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모습 성경 미술 |
삼형제 신부로 유명한 정양모(78), 학모(75), 웅모(56) 신부가 성서 이야기와 미술사를 버무린 신간 「예수 모습 성경 미술」을 펴냈다. 500페이지에 달하는 두껍고 큰(판형 B5, 188*257) 책에는 예수의 일대기가 62개 장면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각 장면에는 해당 성서 본문과 성서해설, 그리고 세 점의 그림 및 그림해설이 담겨 있다.
삼형제는 “같이 책을 만들자”고 오래 전 약속했다. 그러다 올해 정양모, 학모 신부가 사제 수품 50주년인 금경축을, 웅모 신부가 지난해 은경축(사제 수품 25주년)을 맞자, 이를 기념하여 “일회성 행사보다는 의미 있는 작업을 하자. 천주교 신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예수가 어떤 사랑을 가르치셨는지 알리자”고 뜻을 모았다.
성서학자인 정양모 신부는 예수의 일생을 62개 장으로 나눠 해설하는 일을 맡았다. 그는 프랑스 리옹대,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이스라엘 성서연구소에서 성서학을 전공했다. 웅모 신부는 서울대교구 성미술 감독을 맡았던 경력을 살려 미술작품 200여 점을 엄선하고 해석했다. 그는 홍익대와 영국 뉴캐슬대에서 미술사학과 박물관학을 전공했다. 뮌헨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학모 신부는 책의 전체적인 틀을 잡았다.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 야코포 다 폰토르모 그림. |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성서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성서가 증언하는 성인들의 이야기는 다소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러한 이야기들이 그림으로 표현되었을 때에는 이들도 우리와 다름 없이 사람의 용모와 태도를 지니고 있음에, 성서가 한층 인간적이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젊고 앳된 모습의 마리아와 푸근한 할머니의 모습을 하고 있는 엘리사벳이 만나 서로 안고 마주 보며 존경과 신뢰의 눈빛을 주고 받는 모습(야코포 다 폰토르모,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은 그 장면에 배어 든 인간적인 향기를 우리로 하여금 음미케 하는 것이다.
아기 예수의 할례와 정결례 장면이라던지, 평화로운 가정에서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는 모습, 그리고 소년이 되어 성전에 순례를 간 모습 등은 비록 그 표현된 것들이 사실과 다를지언정, 성서에서 짧게 언급된 예수의 에피소드가 작가의 상상력과 신앙을 거쳐 한층 더 현장성 있게 전달된다.
글이 전반적으로 경쾌한 느낌을 주는 것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 책의 장점 중 하나이다. 가톨릭 신앙의 중요한 한 축인 마리아신앙 – 수태고지 장면을 해설하며 저자는 “…역사 비평학계에선 처녀 잉태 이야기를 만들어 낸 의도를 찾아내고자 애쓴다. 이사악, 사무엘, 요한 세례자 등 성경의 위인들은 연로한 돌계집에게서 태어났다고 한다. 하느님의 특별하신 섭리로 노파 석녀들이 기적적으로 아기를 잉태, 출산했다는 것이다. 예수는 저 위인들보다 훨씬 더 위대하신 까닭에 그 생성 사연도 더욱 독특해서 처녀에게서 태어나셨다고 했던 것이다 … 처녀 잉태 이야기의 깊은 뜻인즉, 예수는 비길 데 없이 위대하다는 것인데(그리스도론), 이 믿음을 처녀 잉태 이야기로 꾸몄다는 것이다(마리아론) …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라는 속담, 하나 틀린 것 없다”고 말한다.
책에는 카타콤 벽화부터 인상파, 그리고 20세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전체 서양미술사에서 필사본, 벽화, 유리화 등 다양한 장르와 양식의 작품이 실렸다. 국내 작가를 비롯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도 실었다.
책에는 카타콤 벽화부터 인상파, 그리고 20세기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전체 서양미술사에서 필사본, 벽화, 유리화 등 다양한 장르와 양식의 작품이 실렸다. 국내 작가를 비롯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