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전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고자 재일 유학생들은 당시 지배국이었던 일본의 심장부인 동경에서 재일본동경조선청년독립단대표란 이름으로 2.8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면서 우리 민족의 자주독립 그리고 애국정신을 전 세계에 유감없이 보여줬다. 특히 이 2.8 독립선언은 얼마 후 우리 민족이 떨치고 일어나 항일 투쟁의 의지를 온몸으로 보여준 3.1운동의 도화선 역할을 하기도 했다.
2.8 독립선언 90주년 기념일을 이틀 앞두고, 6일 오전 서울 YMCA 대강당에서 ‘2.8 독립선언 9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서울 YMCA와 한국독립유공자협회 주최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은 민족의 애국정신 함양과 국가 정체성 확립에 뜻을 모았다.
서울 YMCA 신종원 시민사회개발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에서 서울 YMCA 서성옥 이사가 기도를, 한국독립유공자협회 윤우현 회장이 개회사를 맡았고, 서울 YMCA 강태철 회장이 기념사를 전했다.
서성옥 이사는 “2.8 독립선언은 우리 민족의 자주 독립 정신을 일깨운 민족의 쾌거였다”면서 “90년 전 있었던 이 독립 정신을 승화시켜 애국 정신을 함양하는 계가가 됐으면 좋겠고, 그리하여 대한민국의 정체성 역시 더욱 견고히 했으면 한다”고 했다.
윤우현 회장은 개회사에서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에도 그렇지만 힘있는 자들의 의해 역사가 왜곡되는 현장을 묵도한다”면서 “우리는 아직까지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일본의 역사 왜곡에 끝까지 역사적 진실을 호소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 나라가 하루 빨리 국력을 신장시켜 강대국이 되어야 일본의 역사 왜곡 전횡에 강력한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인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명예)의 특병강연 순서도 있었다. 이만열 교수는 ‘현대 역사논쟁과 올바른 역사인식’이란 주제로 2.8 독립 선언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만열 교수는 <2.8독립선언>에서 “당시 학도들의 역사의식과 시대의식이 놀랄 만큼 냉철하면서도 객관적이었다”며 “특히 당시 유행하고 있던 민족자결주의의 내용과 그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패전국의 지배를 받는 민족에게만 해당 됐던 윌슨의 민족자결주의는 1차대전 당시 전승국의 반열에 들었던 일본에는 해당하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때문에 <2.8독립선언> 결의문 제3항에서 “민족자결주의를 우리 민족에게 적용할 것을 청구한다”는 내용을 게재했던 것이다.
이만열 교수는 “2.8 독립선언은 3.1독립선언서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독립을 선언하여 한국독립운동사에 큰 족적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정의와 자유를 기초로 한 민주주의의 선진국의 모범을 따라 새로운 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7일 오전 11시에는 재일본 한국 YMCA(이사장 김용성) 주관으로 일본 동경 소재 한국 YMCA에서 ‘2.8 독립선언 제90주년 기념식’이 열릴 계획이다. 이날 기념식에는 정부대표로 김 양 국가보훈처장을 비롯해 김영일 광복회장, 권철현 주일대사, 허맹도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 중앙본부 부단장 등 주요인사와 광복회원, 교민 등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식사, 2·8독립선언서 낭독, 김 양 처장의 기념사, 주일대사·광복회장·민단장의 치사, 특별공연, 만세삼창 순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