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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섭의 미술산책] 꽃 피우는 지옥에 대한 상상

심광섭·감신대 교수(조직신학)

▲광양의 매화마을에서 찍은 홍매
▲광양의 매화마을에서 찍은 홍매
▲광양의 매화마을에서 찍은 홍매

지하철 안에서 읽은 동화 <꽃 피우는 아이 티투스>는 추하고 악한 곳마다 가서 꽃을 피워 아름답고 선한 곳으로 변화시킨다. 티투스가 다녀간 자리엔 다음 날 반드시 꽃이 피어난다. 
 
티투스는 벽을 따라 걷다가 끝이 찌를 듯이 뾰족하게 솟은 높은 검정색 대문과 칙칙한 색깔의 벽, 그리고 벽과 문에는 하나같이 윗부분에 가시 같은 것이 박혀 있는 곳이 감옥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렇게 묻는다.
 
“이 감옥이 조금만이라도 더 보기 좋게 변하면 죄수들도 달아날 생각을 덜 할 텐데.” 하여 그는 감옥에 꽃을 피운다. 감옥은 꽃의 성으로 변하고 꽃이 활짝 핀 감옥은 엄청난 감동을 불러 일으켜 죄수들이 꽃과 같은 아름다운 사람으로 변한다는 꿈을 꾼다. 지옥에 대해서도 티투스와 같은 생각을 하면 안 될까?
 
교회는 최후심판 후에 도래할 지옥에 대해, 그곳은 최악의 고통을 겪는 곳으로 가르쳐 왔다. 그러나 최후의 심판은 보상과 형벌을 대대적으로 결산하는 날이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적인 정의가 하늘에서든 땅에서든 하나님을 거역하는 모든 세력을 누르고 하나님이 최후의 승자, 통치자가 되는 날이어야 할 것이다.

천국과 지옥이 최후의 것이 아니라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이 통일”(엡 1:10)되고 온 우주의 화해“(골 1:20)가 이루어지며 정의가 깃들인 새로운 땅이 출현(벧후 3:13)되는 날, 곧 하나님의 정의를 통한 죄의 극복과 악으로부터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날이 최종적인 것이어야 하리라. 그렇다면 교회가 가르친 지옥도 불신자들과 행악자들이 꽃을 피울 수 있는 곳, 꽃이 심겨진 곳이 되어야 하리라. 지옥에 열심히 꽃나무를 심자!
 
하룻밤 만에 자라는 
꽃을 심으세요.
 
미르푸왈의 꽃들은
강철 위에서도 잘 자랍니다.
 
전쟁에 대해서는 ‘아니오!’라고 말하세요.
꽃의 힘으로 그렇게 말해 보세요.(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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