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보수교계 시국선언…“대통령 사퇴 요구 현실 개탄”

반공주의 확인…단 “종북 아닌 사람 종북 몰아선 안돼”

▲12일 오전 서울 연지동 다사랑에서  ‘나라의 안정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5,789명 서명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베리타스

보수교계 목사, 장로들도 시국선언에 나서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연지동 다사랑에서 ‘나라의 안정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5,789명 서명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복음주의 목회자 이종윤 목사(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 상임대표)를 포함해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박경진 장로(한국장로회총연합회 대표회장), 박인환 장로(한국예비역기독군인회연합회 대표회장) 등이 보수 교계 목사·장로들이 동석했다. 
 
이들이 지난 4일 발표한 시국선언의 또 다른 참여자들로는 이수영·신신묵·이영훈·최성규·이광선·인명진·김영헌·김영한·문영용·박순오·송기성·안용운 목사, 김춘규·김진호·김영훈 장로 등의 교계 지도자들이 다수 포진해 있었다. 
 
기자회견에서 이종윤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개혁교회는 정치와 종교의 관계에 대해 정치는 정치가들에게 맡기고, 정치와 종교가 서로 관여하지 않는 영역자주권을 주장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가 이 상황에서도 시국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톨릭의 이상한 분들이 이상한 선언을 한 것에 대해,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밝히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들의 행동은 내용이 어떻든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미사를 겨냥한 듯 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 등 종교의 정치 세력화 움직임에 제동을 거는 것은 시국선언문 내용에도 담겨있다. 시국선언문에는 "정권의 흠집을 잡아 이를 빌미로 나라를 흔들려는 집단이 대통령의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선 지금의 현실을 개탄한다. 국민이 선거를 통해 뽑은 대통령을 헌법에 저촉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는 행위로서 종교인이 취할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기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답은 서경석 목사가 전담했다. 먼저 예장통합 총회가 총회장 김동엽 목사의 이름으로 낸 대림절 목회서신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입장에 동의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종윤·서경석 목사 등은 예장통합 소속 목회자들로 총회와의 입장과 상반된 시국선언을 낼 수 있느냐는 지적이었다. 
 
앞서 예장통합 김동엽 총회장은 목회서신에서 국정원 등의 대선개입에 대해 "우리가 소중히 지켜온 민주주의 원칙과 국민의 주권을 무시한 행위"라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또 박창신 원로신부를 대상으로 한 수사에는 "자유로운 종교활동과 언론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날 이들이 낸 시국선언에는 "안보를 위한 댓글 달기는 대선개입으로 간주되면 안 되고, 선거개입이 염려되어 안보 댓글 달기가 중단되어도 안 된다"며 "국가기관이 과연 대선에 개입했는가의 문제는 재판 결과를 지켜본 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이에 서경석 목사는 "총회 목회서신의 진의를 아직 모르는 상황으로, 파악 중"이라며 "하지만 저희의 시국선언문과 서명 참여 속도가 지금 목회자들 대다수의 생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다만 박창신 신부나 정의구현사제단 등의 명칭을 시국선언문에 거론하지 않은 것은 자칫 종교간 대결로 비칠까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18대 대선이 "부정 선거가 아니었나"는 질문에는 "그것은 재판이 끝난 후에 판단할 수 있는 일"이라며 "익명의 사이버 공간에서 몇몇 요원들의 ‘일탈’했을 가능성은 존재하나 정부의 조직적 지시였는지는 따져봐야 할 일이자 재판의 최대 쟁점"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이들의 시국선언에는 보수 교계의 전형적인 반공주의가 재차 확인됐다. 시국선언에는 "대한민국은 이석기 집단이나 통합진보당과 같은 종북(從北)세력을 더 이상 좌시하면 안 된다"고 했으며, "종북세력을 비호하는 행동에 대한 염려와 걱정을 종북몰이로 비난해도 안 된다"고 했다. 다만 "종북이 아닌 사람을 종북으로 몰거나 종북세력을 비호하는 행동은 옳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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