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갈라진 동서방교회, 올해 부활절 공동으로 기념예배

트베이트 총무 “부활을 공동으로 증언할 기회”가 될 것 언급

 

▲그리스 정교회의 종려주일 기념 행사 ⓒWCC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그의 많으신 긍휼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게 하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거듭나게 하사 산 소망이 있게 하시며” (베드로전서1장3절)
 
세계교회협의회(WCC)가 부활절을 앞두고 메시지를 발표했다. 울라프 트베이트 WCC 총무는 이 서신에서 무엇보다 오랜 세월 갈라져 있던 동서방교회가 올해 부활절을 기회로 일치와 연합·일치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WCC 울라프 트베이트 총무의 2014년 부활절 메시지 전문이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사셨습니다! 정말 그분께서 살아나셨습니다! 
저는 기독교력에 있어서 이처럼 가장 의미 있는 주간—부활절 전의 성주간—에 세계교회협의회를 대신하여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금년에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함께 축하하며 우리 주님께서 행하시고 말씀하신 모든 것들을 성심으로 기념할 특별한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부활의 빛 가운데 사는 것—이것이 부활절의 의미이다.” 이 말은 1944년 봄 독일의 어느 감방에서 디트리히 본회퍼가 쓴 것입니다. 자기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젊은 신학자이자 양심수이기도 했던 그는 우리 삶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이 “오늘날의 세계를 새롭게 하고 정화시킬 그리스도의 부활”이라고 말했습니다. 
 
부활을 통해 하나님이 스스로를 드러내신 사건은 우리에게 구원과 해방의 소식, 그리고 말씀전파와 예배를 우리에게 맡기신 소식을 전하게 했습니다. 우리는 빈 무덤을 처음으로 발견했던 여인들과 정말로 그리스도께서 살아나셨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알리고자 했던 그들의 열정을 기억합니다. 
 
고대 전통에서는 예수의 부활이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하나님이 창조를 새롭게 하신 것을 즐길 기회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동방정교회 신학자인 고 알렉산더 슈메만은 이런 가르침을 전했습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이와 같은 분열과 죽음과 파괴와 부패 등을 위해 창조하신 것이 아니다... 부활은 세상을 원래의 아름다움과 온전함으로 재창조한 것을 의미한다.” 
 
2014년에는 동방 및 서방의 기독교회들이 부활절을 4월 20일 주일에 함께 축하할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며 그리스도의 부활을 함께 증거할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은 세상에서 기독교의 일치와 공동의 증인됨을 위하여 매년 이루어져야 할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들의 행적에는 눈에 띄는 분열이 드러나고 있는데, 매년 우리가 부활절의 날짜를 어떻게 정할 것인가에 관해 논쟁하는 것이 이것들 중의 하나입니다. 다양한 접근법들이 있기 때문에 솔직한 의견의 불일치는 있을 수 있지만, 1997년 3월 시리아의 알렙포에서 많은 교회들은 의견을 모아 이렇게 조언하였습니다: “잔치 중의 잔치를 이렇게 다른 날짜에 치르게 되면 교회들은 사도적 신앙의 본질적 측면에 대해 엇갈린 증언을 하게 되어 복음을 세상에 전하는 데 있어서 그들의 신뢰성과 효율성을 타협해야 할 것입니다.” 2014년 부활절을 기회로 이 잔치를 동일한 날짜에 기념할 방안을 모색하는 데 더 결연하게 나아갑시다. 
 
부활절을 동일한 날짜에 기념하자는 알렙포 제안이 있은 후 17년이 지난 뒤 알렙포 자체의 상황을 보면 교회가 공동의 증인됨과 예배 및 평화 구축을 위해 역량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경각할 수 있습니다. 알렙포의 동방정교회 주교들인 요한나 그레고리우스 이브라힘과 폴 야지기가 납치된 후 여전히 실종된 채 일 년이 지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고통 받으며 애통해하는 모든 사람들, 납치되어 투옥되거나 부상당하거나 살해당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금년 부활절 교회의 공동기도문은 우리가 정의와 평화를 위해 투쟁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평화와 일치의 지표가 되기를 기원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등지에서의 폭력의 종식을 위해서, 자연재해와 인재의 참화 때문에 고통 받는 지역의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정치적 갈등에 대해 평화적이며 비폭력적인 해결책을 찾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우리의 기도는 세계 모든 민족과 국가를 위해 올리는 것입니다. 말라기4장2절의 예언(“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이 성취된다는 위대한 복음도 또한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우리 가슴 속에 빛나기를 기원합니다. 전 세계를 기쁨으로 변화시키기를 기원합니다. 
 
삼위일체이신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올라프 픽쉐 트베이트 목사 (세계교회협의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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