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박승렬)는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 총무 제리 필레이 목사) 실행위원회가(6월 8일~12일 제네바 개최(온라인 병행)에서 한반도 평화에 관한 공식 성명을 채택·발표한 것을 환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성명은 남북한 그리스도인들이 처음으로 만나 평화와 화해를 논의했던 1986년 글리온(Glion) 회의 40주년을 기념하여 발표된 것으로, 오는 9월 9일부터 서울에서 개최되는 세계 에큐메니칼 평화대회(International Ecumenical Peace Convocation, WCC · CCA · NCCK 공동주최)를 앞두고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WCC는 이번 성명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 에큐메니칼 공동체의 지속적인 책임과 연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WCC 실행위원회는 성명에서 ▲1986년 글리온 회의와 이후 도잔소 프로세스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 에큐메니칼 운동의 중요한 토대였음을 재확인하고, ▲최근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변화로 인해 남북 관계와 평화 협력의 기반이 심각하게 약화되고 있음을 우려했다. 또 ▲변화된 현실 속에서도 한반도에서 재앙적 충돌의 위험을 줄이고 평화적 공존을 모색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였으며, ▲분단된 한반도의 평화적 공존과 동북아시아의 정의로운 평화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아울러 WCC 실행위원회는 한국과 전 세계의 모든 회원교회 및 에큐메니칼 파트너들에게 한반도의 평화와 상호 이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요청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계 공동기도일에 동참하고 평화와 정의를 위한 증언을 이어가고 있는 NCCK와의 연대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을 권면했다.
NCCK는 이번 WCC 실행위원회 성명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국제 에큐메니칼 공동체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보여주는 중요한 메시지"라며 "1986년 글리온 회의 40주년과 2026 세계 에큐메니칼 평화대회를 계기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가 함께 정의로운 평화와 화해, 인간안보를 위한 연대의 순례를 계속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아래는 WCC 실행위원회의 한반도 평화 공식 성명 전문
[성명] 세계교회협의회(WCC) 실행위원회 한반도 평화 공식 성명 전문(국문)
그들이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사야 2:4)
2026년은 세계교회협의회(WCC)가 1986년 9월 2일부터 5일까지 스위스 글리온(Glion)에서 개최한 역사적인 글리온 회의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 회의는 "평화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관심의 성서적·신학적 기초"를 주제로 남북한 그리스도인들이 처음으로 만나 평화에 대한 신앙적 성찰과 신학적 대화를 나눈 뜻 깊은 자리였다.
이 회의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KCF)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대표들이 처음으로 서로를 만난 자리였다. 당시 남과 북의 대표들은 처음에는 서로를 두려워하고 의심하였으나, 만남이 계속되면서 상호 신뢰가 형성되었다. 특히 폐회 성찬예식은 보이지 않는 장벽을 허물어뜨린 깊은 그리스도인 일치의 경험이 되었으며, 참가자들은 눈물과 포옹으로 서로를 맞이하였다.
이 만남은 이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발표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88선언)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이 선언에서 NCCK는 민족 분단의 책임을 고백하고 평화와 화해를 위한 원칙들을 제시하였다. 또한 글리온 회의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KCF)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대화와 협력,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함께 걸어온 국제 에큐메니칼 동행의 핵심 틀인 '도잔소 프로세스(Tozanso Process)'가 실제로 구현되기 시작한 출발점이 되었다.
그러나 2023년 12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평화적 통일 목표를 공식적으로 포기하고 남북한을 각각 별개의 국가로 규정하였으며, 대한민국을 더 이상 하나의 민족 공동체가 아니라 적대적인 국가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남북 간 만남과 대화, 협력,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지원해 온 국제 에큐메니칼 운동의 도잔소 프로세스가 기반해 온 정치적 토대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그 이후 동북아시아의 지정학적 환경은 더욱 경직되었다. 특히 대한민국 윤석열 정부 시기 동안 지역적 긴장과 군사적 대립이 심화되었으며, 동북아시아에서의 핵 충돌 위험 또한 다시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충돌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 전체와 세계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026년 6월 8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된 세계교회협의회(WCC) 실행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밝힌다.
- 남북 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력의 정치적 기반이 심각하게 훼손된 최근의 지정학적 변화와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
- 이러한 새로운 현실을 유감스럽게 인정하며, 한반도에서 재앙적 충돌의 위험을 완화하고 평화적 공존을 모색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인식한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40여 년에 걸친 도잔소 프로세스와 에큐메니칼 동행을 이끌어 온 희망과 비전을 계속 유지한다. 냉전의 정치적 힘에 의해 분단된 한국 민족이 언젠가 평화적으로 다시 하나가 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모든 사람들을 위한 평화가 실현될 것이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 한국과 전 세계의 모든 WCC 회원교회와 에큐메니칼 파트너들이 한반도의 모든 사람들을 위한 평화와 상호 이해, 그리고 인권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을 권면한다.
- 또한 WCC 회원교회와 에큐메니칼 파트너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세계 공동기도에 동참하고, 평화와 정의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증언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의 연대와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을 요청한다.
2026년 6월
세계교회협의회 실행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