인간세계는 시간이 흐르면서 가치관과 가치판단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 별것도 아니라고 여겨졌던 잘못이 선진사회가 되어서는 사람을 아프게 하고 분노케 합니다. 한 예로, 국회의 청문회를 보면 그런 것들이 드러납니다. 오늘 복지 청문회를 열면 아마 해당 영국병원들에서는 난리가 날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우리나라 사회도 선진사회에 진입하고, 경제와 복지 수준도 올라가며, IT 산업이 융성해가지만, 한 쪽에서는 양극화의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주 작지만 심각한 이야기입니다. 자식이 부모님을 굶어죽게 하고, 부모는 어린 자식을 내쫓아서 추위에 떨며 굶어죽게 하고, 형제끼리 서로 고소합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사람의 목숨 값어치가 가벼워졌고, 모든 것이 인간보다는 재물과 명예, 그리고 돈이 우선시되는 사회로 가고 있으면서도, 이것으로 마치 발전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착각하게 하는 상황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사람이 만든 제도가 항상 우리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옛날 옛적 예수님은 유대백성의 지도자들과 안식일과 사람 중에 어떤 것이 더 중요하냐는 안식일 논쟁의 답으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며, 사람이 만든 모든 제도나 체제는 사람의 생명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답하셨습니다. 그 생명은 개인 한 사람 한 사람 생명일 수도 있고, 가족 전체의 생명, 사회 전체의 생명, 혹은 온 세계의 생명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야하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유일한 선물인 생명이 축복을 받아야 한다는 것에 초점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예수님과 유대백성간의 갈등 가운데서 예수님의 생명예찬이 하나님 나라 복음의 핵심이었습니다. 그 복음은 오늘도 유효합니다. 사순절을 맞이하기 전에 오늘 예수님의 말씀, 밀과 가라지의 비유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하나님이 농부가 되셔서 이 땅에 밀을 심으시고,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사탄이 와서 가라지를 심었는데, 나중에 밀과 가라지가 한참 자란 뒤에 보니 가라지 잡초가 심어졌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밀 혼자 누려야 할 땅과 공기, 바람을 이제는 잡초와 함께 누려야 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가라지 때문에 밀이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선이 악에 둘러 싸여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진실 가운데 거짓이 횡횡하는 사회가 되면 어떻게 할까요? 뽑아 버릴까요? 분노하게 됩니다. 왜 악이 선을 둘러싸고 못살게 하느냐. 악은 박멸해야 한다. 왜 행복하게 사는데 불행이 행복을 위협하느냐. 불행은 뽑아야 한다. 악은 뽑아야 한다. 이렇게 당연히 분노가 치밉니다. 악을 박멸하자. 악을 내쫓자. 악의 원흉인 마귀까지도 내쫓자는 것이 우리의 심정입니다.

그러나 예수님 말씀은 좀 다릅니다. 그냥 놔두어라. 뽑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을 뽑다가 뿌리에서 뿌리로 연결되어 있는 밀까지 뽑게 되면, 본래 농부의 목적인 곡식을 얻지 못하지 않느냐? 빈대잡기 위해서 초가삼간 태울 수 있겠냐는 이야기입니다. 선과 악이 내린 뿌리가 서로 연결되고 엉켜있는데, 또 가라지의 뿌리가 밀의 뿌리보다 훨씬 강해서 땅을 다 지배하고 있다면, 농부의 목적인 추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그러니 그냥 놔두어라. 놔두는 기간 동안에는 참고,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마지막 추수 때까지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며, 인내와 참을성을 강조하십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반드시 열매는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잡초가 무성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고난에 휩싸임에도 불구하고, 밀은 밀의 목적인 열매를 반드시 맺어야 합니다. 가난고초가 있지만 굴하지 않고, 살아야 합니다. 열매만은 맺어야 합니다. 그것이 농부의 뜻이자, 하나님의 뜻입니다. 오늘 바로 그 이야기가 마태복음 본문의 촛점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이 말씀을 들어도 분이 삭히지 않죠? 뽑아야 하는데, 뽑지 말고, 그것과 함께 살라니! 다 뽑았으면 좋겠는데! 악과 선이 얽혀있습니다. 악을 뽑으면 선까지 뽑힙니다. 뽑으면 결국 밀의 열매가 없습니다. 그러면 굶어 죽어야지요. 이런 상황에서 예수님 말씀은, 하나님 나라를 일구기 위해서는 악과 동침을 하면서도 반드시 목적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축복, 밀알만은 역경 속에서도 반드시 추수해야 합니다. 지금은 최악의 연속이지만 그래도 추수는 해야 합니다. 이것이 선, 진실, 진리의 목적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마음에 드십니까? 물론 그 말씀대로 그렇게 살아야 하겠지요. 그러나 마음에 흡족하지는 않으시죠?

