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의 제34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건강한 사회와 한국교회의 영성’이라는 주제로 3일 오전 7시 신반포중앙교회에서 열렸다. ⓒ기독교학술원 제공 |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의 제34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건강한 사회와 한국교회의 영성’이라는 주제로 3일 오전 7시 신반포중앙교회에서 열렸다. 이날 개회사에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는 "한국사회는 지난해 세계 7번째로 ‘20-50 클럽’(1인당 소득 2만달러-인구 5000만명)에 진입했으나, 양적 성장 내면을 들여다 보면 사회적으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장기간 사회철도노조파업으로 인한 노조원들의 직무이탈과 사회 기강 해이, 국정원 댓글 사건, 비정규직과 88만원 세대의 청년실업으로 인해 사회적 불안이 점증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영국 언론에 의해 소개됐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특히 빈부격차가 심회되고 있는 우리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정부는 경제성장과 국제 무역 흑자의 과실이 대기업 소속인들에게만 머물지 않고 전 국민, 그리고 젊은 계층들에게 골고루 전달되도록 하는 분배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요청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오늘날 한국사회는 실버 푸어(silber poor) 67%, 위킹 푸어(working poor) 300만명을 낳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사회안전망이 잘 짜여야 한다. 기초노령연급이 실버 푸어에게 지급되고, 젊은층에게 좋은 일자리가 제공되고, 실업자들에게는 실업수당이 지급되어 기초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사업에서 실패한 자들이 재기할 수 있는 상승의 사다리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했으며, "최하층에서 자신의 노력에 의하여 고시제도나 입사제도를 통해서 상층부로 올라갈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중하층 가정에서 태어난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전방위 지원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역설했다.
부자들이 가져야 할 정신으로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꼽았다. 약자들을 강탈하거나 방치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박사는 "건강한 사회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하여 부유한 자들이 봉사하고 환원하는 기부가 많은 사회이며, 지도자층이 깨끗하고 솔선수범하는 사회"라고 주장했다.
▲기독교학술원 제34회 월례 기도회에서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기독교학술원 제공 |
갈등과 대립으로 얼룩진 한국사회에서의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사뭇 진지한 주장을 펴나갔다. 김 박사는 "한국교회는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화목하게 하고 중재하고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으며, 먼저 교권다툼, 도덕성 논란 문제로 사회 밑바닥으로 그 위신이 추락한 한국교회의 오늘의 모습에 대해 "뼈를 깎는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사회적 통합 노력을 해야하며, 어느 특정 계층의 이익을 옹호해서는 안 된다"면서 "사회 각계의 이익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지난해에 천주교 정의 구현 신부들이 행한 것처럼 종교가 정치적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개신교 극보수파들이 행한 것처럼 지나치게 집권층을 일방적으로 옹호만 해서도 안 된다"는 중도적 입장을 취했다.
한편, 이날 또 다른 발제자 민경배 교수(백석대 석좌)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한국사회는 지금 엄청난 저질사회로 낙하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이 언어의 부패와 파탄 그리고 폭행, 야만이다. 배우 겸 게임 리포터 변서은은 지난 12월 18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철도파업에 대하여 ‘그렇게 팔고 싶으면 몸이나 팔어’란 발언을 한 일이 있다. 대통령은 직책이다. 더구나 여자다.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뇌조직을 가졌을까"라고 비판했다.
민 교수는 이어 "우리 사회는 엄청난 도덕성의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길거리에서 섹스하는 사진이 세계 유튜브에 올랐다. 지난 12월에 ‘19금 크리스마스 트리’가 거리에 섰다"고 지적했으며, "2009년의 통계를 보면 한국사회의 1인당 음주량은 541병이다. 음식찌꺼기 쓰레기는 2012년에 10조원이다. 우리는 1년에 거가대교 4개 이상씩을 말아먹고 있는 것이다. 쓰레기장에 버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에 기대하는 역할로 "기독교의 내적 에너지로서 하나님께 대한 절대 신앙과 의존, 감사하는 마음, 사명감 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