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교회 조원길 목사(80세)의 회고록 『五十川 銀魚처럼』 겉 표지. |
그가 술회한 목회인생은 “숱한 어려움”과 “하나님의 지극한 사랑의 손길”로 점철되었고 후진들에게 타산지석이 될 만한 경험들로 가득하다. 조 목사가 회고록을 집필한 목적도 바로 그것이다. 세세한 사건들도 자세히 기술함으로써 후진들의 행로에 조그마한 푯대가 되어주고자 한 것이다. 예를 들면, 현재 강준모 담임목사가 부목사로 일할 때 재정보고를 세밀하게 하는 것을 눈여겨보고 그의 정직과 성실을 높이 평가하는 기록이 눈에 띈다.
조 목사가 1975년 부임할 때 남성교회는 30평 정도의 가건물에서 예배드리는 70여 명의 신도들이 전부였다. 그는 그 교회를 현재 2,500여 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시켰다. 교회 성장의 배경에는 조 목사의 헌신적인 이웃사랑이 놓여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남현동 경로대학(93년 설립)의 노인 200여 명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96년부터는 목요일 아침마다 노숙자들을 교회로 초청해서 아침식사를 제공하며 목욕, 이발 및 피복 등의 편의를 제공했던 것이다. 이러한 이웃사랑은 극빈환자들의 병원비 부담, 안산 시화지구 외국인노동자 돌봄 사역, 교도소 재소자들에 대한 정신교육 및 영치금 차입, 해외선교 지원 등으로까지 확산되었다.
이러한 이웃사랑의 목회 방침에는 한신대 김재준 목사의 신앙지도가 한 몫을 했다. 조 목사는 김재준 목사가 명예보다는 맡겨진 양들을 “평생토록 떠나지 말고 충성”하라고 일러준 가르침을 충실히 따른 것이다. 그의 이웃사랑은 후임목사를 결정하는 데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현재 제3대 강준모 담임목사를 “신의 있는 목사”로 성장시켰고 자신은 협력목사로서 ‘화평한 교회’를 만들어 가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조 목사는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복음을 실제 생활 속에서 실천할 뿐만 아니라 목사직 세습이라는 불행한 관행으로부터도 거리를 두는 것이 한국교회가 걸어가야 할 정도임을 한국교회에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