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신학논단』제75집(2014)에 한국 사회의 종교 갈등을 축소하기 위한 방안을 제안한 연구가 실렸다. 현재 종교 간의 갈등이 사회적 표면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연구라고 평가할 수 있다. 연구자는 이주아(이화여대 강사)이며 연구 주제는 “한국 사회 종교 갈등 축소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방안 연구: 다양한 종교 이야기들이 모이는 장으로서의 플랫폼 구성을 중심으로”이다.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의 목적을 “다원화, 다민족화, 다종교화 현상이 급속도로 심화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한국 사회의 종교인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에 기반하여 공감대와 연대의식을 회복하도록 도울 수 있는 방안의 모색”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 공감과 관용, 그리고 개방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하면서 공동의 미래를 위한 협력의 자세로 살아가는 자세”를 종교인들에게 강력히 요청하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연구자는 현재 종교 간의 대화의 당위성에 대한 연구가 상당수 이루어진 반면, 일반 종교인들이 종교 간의 이해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구체적인 교육 방안에 대한 모색은 다양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그 방안으로 다양한 이야기들의 교환과 공유를 제시한다.
연구자가 이러한 방안을 제시한 이유는 “다양한 종교인들의 삶의 이야기들과 종교 전통들이 이야기된다면, 많은 이들이 서로의 다른 점과 유사한 점들을 발견하고 이를 나누는 가운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연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자는 기독교, 불교, 가톨릭, 유교에 한정하여 각 종교의 “삶의 이야기들과 종교 전통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제안했고 이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종교간의 소통 가능성을 추정했다. 연구자가 제안한 데이터베이스의 분류 항목은 일반종교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 자체에 교육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구체적인 교육 방안은 지속적인 연구의 대상으로 설정했다.
이러한 제안의 실현 가능성이나 효과에 대한 검증은 시간을 필요로 하겠지만 “현재 게토화되어 있는 종교 공동체들이 각 종교적 특수성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타 종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불신을 제거해가는” 방안을 모색한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작업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자도 인식하고 있듯이 “각 종교의 가르침 및 전통에 대한 오해나 정보의 부족”과 “지나친 종교적 특수성의 강조” 그리고 “종교 간의 화합이나 공존의 노력을 종교 혼합주의로 치부하는 종교 근본주의적 자세” 등은 이러한 작업에 지속적인 도전을 제공할 것이다.
한편, 이러한 데이터베이스의 구축의도가 인본주의적 공통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의도와 다르지 않다면, 천재지변이나 사회적 원조가 필요한 사안들에 대해 종교간 협력 체제를 구성하여 공동으로 활동할 기회를 빈번히 제공하는 것도 연구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동반될 필요가 있는 방안이라 평가할 수 있다.
어떤 경우이든 소통이 실천을 담보되지 않게 되면 정보교환에만 머물거나 의미부여라는 정당화의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본 연구가 각 종교간의 이야기를 실생활에서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할 이유와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