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김명혁 목사, 광명 행복한교회에서 설교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가 오는 8월 3일 광명 행복한교회에서 ‘십자가의 영성과 모험심과 담력의 믿음’이란 주제로 주일설교 말씀을 전한다. 아래는 설교문 전문.

“십자가의 영성과 모험심과 담력의 믿음” 광명 행복한 교회(2014.8.3)

이천구 목사님이 지금 온 몸에 퍼진 암으로 고통을 많이 경험하고 있는데 히스기야 왕에게 베푸신 은혜와 사도 바울에게 베푸신 은혜를 하나님께서 이천구 목사님에게 베푸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열왕기 하 20장에 보면 히스기야 왕이 병 들어서 죽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선지자 이사야가 히스기야 왕에게 와서 왕이 “죽고 살지 못하리라” 라는 여호와의 말씀을 전했을 때 히스기야 왕은 즉시 낯을 벽으로 향하고 심히 통곡하며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호와 하나님께서 히스기야 왕이 심히 통곡하는 것을 보시고 즉시 선지자 이사야에게 히스기야 왕에게로 돌아가서 여호와의 말씀을 전하라고 다시 분부하셨습니다. “너는 돌아가서 히스기야에게 이르기를 여호와의 말씀이 내가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노라 내가 너를 낫게 하리니 네가 삼일만에 여호와의전에 올라가겠고 내가 네 날을 십오 년을 더 할 것이며 내가 너와 이성을 앗수르왕의 손에서 구원하고 내가 이 성을 보호하리라 하셨다하라” 여호와 하나님께서 히스기야 왕의 기도를 들으셨고 히스기야 왕의 눈물을 보셨다고 말씀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은 죄인들의 눈물의 기도를 들으시고 즉시 병을 고치시고 죄를 사하시고 성과 나라를 지키시는 너무나 자비로우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도 바울이 극심한 불치의 병에 걸렸다고 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 병을 가리켜 “육체의 가시 곧 사단의 사자”라고 표현했습니다. 그 병이 떠나기 위해서 사도 바울이 세 번 기도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바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 짐이라”(고후12:9). 그 때 사도 바울은 깊은 진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이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내게 머물게 하려함이라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핍박과 곤란을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할 그 때에 곧 강함이니라”(고후12:9,10). 역설적인 고백이었고 모순되는 듯한 고백이었습니다. 
우리들은 강한 것을 좋아하고 건강한 것을 좋아하고 부요한 것을 좋아하고 평안한 것을 좋아하고 칭찬받고 높임 받는 것들을 좋아하는데, 사도 바울은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핍박과 곤란을 좋아하며 기뻐한다고 고백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은 평생 폐가 하나 없는 병자로 지극히 약한 몸을 지니고 한 평생을 사셨는데 한경직 목사님만큼 크신 은혜와 사랑과 축복을 받으면서 산 사람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히스기야 왕처럼 병 고침을 받는 것도 귀하지만 가난과 고난과 약함을 지니고 사는 것도 결코 불행한 일은 아닙니다.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께서 극심한 가난과 고난과 약함을 몸에 지니고 사시다가 죽으셨기 때문입니다. 성 프랜시스가 그 길을 걸어갔고 한경직 목사님과 손양원 목사님이 그 길을 걸어가셨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들이 너무 강하고 너무 부자가 되고 너무 평안하게 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여기 행복한 교회에 다시 와서 무슨 설교를 하면 좋겠냐고 물었더니 이천구 목사님이 두 가지 말씀을 전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지난 7월 20일 기독교신문에 기고한 “한국교회의 영성 회복” 이란 글에 대한 말씀과 7월 10일 오후 서대문 바위샘 교회에서 독고 노인 천 여명이 모인 기도회가 있었는데 그 때 한 “막가 파”에 대한 설교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십자가의 영성과 모험심과 담력의 신앙” 이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하려고 합니다. “십자가의 영성”을 지니고 사는 것아 너무 중요하고 “모험심과 담력의 신앙”을 지니고 사는 것으 너무너무 중요하기 때문입니디. 먼저 기독교신문에 기고한 “십자가의 영성” 에 대한 글을 그대로 읽어 드리려고 합니다. 
