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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호 칼럼] 생명밥상으로 생명의 온전성 회복을!

유미호·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 ⓒ베리타스 DB
우리는 날마다 밥을 먹는다. 아니 살아 숨 쉬는 생명이라면 모두 다 밥을 먹는다. 그만큼 밥은 생명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기본에 충실하듯 밥을 먹는다면 몸과 마음은 물론 삶이 온전할 것이고, 그렇지 않는다면 그 생명이 위협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는 것이 '기본에 충실하며' 제대로 먹는 것일까? 우선은 주식인 쌀을 제대로 선택해야 한다. 우리 땅에서 올곧게 농사지어온 농부의 마음이 깊이 배인 '국내산 유기농' 쌀을 선택하되, 하나님께서 주신 그대로 먹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먹을거리를 주실 때 그 안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풍성히 담아놓으셨다. 그러니 주신 대로 통째로 먹는다면 우리의 필요는 자연스럽게 채워지게 될 것이다. 실제로 쌀은 현미를, 밀가루는 통밀을 먹기만 해도, 현대인들이 앓고 있는 심장병의 25%, 당뇨병의 50%, 비만의 80%, 암의 20%가 감소한다고 한다. 의료비가 3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다.

이제 살아있는 먹을거리를 정제하는 어리석은 행동은 삼가고, 생명의 먹을거리를 받은 것 그대로 먹자. 맛을 내기 위해 넣는 설탕, 소금은 물론이고, 사과나 감자, 당근 등도 껍질째 먹는 연습을 해보자. 우리에게 필요로 하는 것은 껍질에도 많이 들어 있다. 껍질의 섬유질에는 오염 물질을 흡착하여 제거하는 해독과 생리 활성 기능을 가지고 있는 비타민, 미네랄, 바이오 플라보노이드와 같은 영양 성분이 들어 있으니 말이다.

물론 이 같이 밥상을 차려 먹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천천히 공손히'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밥을 천천히 먹는 일은 단순히 소화시키기 위한 것만이 아니다. 온 마음을 집중하여 밥을 먹는다는 것은 밥이 내 밥상에 오르기까지 관계한, 그리고 내 입 안에 들어와 살과 피가 되어준 수많은 생명들을 살피는 것이고, 그 모든 것을 있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하게 할 것이다. 그러면 습관이 아닌 온전한 식사기도를 하게 될 것이고 그것이 삶을 온전하게 할 것이다.

이미 그것을 믿고 지난 10여 년 동안 교우들과 함께 생명밥상을 차려 나누어 온 교회들이 여럿 있다. 밥을 통해, 교우들의 몸과 마음은 물론 영혼을 살리려했고, 또 그로 생명의 온전성을 회복하고자 애써왔다. 신음하고 있는 이 땅 지구를 지키고 돌보는 일은 물론이다. 해마다 수차례 반복되는 먹을거리의 파동은 그들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절망하게 하지만 우리는 그래도 그 속에서 희망을 본다. 우리의 몸과 마음, 영혼을 풍성히 채워줄 흙과 나무, 햇빛과 물, 식물 등 생명의 먹을거리가 아직 우리 곁에 있음을 우리가 알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 땅에 세워진 교회들마다 깨어 '생명밥상'을 차려냄으로 교우들의 몸과 영혼을 살리고 거기서 힘 얻는 대로 다른 생명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줄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한다. 그 날에 지구는 하나님께서 "좋다" 하셨던 그 아름다움과 건강함을 회복할 것이고,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과 함께 그 곳 지구 동산을 온전히 거닐 수 있을 것이다.

본 글은 유미호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책실장이 지난 2012년 교단지 기독공보가 진행한 ‘생명밥상 캠페인’의 일환으로 게재되었던 글임을 밝혀둔다. 필자의 제안으로 재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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