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목) 오후 이진오 목사가 마포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이 목사는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전병욱 목사의 회개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사진=지유석 기자 |
성추행으로 삼일교회를 사임한 뒤 홍대새교회를 개척한 전병욱 목사가 기존에 제기된 성추행 혐의에 대해 일방적 주장이라는 논리를 편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온라인카페 <전병욱 목사 진실을 공개합니다>(이하 카페) 운영자이자 『숨바꼭질』 책임 편집자인 이진오 목사가 2월26일(목) 오후 서울 마포경찰서에 출석해 조사 받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현재 전 목사 측이 제기한 고소건은 총 세 건. 한 건은 『숨바꼭질』 출판에 따른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과 모욕이다. 다른 두 건은 인터넷 카페 게시물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및 모욕 혐의를 씌웠다. 전 목사 측으로부터 피소된 피고소인은 모두 합쳐 18명에 이른다. 고소인 명단에는 전 목사는 빠지고 황 모 목사, 이 모 씨, 박 모 씨, 안 모 씨 등 홍대새교회 측 교역자와 신도들의 이름이 올려져 있다. 그러나 마포경찰서 사이버수사대 담당 수사관은 “전 목사에게 연락을 취해 고소내용 동의여부를 물었고, 이에 동의했다”고 밝혀 전 목사가 고소 내용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 목사 측은 『숨바꼭질』 및 카페에 공개된 전 목사 성추행 피해사례와 관련해 “피해자를 자칭한 여신도의 일방적 진술”이며 “진실과 다르게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 측은 당회발표에 명시된 ‘구강성교’와 성중독 치료비 1억 원 수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이를 밝힌 삼일교회 이광영 장로와 나원주 장로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또 고소장에 일부 피해자들의 증언이 사실과 맞지 않으며 삼일교회 부임 이전부터 전 목사와 지근거리에 있었던 이 모 집사의 증언에 대해서도 허위라고 적시했다.
전 목사 측은 그러면서 “성도가 80여 명에 불과했던 삼일교회에 부임해 약 17년 동안 삼일교회 부흥을 위하여 열과 성을 다했으며 (중략)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고 때로 모든 일을 완벽하고 지혜롭게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피고발인들이 말한 것처럼 크나큰 과오를 저지른 적은 없다”고 밝혔다.
삼일교회, 교세 위축 때문에 전병욱 적으로 돌려?
▲26일(목) 오후 이진오 목사가 전병욱 목사 측의 고소고발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마포경찰서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
이어 피고발인 측이 2009년에 불거진 성추행 의혹을 5년이 지난 2014년 『숨바꼭질』 발간으로 다시 부추기려는 의도가 “삼일교회가 새 담임목사 부임 이후 성도가 25,000명에서 11,000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등 교세가 날로 악화되는 와중에 전 목사가 홍대새교회를 개척하자 교인 수 감소로 인한 위기를 전병욱을 외부의 적으로 상정함으로써 극복하려는데 있다”고 강변했다. 즉 전 목사에 대한 성범죄 폭로가 삼일교회의 사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는 취지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진오 목사는 “전 목사 측 논리는 정의의 기준이 피해자의 인권에 대한 감수성보다 교회성장에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성장주의 논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어느 날 주변에 대형마트가 생기면 인근 상인들이 어려워진다. 경제민주화의 관점에서는 타당한 시각이다. 그러나 이런 논리를 들이대 고소를 제기한다는 건 교회가 교회임을 포기했다는 뜻”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이 목사를 신호탄으로 피고발인들이 줄줄이 경찰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우선 대상자는 삼일교회 이광영 은퇴장로, 나원주 장로, 권대원 씨, 이미정 씨 등이다. 이 목사는 “이번 소송에 대해 끝까지 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목사를 비롯한 피고소인단은 오는 3월10일(화) 오전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고소사실, 고소 내용, 향후 대응 등의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