유럽 어느 교회가 책을 출간했는데, 이 책은 일 년 동안 이렇게 기도하자는 제안을 담고 있습니다. 그 중에 한 구절을 소개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밖에 나가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텐데, 만나는 사람마다 축복의 언어를 이야기 할 수 있도록 하나님 도와주세요. 만나는 사람들의 약점이 발견되면, 제가 먼저 참고, 인내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오. 만나는 사람과 갈등이 생기면, 먼저 분노하기 전에 침착하고, 생각해 볼 여유를 갖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하나님 품 안에서 서로의 의견이 다른 것을 수용하고, 그 안에서 하늘 뜻을 이룰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주십시오.” 이 기도를 아침마다 밖에 나갈 때 하라고 합니다. 제가 이 내용을 읽으면서 오늘 시편 교독문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시편 33편이 오늘 비슷한 신앙의 윤리로 말하고 있습니다.

"노여움을 버리십시오. 격분을 가라앉히십시오. 불평하지 마십시오. 이런 것들은 오히려 악으로 기울어질 뿐입니다. 진실로 약한 자들은 뿌리째 뽑히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반드시 땅을 물려 받을 것입니다. 아멘."

펴현이 너무 약하지요? 기분이 좀 상하시지요? 그러나 이렇게 해야만 열매를 맺습니다. 핵심은 바로 그렇습니다. 열매라는 생명의 양식을 얻는 것이 하늘나라 축복이지, 생명의 양식이 없는 밀이나 쭉정이는 하나님 나라와 상관이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에는 오로지 밀알 추수만이 있습니다. 이 추수는 매일 아침, 매일 저녁, 시간마다 추수할 수 있습니다. 추수만이 하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삶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와 관련해 몇 가지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가라지도, 밀 줄기도, 마지막 추수 때가 되면 단에 묶여 태워집니다. 선인도, 악인도, 진실의 제도도, 거짓의 제도도 마지막 추수 때가 하나님의 심판으로 단에 묶여서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의 몸은 화장괴어 재로 만들어 지든지, 땅 속에 묻히든지 어떤 방법으로든 없어집니다. 그러면 우리의 생명은 어떻게 되나요? 흔한 말로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는데, 우리는 죽어서 무엇을 남기고 싶어 합니까? 가라지는 곡식이 없으니, 죽어서 불에 태워 지는 것으로 끝납니다. 밀 줄기는 단으로 묶여 태워지지만, 밀알 곡식을 남깁니다. 이 곡식 밀알을 봄에 다시 파종하면 밀알 속에서 뿌리와 줄기가 새로 나옵니다. 알맹이도 있습니다. 저는 이 밀알이 뿌리와 줄기와 상관없는 것인 줄 알았는데, 말하자면 영과 혼이 합쳐진 모든 것이 밀알 속에 담겨서 추수가 됩니다. 여러분께서 죽음과 부활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저는 이렇게 답하겠습니다. 우리 육신이 죽고 나면 우리 몸 안에 있는 혼만 살짝 몸을 떠나 달아나는게 아닙니다. 이 밀알 알맹이 속에 우리가 살았던 육도, 혼도, 영도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 합니다. 그것이 부활한 몸의 실체이지, 혼만 부활하고, 육은 죽는다는 영육이원론 같은 것은 성서에서는 있을 수 없습니다. 식물의 밀알도 뿌리와 줄기와 나무 전체를 담은 알곡인데, 왜 사람의 알곡인 부활의 몸은 영과 혼을 구분합니까. 하나님 안에서 부활하는 몸을 하나님께서 새로운 밀알로 준비해 주십니다. 그래서 죽음 속에서 부활을, 고난 속에서 기쁨을 추수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 창조주 하나님은 그러한 은혜를 우리에게 베풀어 주셨습니다. 