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신대 존토마스홀에서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교회: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란 주제로 한국기독교학회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공동취재단 |
한국기독교학회는 지난 5월 23일(금) 오후 서울신학대학교 존토마스홀에서 “한반도 평화통일과 한국교회: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이원규 석좌교수는 “한국교회의 절망과 희망”을, 대전신학대학교 허호익 교수는 “남남갈등과 통합적 통일신학의 모색”을,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는 “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백석대학교 주도홍 교수는 “독일통일을 위한 독일교회 역할”을 발표했다.
허호익 교수는 통일을 위해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1995년에 선포한 “평화와 희년의 통일선언”의 정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선언의 정신은 남북의 이념과 체제를 아우르고 양쪽을 서로 살리는 ‘함께 사는 공생적 통일,’ 남북의 장점을 변증법적으로 종합하는 ‘서로 배우며 닮는 수렴적 통일,’ 새로운 가치와 문화, 새로운 사회 구조와 공동체를 창출하는 ‘새롭게 만드는 창조적 통일’ 등으로서 통일의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허 교수는 또 통일에 관한 남남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통일과 관련된 실제적인 쟁점에 대하여 국민의식 교육을 선행해야 할 것을 주장했다. 통일은 단순히 ‘우리의 소원’이기 때문이라기보다 현실적으로 ‘우리의 살 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박종화 목사는 남북한의 평화뿐만 아니라 현재 중국과 일본이 동북아에서 벌이는 헤게모니적 갈등에 중재 역할을 하기 위해서도 통일이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한국교회가 해야 할 일을 제시했다.
박 목사에 따르면, 한국교회는 ‘다양성 속의 합일’이라는 민주적 평화 만들기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통일까지의 분단 상황을 ‘평화적 공존’의 상태로 지속하면서 평화 통일의 길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교와 복음화가 현재나 미래에 있어서 남북간의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불가결한 요소인 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박 목사는 한국교회가 ‘평화의 사도’로 부름을 받은 것을 확신하면서, 현재의 ‘분단 세대’가 치유하고 치유 받는 평화를 단계적으로 실천함으로써 ‘분단 이후의 세대’에게 ‘생산적이며 건설적인 화해와 평화’를 구축할 발판을 마련해주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적으로 보장하는 열쇠라고 주장했다.
▲감신대 이원규 교수. ⓒ베리타스 DB |
한편, 이날 이원규 교수는 주제 발제에서 한국교회가 신뢰도 면에서 바닥을 치고 있는 이유가 "맘모니즘이 대체종교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라고 짚어 주목을 모았다. 이 교수는 "맘모니즘은 물질만능주의, 배금주의, 물신숭배 풍조를 나타내는 용어이기도 하다"며 "이제 우리 사회에서는 돈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간절한 바람과 함께 '황금우상' 혹은 '돈 신'을 섬기는 맘모니즘이 하나의 강력한 대체종교가 되어버렸다"고 했다.
아울러 "그동안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맘몬이라는 우상을 깨뜨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교회마저도 그것의 망령에 사로잡혀 왔다"며 "교회도 그 조직의 운영 면에서 신도의 숫자, 건물의 크기, 예산 규모 등을 비롯해 성직자의 사례비에 이르기까지 물량적 지표들이 목회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이 맘몬에 집착한 성공지상주의가 한국교회의 "사회적 공신력 상실과 교회의 양적 쇠퇴"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 교수는 "한국교회는 교회의 본질,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달라져야 한다"며 "낮아지고 겸손해지고 마음을 비우는 '비움의 영성', 바르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바름의 영성', '섬기고 돌보는 '나눔의 영성'을 더욱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