『나는 오늘의 한국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세속화’와 ‘인간화’와 ‘분열’로 치닫고 있는 것이고 그래서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로 가까이 가고자 하는 그리고 닮고자 하는 “영성”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께로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자기와 돈과 쾌락 등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던 것을 포기하고 가난과 약함과 고난을 몸에 지니려고 하는 처절한 회개와 함께 금욕과 성결을 사모하여야 하는데 지금 우리들에게서는 그와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생각한다. 기독교의 중심과 핵심은 가난과 약함과 고난과 함께 슬픔과 아픔이 극치로 나타난 십자가인데 오늘의 한국교회는 “십자가의 영성” 보다는 세상적인 성공과 축복에 치우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사도 바울을 비롯한 신앙의 선배들이 지녔던 “십자가의 영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우선 세상의 유행과 프로그램과 행사 등에 치우치고 있는 우리들의 관심과 시선을 돌이켜야 할 것이다. 세상의 유익하던 것들을 모두 배설물로 여기는 세상 부정의 결단이 필요하다. 사도 바울의 고백을 우리들의 고백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그리스도 예수를 아는 지식이 가장 고상함을 인함이라 내가 그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빌3:7-9).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나아가 하나님의 증거를 전할 때에 말과 지혜의 아름다운 것으로 아니하였나니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 내가 너희 가운데 거할 때에 약하며 두려워하며 심히 떨었노라”(고전2:1-3).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처럼 그리고 주님을 닮은 사도 바울처럼 약해지고 어눌해지고 어리석어지고 멸시를 받게 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주기철 목사님과 손양원 목사님처럼 사람들의 칭찬을 받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는 자기 부정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사도 바울을 비롯한 신앙의 선배들이 지녔던 “십자가의 영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두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처절한 “회개의 영성”과 “긍휼과 용서와 사랑의 영성”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도 바울처럼 평생 처절한 “회개의 영성”을 지닌 사람도 다윗 이후 별로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들도 울면서 이렇게 고백하여야 할 것이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롬7:24). 한국교회의 아버지 길선주 목사님과 이기풍 목사님은 평생 울면서 회개의 기도를 드리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우리는 베드로를 향해서 진리의 칼을 집에 넣으라고 말씀하신 다음 자기를 못박는 로마 군병들을 위해서 긍휼과 용서와 사랑의 마음을 지니고 긍휼과 용서와 사랑을 비는 기도를 드리신 주님을 바라보고 또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눅23:24). 그리고 순교의 길로 걸어가면서도 모두에게 따뜻한 긍휼과 용서와 사랑의 손길을 폈던 주기철 목사님과 손양원 목사님의 “사랑의 영성”을 회복하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들이 자발적으로 “십자가의 영성”을 지니기를 주저한다면 환난과 고난의 채찍을 주셔서라도 우리들로 하여금 “십자가의 영성”을 회복하게 하시기를 바라고 소원할 뿐입니다.』 “십자가의 영성” 이란 글에서 제가 강조한 것은 가난과 약함과 고난과 함께 슬픔과 아픔이 극치로 나타난 “십자가의 영성”을 회복하는 것이 너무너무 필요하다는 것이고 십자가의 영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처절한 “회개의 영성”과 함께 “긍휼과 용서와 사랑의 영성”을 몸에 지니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 지난 7월 10일 오후 서대문 바위샘 교회에서 전했던 저 자신에 대한 “막가파 이야기”를 “모험심과 담력의 신앙” 이란 제목으로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저는 신앙의 색깔에는 어두운 색깔과 밝은 색깔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범한 죄악들을 생각하면서 슬프게 울면서 회개하는 어두운 색깔이 있고 죄 사함과 구원의 은혜와 함께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도와주시는 은혜를 생각하면서 기뻐하며 찬양하는 밝은 색깔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의 죄악 때문에 울기도 많이 했지만 하나님께서 나에게 베푸신 은혜 때문에 웃기도 많이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베푸신 은혜 중의 하나는 “모험심”과 “담력”을 지니고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막 뚫고 나아가면서” “즐겁고” “기쁘게” 살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최근에 저의 삶을 되 돌아보면서 글을 하나 썼는데 그 제목이 “장난꾸러기 김명혁 목사의 막가 파 이야기 모음” 입니다. “막가 파” 이야기 열 일곱 가지를 썼는데 그 중의 네 가지 이야기만 하고 나머지 이야기들은 제목만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막가 파 이야기 모음” 이란 글의 서문을 이렇게 썼습니다. 
