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죽음과 부활 그리고 영생: 기독교 생사관 깊이 읽기』를 펴낸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지난 16일(목) 북토크를 가졌다. ⓒ사진=지유석 기자 |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본지 자문위원)가 신간 『죽음과 부활 그리고 영생: 기독교 생사관 깊이 읽기』(청년사, 2015)을 낸 가운데 7월16일(목) 오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 홀에서는 신간 출간기념 북토크 행사가 열렸다. “삶이 묻고 죽음이 답하다”는 주제로 진행된 북토크에서 저자인 김경재 교수는 “사후생은 ‘앎’이라는 논지를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북토크를 시작하면서 죽음을 접한 계기를 전했다. 김 교수는 “열네 살 즈음이던가, 한국전쟁이 일어나고 나서 육군 중위였던 맏형이 전방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투포환 선수였고 키가 컸던 모습은 없고 한 줌 재로 돌아온 형님을 보면서 죽음이 실감나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죽음이라는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대학에 진학해 어떤 학과를 선택하고 어떤 인생을 살아갈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이런 것이 신학을 선택한 한 가지 중요한 이유였다”고 고백했다.
이번에 나온 신간 역시 죽음에 대한 문제의식이 투영된 결과물이다. 김 교수는 자신의 신간에 1) 성경에 나타난 무지개 색상 같은 죽음, 부활, 영생관을 통전적으로 이해하기 2) 서구 지배철학 및 동양 고등종교와 비교할 때 기독교적 사생관의 특징을 드러내기 3) 계몽시대 이후 지식인을 지배하는 ‘물질주의적 실재관, 인생관, 죽음관’ 극복하기 등 3가지 문제의식을 담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특히 기독교의 사생관을 △ 고대 이스라엘 △ 플라톤의 이원론 △ 영지주의 △ 유대교 묵시종교문학 등 4층으로 분류, 해설했다면서 “모든 층위의 뿌리는 기독교적 사생관을 토양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김경재 교수는 죽음 연구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지의 논지를 빌려 죽음 이후에 대한 인류의 체험 이야기가 "'믿음'이 아니고 '앎'의 문제로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지유석 기자 |
김 교수가 강조점을 둔 부분은 또 있다. 바로 “기독교적 사생관 및 영생관은 일반 고등종교 및 형이상학적 철학사상과 근본적으로 다른 신앙고백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없는 것을 있게 하시는 창조주 하나님”(롬 4:17)과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전능자 하나님”(창 17:1), “긍휼과 인자하심이 본질이신 하나님”(시 25:6) 등은 기독교적 사생관·영생관을 받치는 말씀들이다.
김 교수는 이어 죽음 연구가로 잘 알려진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논지를 끄집어낸다. 퀴블러 로스의 논지는 “죽음 이후에 대한 인류의 체험 이야기는 ‘믿음’이 아니고 ‘앎’이란 문제로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정통주의의 사상가들은 임사 체험 혹은 근사 체험을 부정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신정통주의자들은 “이런 체험들은 뇌세포에 남은 잔상일 뿐이며 인간은 탄생과 죽음 사이에 갇힌 존재다. 죽음 이후로 생을 지속시키려는 것은 성서적 인간관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신정통주의자들의 견해는 “‘오관으로 인식되지 않는 것은 앎의 영역 밖이다’는 칸트의 불가지론에 영향 받은 결과”라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신비체험은 일상 언어로 표현 못하지만 이해 가능한 앎의 요소가 있다”는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주장을 들며 다시금 퀴블러 로스의 논지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