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내란음모 정치공작 공안탄압 규탄대책위’가 8일 정동 프란시스코 교육회관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인기 기자 |
국정원 내란음모 정치공작 공안탄압 규탄대책위(상임대표 이창복, 함세웅 등)는 8월8일(금) 오후 정동 프란시스코 교육회관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안정국을 획책하는 정부와 그 분위기를 조장하는 보수언론 및 보수성향 종교단체들을 성토했다.
특히, 4대종단 대표들이 7월24일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관련 구속자들의 석방을 호소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한 일을 두고 “한국 종교계가 좌경화되었다,” “국기를 흔드는 행위이며 혁명을 지원하는 행위이다” 등의 비난을 서슴지 않는 보수언론의 공격에 대해서 구속자의 가족과 종교계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 것이 기자회견의 주요 목적이었다. 이 자리에는 이창복 6.15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유시경 성공회 신부 등과 구속자 가족들이 참석했다.
주요 참석자들의 발언이 있은 후,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구속자 가족들의 호소문 낭독이 이어졌다. 가족들은 “현역 국회의원이 자신이 속한 정당 당원들에게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으로 인한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극복하고 분단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해 나서자는 강연을 했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 강연을 들었다는 이유로” 구속된 것의 부당함을 토로하고 이러한 “비정상의 사회”가 내란음모 사건을 조작해냈다고 지적하며 “정치범이자, 양심수인 7명의 구속자들이 ... 한 가정의 남편[과] 아이들의 아빠”로 돌아오도록 석방해줄 것을 호소했다.
아래는 호소문의 전문이다.
이석기의원 내란음모 구속자 가족대책위 호소문
따뜻한 봄이 오면 돈 많이 벌어서 돌아올 거라는 아이에게 한 약속은 봄과 여름 두 계절이 지나 가을이 들어서는 입구에서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아빠는 돈 그만 벌면 안 돼?라고 보채는 아이를 그저 미안한 눈웃음으로 다독이는 시간이 일 년이 되어 갑니다.
현역 국회의원이 자신이 속한 정당 당원들에게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으로 인한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극복하고 분단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기 위해 나서자는 강연을 했다는 이유로, 그리고 그 강연을 들었다는 이유로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아이들의 아빠들이 잡혀간 지 일 년이 되어갑니다.
아이 아빠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누구보다 그들이 꿈꾸어온 세상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낮은 곳에서 무엇을 희생하며 살아왔는지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지금의 현실이 억울할 따름입니다.
세입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법적 소송을 도왔고, 최초의 주민소환제를 이끌어낸 사람이며, IMF로 절망에 빠진 실업자들을 돕기 위해 일자리를 알선한 사람이며, 가난한 이들의 건강을 위해 의료생협을 만들던 사람이었습니다.
가난한 사람, 소외된 사람, 차별받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였던 꿈.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민주노동당부터 시작해서 통합진보당, 진보정당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윤일병에 대한 군대 내 살인, 김해 중학생 소녀에 대한 살해 사건을 접하면서, 자신과 다른 이들에 대한 차별,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에 대한 적대감과 공격, 자신이 가진 힘으로 다른 이들을 굴복시키는 폭력적 사회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자신과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정치적 박해가 용인되는 사회, 종북이라는 딱지 하나로 공공의 적이 조작되고 만들어지는 사회, 이 비정상의 사회가 만들어낸 유령이 내란음모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령을 조작해내고, 사람들의 공포와 적대감으로 유지되는 박근혜 정권이 만들어낸 정치범이자 양심수인 7명의 구속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이석기 의원을 비롯한 7명의 구속자들에게는 탄원서조차 허용되지 않는 증오의 사회를 바로잡아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1,000여 곳이 넘는 왜곡된 녹취록과 국정원 프락치의 조작된 증언으로 만들어진 괴물들을 한 가정의 남편으로 아이들의 아빠인 인간으로 되돌려주실 것을 간절히 요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