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불교 대학인 동국대에는 공식적인 기독 동아리가 없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본회는 종립대학교(종교적 목적과 가치관으로 설립된 대학)의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인 등록 동아리들을 살펴보았다.
대상은 기독교 정신의 연세대, 숭실대, 이화여대, 한남대, 배재대와 천주교 학교인 가톨릭대, 서강대를 살펴보았고, 불교계 학교로는 동국대와 원불교 학교인 원광대를 대상으로 삼았다.
그 결과 기독교 대학에서는 기독교, 천주교, 불교, 기타 종교 성향의 동아리가 있었고, 천주교 계통 학교에서도 타 종교 성격의 동아리가 있었다. 그러나 불교계 학교인 동국대에서는 타종교 성향의 동아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에 원불교 계통의 원광대에서는 타 종교 동아리가 마음대로 활동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각 학교별로 살펴보면, 기독교 학교인 연세대는 63개의 동아리가 있었고, 그 중에는 다양한 종교 성향의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역시 기독교 학교인 이화여대도 7개 분야의 동아리 가운데 종교 분야를 인정하고 있었다. 또 숭실대도 56개 동아리 가운데 타 종교 동아리가 있었다. 한남대와 배제대도 기독교 외에 타 종교의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천주교 계통인 서강대와 가톨릭대학에도 천주교는 물론, 불교, 기독교 계통의 동아리를 허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학교 설립이 특정 종교적 가치관을 목적으로 세워졌다 할지라도 학생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타종교적 활동을 제한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불교 조계종 산하의 동국대학은 종합대학이면서도 타종교의 동아리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이 대학에는 70여 개의 동아리가 있었는데, 그 중 타종교 성향의 등록된 동아리는 찾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불교계는 지난 2008년부터 기독교를 겨냥하여 ‘종교편향’의 강한 불만을 터트려온 사례들이 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정작 불교계의 대표적인 종립학교인 동국대에서는 타종교 성향의 동아리들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또 이 대학의 ‘교원채용’과 ‘직원채용’에서도 ‘불교의 건학이념과 불교정신 이해, 신앙생활에 동참하실 분’을 명시하고 있고, ‘불교신도는 조계종 신도증 사본이나 불교도 신앙증 제출’을 요구하고 있어, 간접적으로 불교인을 채용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불교계에서는 지난 수년간 그 산하의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을 통하여, 기독교 학교의 종교 활동, 직원채용에서의 ‘종교 표시’와 기독교가 만든 단체의 직원채용에서의 ‘종교표시’에도 끈질기게 문제를 제기해 온 바 있다. 즉 ‘종교편향’이라는 주장인 것이다. 그런데 정작 불교계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자유로운 학내 활동도 보장해 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동안 불교계가 타종교를 겨냥한 ‘종교편향’ 목소리를 높였던 것은, 매우 이중적 행태의 극치가 아닌가?
이제라도 동국대에서는 학생들이 교내생활에서 자발적인 종교적 활동에 있어 제한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여야 할 것이다.
2013년 5월 20일
한국교회언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