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배 교수 ⓒ베리타스 DB |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이 100주년을 맞이하여 ‘백주년기념 연속강좌’를 기획했다. 5월12일(화) 민경배 교수가 그 강연의 시작을 알렸다. 민 교수는 “연세신학 100년과 글로벌 시대”라는 제목으로 신과대학 채플실에서 오후 5시부터 강연을 진행했다.
민 교수는 자신의 연세대학교 입학(52년) 이야기로 시작해서 연세대학교의 역사를 중심으로 강연을 전개했다. 그에 따르면, 연세대학교는 조선기독교대학으로 시작하였으나 다른 모든 선교부와 교단들의 극심한 반대와 오해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기적적으로 학교설립 인가를 받은 뒤 어두운 조선 땅의 한줄기 빛과 같이 우리나라의 교육을 재건하고 그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데 기여했다. 두드러진 업적은 연세대 교수들이 한글의 문법을 체계화하여 학문적 이용의 터를 닦은 일이다. 그리고 신학과가 중심이었으나 농과, 상과, 이과 등의 대학도 설립하여 대학교육의 다양성과 내실화를 기하였다. 애초에 모든 학생을 성직자로 만드는 것을 소명으로 설립된 대학이었기 때문에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대학원으로 연세연합신학대학원을 설립한 것도 교육사에 있어서 큰 업적 중의 하나이다. 연합신학대학원은 감리교, 장로교, 침례교 등 모든 교단이 연합하여 설립되었고 각 대학의 우수한 인재들을 모아 신학을 가르친 뒤 사회와 교회의 각 분야에서 각자의 소명을 다하도록 교육했다. 이처럼 연세 신학은 한국 교회에서 시대적 사명을 감당해 왔다.
민 교수는 “앞으로 세계는 다시 한 번 신학-기독교에 의해 인도 받을 것이다”라는 맥아더 장군과 타임지의 주장을 언급하면서 “우리의 길은 앞에 있고 연세의 목표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인재를 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주장은 우리나라가 2050년에 2위의 대국이 된다는 골드만삭스의 예측에도 근거를 두고 있다. 이에 한국 사회의 위상과 시대적 소명을 인식하고 한국 기독교의 역할을 타당하게 수행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당부가 뒤따랐다.
그는 특히, “한국 기독교는 세계 기독교를 살리고 대표하고 끌고 가며 세계 기독교를 혼합시킨다”라며 현대 기독교에서의 한국 교회의 정체성과 소명을 강조했다. 민 교수는 이와 같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인재를 기르는 곳이 연세임을 역설하면서, 연세라는 교명에 ‘세계로 뻗어 나간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라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연세의 역사와 더불어 한국교육과 교회의 역사를 생각해볼 때, 우리는 숙연해진다. 현재 내가 분투하고 있는 문제들을 넘어서 우리의 역사와 미래를 성찰할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자신과는 많이 다른 타인을 위해서 끊임없이 희생하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했던 선교사들과 연세의 에큐메니칼 정신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한국교회 아니, 한국이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국사회와 교회의 현 상황은 서로 소통하며 타인을 이해하려는 시도보다는 각자와 각 교단의 이익을 위한 분리와 분쟁에 급급하고 있다. 희생과 사랑의 에큐메니칼 정신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에큐메니칼 정신은 비난과 정죄가 난무하는 현실 속에서도 결코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교회는 역사의 마지막 장에 가장 중대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이다. 이제 우리는 민 교수의 말처럼 우리의 길이 앞에 있음을 직시하고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는 인재가 되는 시대적 소명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한국교회도 분파주의를 떨치고 세계로 뻗어나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연세 신학이 그 시대적 소명에 중요한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