『나는 기질이 운명이고 성격이 운명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나는 한 평생 살아오는 동안 비교적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부정적인 사람들과 긍정적인 사람들이 있고, 우울하고 어두운 사람들과 즐겁고 밝은 사람들이 있으며, 융통성이 없는 꽉 막힌 사람들과 융통성이 많은 확 열린 사람들이 있는 것을 발견해오고 있다. 교회에 나와서 오랜 동안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에도 심지어 목회자들 중에도 두 가지 종류의 기질과 성격을 각각 지니고 계속해서 각각 그 기질과 성격대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은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물론 사도 바울의 경우처럼 선천적으로 위선적이고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기질과 성격을 지닌 사람들이 후천적으로 참회적이고 긍정적이고 포용적인 기질과 성격을 지니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와 같은 변화는 거의 불가능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목회자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지니고 다음과 같은 말을 토해내게 되었다. "기질이 운명이고 성격이 운명이다."』 그리고 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했습니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면서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비교적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기질과 성격을 지니고 즐겁게 살아오게 되었다. 그래서 “장난꾸러기”로 “막가 파”로 살아오게 되었고 “모험심”과 “담력”을 지니고 “막 뚫고 나아가면서” “즐겁게” 살아오게 되었다. 참고로 “막가 파”라는 별명은 나의 제자들이 나에게 붙여준 별명임을 밝힌다. 결국 나는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앞으로 나아간 아브라함을 좋아하게 되었고, 막대기로 홍해를 가른 모세를 좋아하게 되었고, 여리고 성을 일곱 번 돌아서 무너뜨린 여호수아를 좋아하게 되었고, 사자 굴과 풀무 불 가운데로 두려움 없이 들어간 다니엘과 사드락과 메삭과 아벳느고를 좋아하게 되었으며, "사망아 네까짓 것이 무엇이냐?" 라고 호령했던 사도 바울을 좋아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너무 얌전한 것보다는 “장난꾸러기”를 좋아하게 되었고, 옳고 그른 것을 너무 철저하게 따지는 것보다는 “대강대강” 사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나는 최근에는 “의인으로” 살기 보다는 차라리 “죄인으로” 사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의인을 부르러 오시지 않고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마9:13). 사도 바울이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쳤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롬5:20). 그러면 이제부터 허물과 죄가 많은 부족하고 또 부족한 사람이 어릴 때부터 “장난꾸러기”로, “막가 파”로, “모험심”과 “담력”을 지니고 “막 뚫고 나아가면서” “즐겁게” 살아온 일들을 되 돌아보려고 한다.』 이렇게 서론을 쓴 다음 “막가 파 이야기” 17 가지를 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네 가지 이야기만 요약해서 하려고 합니다. 
『첫째로, 나는 어릴 때부터 좀 심한 “장난꾸러기”로 살았다. 나는 신의주에서 한 살부터 아홉 살까지의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나는 어릴 때부터 “장난꾸러기” 노릇을 많이 했다. 나는 동네 친구들을 데리고 중국 사람들이 가꾸는 도마도 밭에 가서 주인 몰래 도마도를 따서 먹으면서 좋아하기를 여러 번 했다. 나는 이따금씩 친구들과 함께 길 거리 바닥에 조그만 구덩이를 파고 그 위에 종이와 흙을 덮어서 보이지 않게 한 다음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구덩이에 빠지면 숨어서 손뼉을 치면서 좋아하기도 했다. 좀 심한 장난을 친 것이었다. 