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기독교학부 안선희 교수가 학교 채플 시간에 설교한 것을 모아 「담담하게 단단하게」라는 책으로 펴냈다. 안선희 교수는 인생에 대한 불안으로 초조해하는 젊은이들에게 달콤한 위로를 전하기보다 단호한 그러나 애정 어린 충고를 던진다.
저자는 말한다.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힐링’이 아니라 인생에 대한 담담함이라고. “여기저기서 젊은 세대를 향해 뜨거운 열정을 노래하고, 너도나도 줄기차게 ‘힐링’을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것들보다는 인생에 대한 담담함을 권유하고 싶다. 열정도 좋지만 뿌리가 깊지 않으면 지속되기 어렵고,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쉬이 식어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대단한 열정 없이도 우리 인생을 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내용이 상황에 따라 구성되어 세세한 조언이 가능했다.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젊은이에게’, ‘근심이 많은 젊은이에게’, ‘사랑에 빠지고 싶은 젊은이에게’ 등 30가지 상황을 담았다.
안선희 교수는 ‘대학원에서 공부하는 젊은이’에게 “대학원 생활 가운데 무엇을 기다리는지” 묻는다. “외형적으로 보면 학점, 실험 결과, 학위증이 기다림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드러난 결과물에 불과하다”며 “가시적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학문적 수련 과정을 기쁨으로 맞이하라”고 말한다.
‘마음이 조급한 젊은이’에게는 “남들은 모두 급행열차를 타고 달리는 것 같은데 나만 완행열차에 몸을 실은 것 같은가?”라며 “그럴 때일수록 마음의 속도를 늦추라. 예수께서 조언하신 것같이 가끔은 하늘을 나는 새도 올려다보라”고 조언한다.
‘이미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젊은이’에게는 “우리가 처음 기회에 실패하여 실의와 낙망 가운데 있다면 우리에게도 부활의 정신은 필요할 것이다. 우리의 다른 선택이 우리 인생의 최선의 선택이 되도록 다시 시작하는 기쁨을 누려보면 어떻겠는가?”라며 단호한 충고를 던진다.
예배학을 전공한 그는 “교리적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려고 하지 않았고, 대신 그리스도교의 가치관을 가급적 보편적인 언어로 재해석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수용 가능한 글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밝히며, “이 설교문들이 한 ‘꼰대’의 훈계로만 읽히지 않았으면 한다. 담담하고 단단하게, 질척거리는 인생길을 그들과 함께 걷고 싶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