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역사에서 배우다』 겉 표지. |
예배는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이들 모두의 삶 자체다. 그러나 예배를 제대로 이해하고 참여하는 기독교인은 많지 않다. 오히려 예배 시간에 맞춰 자리를 채운 다음, 강단에서 이뤄지는 목회자의 설교에 무조건 ‘아멘’ 하는 것이 예배의 전부인 줄 아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케냐에서 선교사로 사역 중인 주종훈 박사는 신간 『예배, 역사에서 배우다』에서 초대교회의 예배 형태와 현대의 예배들을 비교하면서 예배의 구성 요소가 가지는 의미를 밝히고 좀 더 바른 예배가 무엇인가를 다각도로 알려준다.
이 책의 장점은 이제껏 몰랐던 예배의 원리와 형성과정을 역사와 성경을 통해 비춰주는데 있다. 다시 말하면 지금 교회에서 행해지는 예배 형식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지 일깨워준다는 뜻이다. 그러나 예배의 역사를 단순한 연대기 식으로 알리지 않는다. 그보다 이 책은 역사를 통해 지금 예배가 무엇을 잃고 있는지, 혹시 예수를 잊어버리고 얄팍한 성공을 위한 의식으로 예배가 타락한 건 아닌지를 돌아보게 한다.
3세기 로마 기독교인들의 예배를 살펴보자. 저자에 따르면 3세기 로마 기독교인들은 “주일에 모여 실천하는 공동체의 예배 참석을 기독교 예배의 전부로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은 “이미 3년 동안 말씀을 배우고 자신의 삶의 방식을 통해 그리스도와 교제하고 연합하는 방법을 익힌” 사람들이다. 과연 이들의 신앙은 어떻게 표현됐을까?
“... 당시 기독교인들은 매주 성찬을 받기 위해서 이미 기독교인으로서의 신앙고백을 삶으로 드러내고 검증 받은 자들이었습니다. 고아와 과부를 돌보고 아픈 이들을 섬기는 일과 같은 모든 선한 일을 신앙고백의 확증으로 삼았습니다. 입으로만 그리스도를 고백한 것이 아니라 삶으로 그리스도를 고백하는 법을 익힌 자들이었습니다. (중략) 그리스도를 삶의 모든 시간 동안 기억하는 삶을 살며 함께 모여 성찬을 통해 삼위 하나님을 예배했습니다. 일상에서 그리스도와 동행하고 주일마다 함께 모여 거룩한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가장 아름답게 고백하고 표현했던 것입니다. 그들에게서는 단지 주일 예배 한 번으로 삶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는 논리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본문 82쪽)
책에 대한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로고스서원 연구원이자 부산반석교회에서 시무하는 정현욱 목사는 서평을 통해 “이 책은 지금까지 간과하고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고 있는 예배에 대해 알려 준다. 예배에 목숨걸어야하고, 예배에 성공하라하는 현대 목사들의 우격다짐식의 강요가 아닌 역사를 통해 배우는 진솔한 예배”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