이것이 오늘 예수님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핵심입니다. 따라서 밀알 추수가 없으면 줄기도, 뿌리도 불태우는 것으로 끝납니다. 하나님의 생명은 그렇게 끝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생명은 다시 추수되는 밀알을 통하여 이 땅에 하늘 생명을 다시 펼쳐가야 합니다. 하나님 나라는 오늘 내가 살아가는 세대에서 끝날 수가 없습니다. 내일도, 모레도 하나님 나라는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다만 밀알은 그냥 홀로 자라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가라지와 함께 있습니다. 고난 속에서 기쁨이 창출됩니다. 부활은 죽음의 세계에서 죽음을 뚫고 창출되는 것이지 갑자기 허공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악을 뽑아 버릴까요? 악을 뽑다가 부활밀알까지 뽑게 되면 어떻게 합니까? 저는 오늘 이 말씀을 들으면서 예수께서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또 다른 하늘의 진실을 가르쳐 주심을 믿습니다. 하늘 생명은 고난의 심장 속에 들어가 있고, 거기에서부터 자라나고, 알맹이가 됩니다. 염려하지 마세요. 악을 뽑지 않아도, 종국에는 하나님이 열매를 맺게 해주십니다.

오늘 말씀에 보면 유대 백성들 앞에서 예수께서 이렇게 이야기 하시려 하십니다. 사랑하는 유대백성 지도자 여러분, 당신들은 이 말씀을 들으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우리는 밀알 족속입니다. 우리와 함께 사는 죄인들, 세리들, 가난한 자들, 따돌림 당한 자들, 안식일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가라지라 하며 사시지요? 가라지를 뽑아 버릴까요? 예수님의 충심은 이들 가라지로 지칭된 사람들을 뽑다가 당신들 같은 선택받은 유대인들도 뽑힌다고 강조하려는 것이었읍니다. 그런데 중요한 대목이 하나 있습니다. 가라지와 밀은 평생가도 가라지는 가라지고, 밀은 밀입니다. 이 사실은 바뀔 수가 없습니다. 식물의 생명은 태어나는 모습 그대로입니다. 가라지에서 밀이 될 수 없고, 밀에서 가라지가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합니다. 인간은 다르다구요.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에게 있어서는 죄인들이 하나님의 저주를 받았다고 하지만, 회개하여 의인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의인이라고 이름하는 유대교 지도자들도 "자기의 의" 때문에 타락하면 다시 죄인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사람은 바뀌는 것이 가능합니다. 오늘 구약의 본문말씀을 잘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의롭다고 한 사람도 하나님의 의가 아니라 자기의 의 때문에 죄악을 범하면 추수 때 축복을 받지 못합니다. 죄인으로 낙인찍혔던 사람이라도 하나님께 회개하면 의인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제사장과 바리새파 사람들은 잘 일고들어서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다시 말씀하십니다. 마지막 추수 할 때는 죄인이었느냐, 세리였느냐, 바리새인이었느냐, 서기관이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열매를 맺은 사람이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이것을 위해서 안식일도 있고, 법도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예수님의 메시지의 핵심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기억하십시오. 중요한 것은 악과 함께 산다고 해서 이 세상을 저주스럽다고 보지 마시고, 이 안에서 지지 않고 이기면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혼자 어려우면 하나님이 밑에서, 위에서, 옆에서 도와주십니다. 