나는 10살 11살 때 평양 제 5인민(초등)학교에 다니면서 4학년과 5학년의 소년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가 신의주 제이교회를 떠나 평양 서문밖교회의 목회자로 옮겨왔기 때문이었다. 나는 평양에 와서도 계속해서 장난을 많이 쳤다. 나는 친구들과 함께 모란봉으로 대동강으로 이곳 저곳으로 놀러 다니며 짓궂은 장난을 치면서 즐거워했다. 몸을 날려서 남의 집 담장을 넘어 들어가는 기술도 익혔다. 나는 평양에 와서 신앙생활은 더욱 더 열심히 했다. 평양은 최봉석 목사님 주기철 목사님 등이 순교의 피를 흘린 곳이었고, 아버지 김관주 목사님과 주일학교 선생님들로부터 주일성수의 신앙과 새벽기도의 신앙과 순교신앙을 물려 받았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일요일마다 학교에 오라고 했지만 나는 일요일 날 학교에 간 일은 한 번도 없었다. 결국 월요일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로부터 벌을 받았고 때로는 정학까지 당했다. 그러나 나는 조금도 두려워하지도 흔들리지도 않았다. 주일성수 때문에 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주일성수의 신앙을 지키기 위해 12살 때 38선을 혼자서 뚫고 넘어 남쪽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나의 “장난꾸러기” 기질과 “막가 파” 기질이 다소 영향을 미쳤다고도 생각한다. 지금 돌이켜보아도 11살짜리 어린 소년이 주일 성수의 신앙을 지키기 위한 단 한 가지 이유와 목적 때문에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버지와 동생들을 북에 남겨두고 혼자서 38선을 뛰어넘은 것은 대단한 “모험심”과 “담력”의 결단이었다고 생각한다. 11살 때 혼자서 38선을 넘은 사건은 그 후 나의 한 평생의 삶의 스타일을 결정한 의미 있는 사건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이후 한 평생 현실적으로 분석하거나 계산하지 않고 근심 걱정 두려움 없이 없이 아무 계획 없이 “모험심”과 “담력”을 지니고 “막 뚫고 나아가면서” “막가 파”로 “즐겁게” 살아오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둘째로, 주소 하나 가지고 서울에 와서 이모님 집을 찾았고 그래서 이모님 집에서 살게 되었는데 부모님을 이별한 슬픔과 아픔을 지니고 밤마다 남 몰래 울면서도 나는 여전히 “장난꾸러기” 기질과 “막가 파” 기질을 지니고 “즐거운” 생활을 했다. 서울시 중구청에 가서 주민 등록을 하게 되었는데 구청 직원이 내 본이 어디냐고 물었다. 나는 내 본이 어딘지 모르고 살아왔기 때문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나는 얼떨결에 내 본이 “남양” 이라고 대답을 했다. 나는 평양에 있을 때 남양 군도에 사는 토인들이 등장하는 만화를 아주 좋아했는데 갑자기 “남양 군도”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김해” 김씨가 아닌 “남양” 김씨로 주민등록을 하게 되었고 평생 “남양” 김씨로 살게 되었다. 나는 서울에 오자마자 방산국민학교 5학년에 입학했다. 부모 없는 외로운 아이였지만 나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놀기도 잘 하는 행복한 아이로 자랐다. 주눅드는 일이 없었다. 친구들이 나를 아주 좋아했다. 친구들이 내가 행복한 가정에서 사는 것으로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5학년 때 반 친구 하나가 나를 놀렸다. 내가 북한 사투리를 한다고 나를 놀렸다. 그래서 나는 그 친구를 데리고 학교 뒤 마당으로 가서 그 친구와 싸움을 하게 되었다. “막가 파” 기질이 발동한 것이었다. 많은 친구들이 몰려와서 구경을 했다. 내가 싸워서 그 친구를 넘어뜨렸다. 내가 이겼다. 그래서 내가 더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것도 즐겁고 재미있는 일이었다. 서울에 와서 나에게 있어서 가장 기쁘고 즐겁고 감사한 일은 주일성수의 방해를 받지 않고 신앙생활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주일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교회에 가 있었다. 나는 방산국민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지만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국도극장 계림극장 대한극장 등에 들려서 “타잔” 영화나 “백 가면” 영화 등을 자주 보며 신나고 즐거운 시간들을 가지곤 하면서 “모험심”과 “담력”을 키워갔다. 