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교 연구실장) ⓒ베리타스 DB

현대 자본주의의 이념적 실재인 신자유주의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한 결과 오늘날 한국교회 현장에서는 돈과 권력을 거머쥐려는 성공지상주의가 신앙이란 이름으로 둔갑해 우상화 되고 있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때문인지 “성장하는 교회가 정상이고, 성장하지 않는 교회는 실패”라는 인식이 일반화 되어버렸다.

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는 그야말로 ‘미친’ 성장주의에 빠진 오늘날 한국교회를 질타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위해 ‘큰 교회’가 아닌 ‘작은 교회’가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 목사는 14일 오후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한국사회의 변화에 따른 한국교회의 선교적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기획토론회의 발제자로 나서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앞서 대형교회를 향해 "자원 독점형 체제인 엘리트 중심적 성공지상주의가 아닌, 경제민주화와 복지 담론이 내포하는 자원 배분형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형교회는 신앙의 엘리트화를 강화시키는 교회 모델"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곁들였다.

그러면서 ‘큰 교회’가 아닌 ‘작은 교회’를 추구해야 하는 당위를 경제민주화와 복지사회의 대두에서 찾았다. 그는 "사회적 기업이 개념화되고 폭넓게 확산되기 전부터 많은 작은교회들은 사실상의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운영해왔다"며 "또 탈권위주의적이고 탈배타주의적인 신앙을 추구하는 작은교회는 사회적 기업과 친화적"이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또 ‘작은 교회’ 추구의 제도화와 관련해 교단에 바라는 요구사항도 전했다. ‘작은 교회’를 하려면 "작은교회 목회자들의 목소리를 삭제하는 효과가 있는 교단 총회와 분리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목사는 "많은 작은교회의 목회자들과 신자들은 교회연합체의 무관심과 신학적 소외감 속에서 고독한 생존투쟁에 지쳤고, 자존성이 약하고 패배의식이 깊게 새겨져 있기도 하다"면서 "그런 점에서 작은교회를 담론화하고 복지와 경제민주화 의제를 신앙화하는 신학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상실한 자존감을 회복시킬 수 있는 신자유주의와는 다른 경로의 힐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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