그것을 하나님의 은총이라고, 은혜라고 합니다. 은혜의 내용은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사랑은 약한가요? 아님니다. 사랑은 열매를 맺게 하는 근원의 힘입니다. 이 사랑은 죽은 자도 살리는 힘입니다. 이 사랑은 잡초가 어우러진 속에서도 밀 이삭이 꿋꿋이 자라게 하는 힘이고, 에너지입니다. 이 사랑을 받으시지요. 하나님의 사랑, 하나님의 의는 역경 가운데서도 승리합니다. 그러나 분노한 자기의 의와 나만이 옳다고 하는 자기의 의는 자기 자신을 패망으로 불러 옵니다. 옛날 예수님 당시를 생각해 보시지요. 바리새파 사람들이 공격 받는 큰 이유는 자기만이 옳다는 "자기 의"였습니다. 자기 의를 가진 사람들이 죄인과 세리들을 자기의를 잣대로 하여 평가하고, 비판합니다. 형제자매들에 대한 독자적 심판을 내립니다. 형제자매에 대한 심판, 자기 의를 통한 심판, 그런 식이었죠. 허나 심판이 지나쳐서 "스스로 옳다"는 사람들끼리 뭉치자. 독립하자, 때로는 폭로도 불사하면서 열광적 광신주의로 뭉쳤습니다. 자기의 의, 집단화된 자기들의 의, 열광주의로 무장된채 비참한 동포들에 대한 심판, 이 세 가지가 뭉쳐서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까지도 십자가에 죽게 했습니다. 인내가 없었고, 참음이 없었습니다. 내가 옳다. 고로 내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이후 예수를 죽였던 유대백성들이 그 뒤로 1900여년이 지나고 난 지난 20세기 초중반에 독일 땅에서 이상한 보복 사태가 나타났습니다. 히틀러는 외쳤습니다. 유대백성이 옳은 게 아니라 우리 게르만족이 옳다. 게르만 주의가 옳기 때문에 우리는 유대 백성을 심판해야 한다. 우리끼리 뭉쳐서 세계를 지배하자. 히틀러에게 나타난 열광주의로 인해 600만의 유대인들이 희생당했습니다. 물론 이런 극단주의의 상황들이 게르만 주의나, 유대주의에만 내포되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늘 세계 곳곳에서 나만이 옳고, 우리만이 옳고, 당신은 옳지 않고, 당신들은 옳지않고, 그래서 단호하게 타인집단에 죽음의 심판을 내립니다. 이러다 보니 세상은 전쟁입니다. 예수님이 오늘 말씀 합니다. 이렇게 해서는 열매를 맺을 수 없다. 하늘나라는 이루어지지 못한다. 분노는 발할 수 있지만, 좌절을 묶어 광분의 집단으로 뭉칠 수 있지만 하늘 생명은 열매를 맺지 못한다. 하나님의 열매는 분노의 분출이 아니라 사랑으로 악을 이기는 것이다. 악을 저항하지 말자는 뜻이 아니라 사랑은 악에 지지 않고, 악을 이긴다. 부활이 죽음을 이긴다. 그래서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낸다. 이런 말씀입니다.

이렇게 단호하게 말씀하시면서 오늘 우리한테 부탁하십니다. 하나님이 만든 세상, 어렵지만 이기면서 살아가자고요. 이기는 방법은 보복과 악의 악순환이 아니고, 사랑으로 이기는 선순환의 사회라고요. 하나님은 침묵하시지 않고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밀알 속에 세상도 있고, 하늘도 있고, 땅도 있고, 바다도 있고, 육지도 있고, 다 들어 있는 밀알을 하늘나라의 모습이라고 합니다. 그런 신앙을 가지고 우리가 오늘 예배드리고, 또 올 한해를 살려고 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결국 악을 심판하고, 사랑의 승리를 가져다줍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항상 옆에, 앞에, 안에 두고 사십시다. 그러면서 가난고초를 이겨냅시다. 하나님이 사랑으로 승리하게 하십니다. 부활의 생명을 죽음의 문화 속에서 그 문화를 뚫고 만들어 내십니다. 이 진실을 우리 각자, 우리 가정마다, 이 사회마다, 직장마다 함께 만들어 나가는 아름다운 힌해가 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진실로 축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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