서울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나의 “장난꾸러기” 기질은 여전했다. 국어시간에 두 손으로 망원경을 만들어서 선생님을 노려보다가 선생님에게 불려나가서 "은진 미륵 같은 놈이 그게 무슨 짓이냐?" 라고 야단을 맞기도 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6.25 전쟁이 일어나서 대구에 가서 3년 동안 살았는데 그 때도 신나고 재미있게 살았다.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잘했는데 신앙생활은 제일 열심히 했다. 학교에서도 교회에서도 친구들이 나를 아주 좋아했다. 나는 대구에 있는 동안 신앙생활을 아주 열심히 했는데 주일 아침과 저녁 그리고 수요일 저녁 예배는 물론 새벽기도를 빠진 일이 거의 없었다. 주일 날 공부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중학생 시절 3년 동안 대구에서 몇 달에 한 번씩 이 교회 저 교회에서 열리는 이성봉 목사님의 부흥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면서 너무나 깊은 은혜와 감동을 받았고 이성봉 목사님의 사랑과 기도를 많이 받으면서 너무너무 기쁘고 행복한 시간들을 가졌다. 금요일 철야기도를 하고 토요일 새벽 이성봉 목사님의 안수 기도를 받곤 했는데 기도 제목이 무엇이냐고 물으셨다. "좋은 목사님이 되는 것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나중에는 기도 제목을 묻지도 않으시고 "고 놈 기특하다"고 하시면서 좋은 목사님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해주셨다.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이성봉 목사님의 회개의 메시지는 나의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었고 은혜 사모의 메시지는 나의 삶을 유지하는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셋째로, 고등학생과 대학생 시절에는 서울에 와서 창동교회(후에는 대창교회로 이름이 바뀌어졌음)에 다녔는데 한국의 예레미야이셨고 한국교회의 기도운동과 부흥운동의 아버지셨던 김치선 목사님의 가르침과 사랑을 받으면서 기쁘고 행복하게 지냈다. 나는 주일 아침과 저녁과 수요일 저녁은 물론 새벽기도를 빠지지 않고 교회에 나와서 정성껏 예배 드리며 열심히 기도 드렸다. 나는 새벽기도를 마친 다음에 남산에 올라가서 30여분 동안 성경을 읽고 기도하고 집으로 내려와서 아침 밥을 먹고 서울 고등학교를 30여분 동안 걸어서 다니곤 했다. 김치선 목사님께서 인도하시는 부흥회는 관악산이든지 삼각산이든지 어디든지 따라다녔는데 대구 주암산 부흥회까지 따라다녔다. 매년 연초 마다 3일씩 금식 기도를 하라고 하셨는데 나는 빠지지 않고 참석하곤 했다. 교회에서는 고등부 총무의 일과 주일학교 교사의 일을 했는데 주일학교 선생님들과 집사님들과 장로님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나는 고등부 총무의 일을 하면서 성탄절 때마다 교회 근처인 남대문 지하에서 노숙하는 노숙자들을 초청해서 초청 잔치를 베풀곤 했다. 김치선 목사님께서 관악산에 기도원을 지을 때 산 아래서 산 위까지 큰 돌 열두 개씩 짊어지고 나르라고 했을 때 일부 신자들은 불평을 했지만 나는 내 몫으로 열두 개를 날랐고 어머니 몫으로 열두 개를 날랐고 아버지 몫으로 열두 개를 나르기도 했다. 순종도 “막가 파”식으로 했다고 생각한다. 나는 김치선 목사님을 너무너무 좋아하고 존경하고 사랑했다. 김치선 목사님의 말씀을 듣지 않으면 영혼이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김치선 목사님은 매일 새벽마다 “성령이여 강림하사 나를 감화하시고” 찬송을 부르며 울면서 회개의 기도를 드리셨고 성령의 은혜를 간절하게 사모하셨다. 그리고 2만8천 여 동네에 가서 우물을 파게 해 달라고 기도하셨다. 2만8천 여 동네마다 교회를 세우게 해 달라는 기도였다.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무조건 왕십리로 갔다. 왕십리에 우물을 파기 위해서였다. “막가 파” 기질이 발동했는지도 모른다. 토요일과 주일 왕십리 들판에 나가서 서울고등학교 학생의 교복을 입고 찬송을 부르면서 아이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설교를 했다. 아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른들도 모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는 천막을 구해다가 천막을 치고 천막교회를 시작했다. 「한양제일교회」라는 교회 간판을 달았다. 아이들 60여명과 어른들 40여명이 모였다. 