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도의 신학자, 다석을 말하다…김흡영 교수 신간 내

[북리뷰] 가온찍기: 다석 유영모의 글로벌 한국신학 서설

▲김흡영 강남대 신학과 교수의 새 책 『가온찍기: 다석 유영모의 글로벌 한국신학 서설』(동연) 겉 표지.
서양 신학계에 한국적 신학을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는 ‘도의 신학자’ 김흡영 교수(강남대, 신학)가 이번에는 다석 유영모의 사상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책을 썼다.
 
한국 기독교 1세대 사상가 다석 유영모의 신학은 동·서양의 사상을 창의적으로 접목시킨 독창성으로 한국적 토착화 신학의 원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다석 사상의 우수성은 이제까지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국내 학자들에게만 회자될 뿐이었다. 그러던 중 2008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철학자대회에서 유영모와 함석헌의 사상이 소개되면서 세계 철학계에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세계철학자대회에서 다석 사상을 세계에 알렸던 한 주역이 김흡영 교수다. 2008년 세계철학자대회에서는 다석 사상을 여러 나라의 학자들에게 개괄적으로 소개했다면, 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다석 사상을 서양 조직신학적 체계에 따라 기술하여 다석 사상의 신학적 보편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
 
신학의 독립선언
 
김 교수는 작금의 한국 기독교는 교회의 성장에 비해 신학의 성장이 더디다고 일갈한다. 오로지 서양 신학을 수입하기 급급했고, 이를 한국의 문화와 영성을 고려치 않고 무분별하게 적용한 탓에 부작용은 물론 역효과까지 나타났다. 이런 한국 신학의 서양 신학의 과도한 의존을 김 교수는 올무에 걸린 상황으로 진단한다.
 
김 교수는 서양 신학이라는 올무를 넘어 한국인이 할 수 있는 한국적 신학의 광맥을 다석에게서 찾는다. 그리고 이것이 한국적 신학을 넘어서 글로벌 신학이 될 수 있는 보편성의 가능성까지 발견한다. 앞으로 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세계 유수의 신학자들과 다석 사상에 관해 토론하고, 세계신학으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다석 사상을 널리 알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새로운 다석 해석, 몸신학과 숨신학 제안
 
김 교수는 지금까지 다석연구의 일반적인 오해들을 지적하며 독창적인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다. 특히 생태계의 위기와 인류의 기계화를 주장하는 트랜스휴머니즘의 거센 도전에 한계에 봉착한 21세기 글로벌 신학의 한 대안으로 ‘몸신학’과 ‘숨신학’을 발굴하여 제안한다.
 
다석의 작업은 한마디로 동양 문명의 뼈에 서양 문명의 골수를 넣는 것이었다. 여기서 서양문명의 골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전통신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다석은 일반 신학과 달리 그 골수를 우리의 종교문화적 전통을 그리스도 안에서 성화시키며 체화하려 했다.
 
또한 다석은 서구의 교회중심적 신학의 폐단을 극복하고 몸으로 하는 수행중심적 신학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그리스도교를 동양의 수도, 수행 전통에 접목시켜, 희랍철학의 정신과 육체의 이원론에 의한 영향으로 말과 글 중심이 되어 몸을 상실한 그리스도교 신학에 몸을 회복할 수 있는 ‘몸신학’을 정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사실 다석일지는 관념적인 사상을 기록한 것이라고 하기 보다는 수행일지였다. 그것은 사이버스페이스를 앞세운 디지털 문명과 포스트휴머니즘의 거센 도전에 의해 잃어가는 몸과 숨을 되살릴 수 있는 영성의 마지막 보루인 ‘숨신학’을 발전시킬 수 있든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관련기사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