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베리타스 DB |
정부-여당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려는 가운데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전 국사편찬위원장)가 10월8일(목) <경향신문> 기고를 통해 “친일, 독재를 미화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 명예교수는 황우여 교육부 장관에게 보내는 서한 형식의 기고를 통해 “국정제도는 한 종류의 교과서에 정부가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제도인 까닭에 정권이 원하면 얼마든지 역사를 좌우, 개폐할 수 있는 위험한 제도”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일반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명예교수는 이 같은 정책이 외조부의 전범 경력을 미화하려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같은 맥락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교과서와 관련, 박 대통령의 이름이 우리가 그토록 비난해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동렬에서 거론된다는 것이 국민으로서는 부끄럽다”며 “그동안 일본의 교과서를 비판해온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뭉개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명예교수는 끝으로 역사교과서 관련 “첫째, 학문의 자유를 보장하고 역사 연구와 교육의 전문성을 인정하며, 둘째, 역사해석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셋째,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역사교육을 해야 하며, 넷째 다양한 교재의 자율적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UN권고를 제시하면서 황 장관에게 “국제적 충언에 귀를 기울여 정부가 쫓기듯이 어떤 결단을 내리지 않도록 주무 장관께서 결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 명예교수와 황 장관은 장로이면서도 상이한 길을 걸어왔다. 이 명예교수는 진보진영의 역사학자로 1970년대 유신, 군부독재를 비판했고,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반면 황 장관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충무성결교회 수석 장로로 시무해 왔고, 한국기독교총연합(한기총)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 1980년 대표적인 공안사건 가운데 하나인 학림사건의 판사 이력이 있어 공안판사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니기도 했다.
출처 : 이만열 명예교수 경향신문 기고문 <바로가기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