내가 주일학교 설교도 하고 주일 아침 예배와 저녁 예배의 설교도 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시작한 보잘것없는 천막 개척교회였다. 그런데 어떤 젊은 엄마 교인이 이런 말을 했다. “우리 한양제일 교회가 제일 좋아요.” 내가 주일 오후 동네에 나가서 전도를 하곤 했는데 어떤 교인이 내가 천사같이 보였다고 말했다. 기분이 아주 좋았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현실적으로 분석하거나 계산하지 않고 근심 걱정 없이 계획 없이 목사님의 말씀만 순종하고 하나님만 믿고 의지하면서 “모험심”과 “담력”을 지니고 “막 뚫고 나아가면서” “막가 파”로 교회를 개척하고 철없는 목회를 2년 동안 했다고 생각한다. 사실 고 3때는 공부에 미쳐야 하는데 나에게 있어서 공부는 둘째 셋째였고 신앙생활과 전도 생활이 첫째였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서울대학교에 무난히 합격했다. 대학교 1학년 때도 왕십리에서 전도와 목회를 계속했다.』   
『넷째로, 나는 대학생 시절 군대에 가서 군 생활을 했는데 군대 생활도 “막가 파”의 기질을 지니고 “즐겁고” “기쁘게” 했다. 군 생활이 힘 들어서 군대에 가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논산에서 훈련을 받을 때 밧줄을 타고 높은 곳을 올라갔다가 내려오고 밧줄을 타고 타잔처럼 공중으로 날아가는 훈련이 있었는데 그것이 너무나 재미가 있어서, 어떤 사람들은 무서워서 몰래 빠지려고 하는 데, 나는 한 번 하고 다시 돌아와서 두 번씩 하곤 했다. 총 쏘는 것도 너무 좋아서 다시 돌아와서 두 번씩 총을 쏘곤 했다. 총알이 위로 날아가는데 엎드려서 기어가는 포복 훈련도 재미가 있었고 수류탄 던지는 일도 재미가 있었다. 결국 나는 논산에서 훈련 받는 것도 그리고 7 사단에 가서 군 생활을 하는 것도 “즐겁고” “기쁘게” 했다. 이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군법에 저촉되는 것이지만 조용히 한다. 7 사단에서 군 생활을 하는 동안 사병들이 즐거워하는 시간 중의 하나는 저녁에 누군가가 부대 밖으로 나가서 동네 가게에서 과자와 빵을 사가지고 와서 함께 먹는 시간이었다. 그런데 사병들은 저녁에 부대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장교만이 나갈 수가 있었다. 나는 가까이 지내던 군종 장교에게 장교님 군복과 모자를 좀 빌려달라고 했다. 그 군종 장교는 나처럼 장난끼가 있는 장교여서 나에게 군복과 모자를 빌려주었다. 나는 장교의 군복을 입고 모자를 쓰고 부대 밖으로 나가서 맛있는 것들을 사 가지고 들어오곤 했다. 부대를 지키고 있는 사병들이 나에게 깍듯이 경례를 하면 나는 모자를 눌러 쓰고 점잖게 답례를 하곤 했다. 좀 지나친 “장난꾸러기” 행위였지만 아주 재미가 있었다. 군에서 있었던 재미 있는 이야기는 여기서 줄인다.
나는 대학생 시절 4. 19 이후 사회가 혼란할 때 서울대 문리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새 생활 운동"을 일으킨 일이 있었다. 그 때 손봉호, 김상복, 이형기 친구들과 함께 검소하고 바르게 살자고 하는 "새 생활 운동"을 일으킨 것이었다. 서울대 문리대 학생 수백 명이 한 달 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울 시내와 외곽 지역의 다방과 극장과 요정과 댄스 홀 등을 찾아 다니면서 커피와 양담배를 마시거나 피우지 말자고 호소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며 커피를 마시지 않겠다고 말했고 양담배를 건네 주면서 피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요정이나 댄스 홀 출입을 삼가자고 호소했을 때 부끄러워하면서 거부하는 반응을 나타내 보이지는 않았다. 국회의원들은 불법으로 타고 다니는 자동차를 타지 말자고 호소했다. 국회 앞으로 가서 국회의원들의 불법 자동차들을 강제로 빼앗아 시청 앞에 수 십대를 모아놓기도 했다. 행인들로부터 수거한 양담배 더미를 광화문 네 거리까지 메고 가서 거기 쌓아놓고 불 태우며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순수한 마음과 “막가 파”의 기질을 지니고 “막 뚫고 나아갈 때” 어려워 보이는 일도 아주 잘 되는 것을 우리는 눈으로 목격을 한 것이었다.』 『다섯째로, 나는 12년 동안의 미국 유학 생활도 “막가 파”의 기질을 지니고 “즐겁고” “기쁘게” 했다.』 『여섯째로, 나는 유학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막가 파”의 기질을 지니고 적극적으로 재미 있고 즐겁게 했다.』 『일곱째로, 내가 유학생활을 마친 어디에 가서 무슨 일을 하여야 할지를 모르고 있었지만 “막가 파”의 기질을 지니고 아무 걱정도 하지 않으면서 뚫고 나아갔다.』 