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개최된 WCC종교간대화 회의 참석자들 ⓒ사진제공=WCC |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종교간 갈등이 빈발하는 남아시아 지역에서 회의를 열고 역내의 정의와 평화를 공동으로 추구해야 할 이해당사자로서 기독교인들과 힌두교도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회의는 지난주에 낙푸르 소재 인도평화센터와 네팔 교회협의회의 협조로 네팔의 둘리켈에서 개최됐다. 회의에는 방글라데시, 인도, 네팔 출신의 종교지도자, 학자, 청년지도자, 신학자, 사회 및 환경운동가, 사회사업가, 선교단체 대표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에서 종교간 양자대화가 진행되면서 핵심적이면서도 논쟁거리가 될 만한 문제들, 특히 카스트와 성별에 따른 차별과 개종의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되었다.
인도의 시리아정교회 안디옥 및 전 동방 담당 대주교인 지바르기즈 모르 구릴로스는 “협의회는 관례를 깨는 진취성으로 충만했다. 과거에는 신학적 대화가 지성과 개념의 차원에만 머물러서 일반시민들의 현실과는 유리되어 있었다”라고 회의 분위기를 전하며 “정의와 평화의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다종교간 협력(diapraxis)에 초점을 맞춘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고 평가했다.
WCC 종교간 대화와 협력 프로그램 책임자인 브니엘 라즈쿠마르 박사는 회의 주제의 의미에 주목하면서 “회의 주제인 마르가-다르샨, 즉 ‘길을 찾기 위한 전망’은 ‘정의와 평화의 순례’를 위한 WCC의 소명과도 깊게 공명한다. ‘길’(마르가)이라는 은유적 표현은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려는 기독교인들과 힌두교도 양쪽 모두에게 적절하게 적용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의가 마르가-다르샨의 정신에 입각해 있기 때문에 평화가 조성되고 정의가 진작되는 세계를 전망하는 힌두교 및 기독교의 목소리가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모르 쿠릴로스 대주교는 “순례길에서 사람들은 함께 여행을 시작하면서 함께 식사하며 서로간의 벽을 넘고 짐도 없이 가볍게 여행한다. 그러므로 순례는 우리에게 사회적, 경제적, 생태적 정의를 지향하는 운동에 대한 전망을 제공한다”며 라즈쿠마르 박사의 발언을 거들었다.
인도평화센터의 카스타 딥은 “이번 회의는 기독교인들과 힌두교도들이 대화와 섬김을 통해 정의와 평화의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는 지혜를 공유하게 했다”라고 평가하면서 “다양한 영적 전통의 풍성하고 깊은 우물로부터 정의와 평화를 추구하는 원동력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이번 회의는 시의적절했고 의미심장한 활동이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