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월)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육위원회 주최로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가운데는 교육위 위원장인 김종선 사관. ⓒ사진=지유석 기자 |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대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육위원회(교육위, 위원장 김종선 사관)은 10월12일(월)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화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연대발언에 나선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은 “국정교과서 시행시기는 2017년으로 새정권이 들어서는 해다. 정권 교체 여부에 대해선 잘 모르겠지만 그때가면 방침이 또 바뀔 것”이라면서 “현정권은 국정화를 힘으로 밀어 붙이고 있다. 어떻게 무한한 역사를 유한한 정권의 입맛에 맞게 바꾼단 말인가?”하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역사학자의 90%가 국정화에 반대한다. 또 국정교과서 집필자들은 역사학계의 주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 전 총장은 이어 “성서가 위대한 점은 허물이나 부끄러움을 사실 그대로 역사화한 데 있다”며 “과거에 허물이 있더라도 이를 역사화해 반면교사로 삼고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기독교계가 모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건 아니다. 특히 보수교단 연합체인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양병희)는 지난 7일(수) “대한민국의 뿌리를 흔드는 좌편향적 역사교과서가 판을 치고 있다”며 정부 입장을 두둔했다. 이에 대해 NCCK 교육위 박경양 목사는 “현행 검인정 교과서는 이명박 정권이 마련한 기준을 통과한 것”이라면서 “검인정 교과서가 문제라면 이전 정권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12일(월)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교육위원회 주최로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린 가운데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이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지유석 기자 |
윤 전 총장도 “정확한 사실을 갖고 좌편향이라고 주장해야 한다. 특정한 대목을 문제 삼아 좌편향이라고 매도하는 일은 위험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우리가 북한과 비교해 우월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비단 경제력뿐만 아니라 인식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 있고 그 중에서 중요한 것이 역사”라고 꼬집었다.
이런 목소리에는 아랑곳없이 정부는 이날 국정교과서를 강행했다. 교육부는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를 검정에서 국정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발행체제 변경 방안>을 발표했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역사교과서 발행제체 개선방안은 역사적 사실 오류를 바로잡고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쟁을 종식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국민통합을 이룩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맞서 NCCK 교육위는 “향후 추진되어가는 과정에 따라 역사학계, 시민사회와 발맞춰 나가면서 연대하고 함께하여 대처해 나갈 것”이라는 방침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