『여덟째로, 내가 귀국해서 목회와 교수 사역에 전념하고 있을 때 주일성수를 방해하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다가 남산 중앙정보부로 끌려가서 협박과 심문을 받았으나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막가 파”의 기질을 지니고 오히려 책망과 권면을 하면서 재미 있게 심문을 받았다.』 『아홉째로, 나는 1983년 7월 20일 아침 암스텔담역에서 여권, 비자, 비행기표, 여행자수표, 카메라, 성경책, 기행문이 들어있는 가방을 도둑맞았지만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막가 파”의 기질을 지니고 모든 것을 다시 만드는 재미 있는 경험을 했다.』 『열째로, 하와이 바람 산에서 내가 “막가 파”의 기질을 지니고 하늘을 정말 날려고 했었다.』 『열한째로, 이태리 베니스에서 마피아에게 붙잡혀 갔다가 신나에 도망쳐 나왔다.』 『열두째로, 평생 처음과 마지막으로 “안식년”을 얻어서 8개월 동안 미국 휘튼 대학교 빌리 그래함 쎈터에서 “막가 파”의 기질을 지니고 부족함이 없이 보람되게 지냈다.』 『열 셋째로, 내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막가 파”의 기질을 지니고 “소신껏” 말하고 “소신껏” 행동했다.』 『열 넷째로, 내가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했을 때 “막가 파”의 기질과 “모험심”과 “담력”의 기질을 지니고 “막 뚫고” 들어갔다.』 『열 다섯째로, 밀가루 300톤을 가지고 북한 개성으로 갈 때도 ‘막가 파’의 기질과 “모험심”과 “담력”의 기질을 지니고 “막 뚫고” 달려갔다.』 『열 여섯째로, 1,690톤의 감자를 사서 북한에 보낸 일도 잊을 수 없다.』 『열 일곱째로, 앞으로 내가 걸어갈 수도 있는 가난과 고난과 고통과 죽음의 음침한 골짜기도 “막가 파”의 기질과 “모험심”과 “담력”을 지니고 “막 뚫고 나아가면서” “즐겁고” “기쁘게” 걸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한 평생을 살아 가는 동안 여러 가지 불행한 일들을 만나게도 된다. 병에 걸리는 일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일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일찍 죽는 일도 있다. 가난과 고난과 고통과 죽음을 당하는 일도 있다. 우리는 그럴 때 괴로워하고 슬퍼하고 절망하며 원망하게도 된다. 그러나 성경은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라고 말씀한다. 욥의 인내를 배우라고 말씀한다(약5:11). 모든 염려를 다 하나님께 맡기라고 말씀한다(벧전5:7).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고 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고 분부한다(시37:5,55:22). 주님을 인해서 핍박을 받는 것이 기쁘고 즐거운 일이라고 말씀한다(마5:11,12). 나는 사랑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어릴 때 이별한 일과 그리고 불치의 병으로 고통을 당하다가 4살 때 세상을 떠난 어린 아들 철원이를 일찍 이별한 일 때문에 많은 슬픔과 아픔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 슬픔과 아픔이 보석이 되는 것을 발견했다. 슬픔과 아픔까지도 아니 핍박과 죽음까지도 감사와 기쁨의 조목이 될 수가 있다. 그래서 성프랜시스는 살았을 때는 “가난은 나의 애처이고 고난은 나의 스승”이란 고백을 했고 죽을 때는 “나의 자매 죽음이여!” 라는 고백을 했다. 손양원 목사님도 꼭 같은 길을 걸으며 꼭 같은 고백을 했다. 하나님께서 죄인들에게 베푸시는 망극하신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과 은혜를 죄인 중의 괴수인 나에게 베푸신다면 나도 주님과 누군가를 위해서 가난과 고난과 고통과 죽음의 음침한 골짜기도 “막가 파”의 기질과 “모험심”과 “담력”을 지니고 “막 뚫고 나아가면서” “즐겁고” “기쁘게” 걸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하였도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 만세의 왕 곧 썩지 아니하고 보이지 아니하고 홀로 하나이신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이 세세토록 있어지이다 아멘”(딤전1: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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