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번동에 소재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삼일교회 입구. ⓒ베리타스 DB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총회장 최부옥, 이하 기장)가 지난 20일 삼일교회 강제철거 집행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기장은 이 성명에서 "삼일교회 강제철거 집행은 명백한 성소(聖所)침탈의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성소(聖所)가 도시재개발사업이라는 탐욕스런 발길질에 무참하게 파괴되었다는 사실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으며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기장은 이어 "우리 교단 소속의 교회 중에는 삼일교회처럼 재개발 문제로 씨름하고 있는 교회들이 더 있는 바, 이번 삼일교회 성소침탈 사건을 막중하게 다룸으로써 다시는 이 같은 만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 총회는 하나의 믿음, 하나의 교회의 신앙고백 안에서 삼일교회와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장은 "이번 강제철거로 인해 크나큰 충격을 받고 낙심에 처한 삼일교회 성도들을 기억한다"며 "성심을 다해 섬겨온 교회가, 더군다나 새 성전을 봉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예배당이 쇠망치에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을 때, 성도들의 마음도 무너져 내렸다. 우리 총회는 이 땅의 모든 교회와 함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삼일교회 성도들을 위로하며,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18일(수) 오후 삼일교회에는 법원 집행관들이 들이닥쳐 교회 물품과 시설 일체를 들어내는 등 강제철거가 이뤄졌다. 이번 강제철거는 이 교회 담임 하태영 목사와 ‘삼일교회 존치를 위한 특별위원회’(존치특위)가 조합 측과 교회 존치를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던 와중에 발생한 사건이라 충격이 더 컸다.
이에 기장은 "녹번1-2구역 조합장은 분명히 협상 진행 중에는 철거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해놓고, 앞으로는 협상하는 척하며 뒤로는 야만적인 일을 한 것"이라며 "사업시행권자인 은평구청과 주택재개발조합 그리고 시공사인 삼성물산('용산참사' 관련 시공사)이 합작해서 벌인 일"이라고 했다.
기장 정의평화선교부는 11월 22일(일) 오전 11시에 삼일교회 앞 길가에서와, 오후 3시30분에 은평구청 앞 광장에서 <삼일교회 강제철거 대책을 위한 긴급기도회>를 가졌다. 총회는 이 기도회를 시작으로 이번 성소침탈 사건에 대응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기장 정의평화선교부는 11월 22일(일) 오전 11시에 삼일교회 앞 길가에서와, 오후 3시30분에 은평구청 앞 광장에서 <삼일교회 강제철거 대책을 위한 긴급기도회>를 가졌다. 총회는 이 기도회를 시작으로 이번 성소침탈 사건에 대응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삼일교회 불법 강제철거 집행에 대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성명]
녹번동 재개발 구역, 삼일교회 강제철거 집행은 명백한 성소침탈
“너희는 선행을 배우며 정의를 구하며 학대 받는 자를 도와 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 (이사야 1:17)
녹번동 재개발 지구가 사업시행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부터 삼일교회는 재개발조합으로부터 일방적인 명도 소송을 당하는 등, 교회 존폐의 위기 속에서 가슴 조이면서도 굳건히 싸워왔다. 조합으로부터 “종교활동 불가”라는 말도 안 되는 통보를 받은 상황에서, 서울노회가 “삼일교회 존치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조직·활동하여 대토부지를 약속받고 건축비와 이전비 등의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듯하였다.
그런데 지난 11월 18일(수), 법원 집달관들이 갑자기 들이닥쳐 교회 물품과 시설 일체를 들어내고 교회당을 폐쇄시키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노란옷을 입은 (주)티앤티 용역들이 교회입구를 가로막아 삼일교회 담임 하태영 목사를 비롯하여 시무장로조차 교회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강제철거를 지켜봐야 했다. 녹번1-2구역 조합장은 분명히 협상 진행 중에는 철거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약속해놓고, 앞으로는 협상하는 척하며 뒤로는 야만적인 일을 한 것이다. 사업시행권자인 은평구청과 주택재개발조합 그리고 시공사인 삼성물산('용산참사' 관련 시공사)이 합작해서 벌인 일이다.
도시재개발이라는 장밋빛 환상 뒤에 감춰진 재앙이 급기야 삼일교회에까지 이르렀다. 자본과 권력의 유착으로 가난한 서민들의 삶은 나날이 황폐해지고, 재벌만을 살찌우는 도시재개발 사업의 횡포가 기어이 우리 총회 소속의 교회에까지 미치게 되었다. 우리 총회는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받드는 예언자의 신앙으로, 재개발로 쓰러져가는 소속 교회들을 지키고, 사회적 약자가 온전하게 법의 보호를 받는 민주사회를 이어가도록 구체적인 실천을 다짐한다.
이번 삼일교회 강제철거 집행은 명백한 성소(聖所)침탈의 사건이다. 성소(聖所)가 도시재개발사업이라는 탐욕스런 발길질에 무참하게 파괴되었다는 사실은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으며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교단 소속의 교회 중에는 삼일교회처럼 재개발 문제로 씨름하고 있는 교회들이 더 있는 바, 이번 삼일교회 성소침탈 사건을 막중하게 다룸으로써 다시는 이 같은 만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대처해 나갈 것이다. 따라서 우리 총회는 하나의 믿음, 하나의 교회의 신앙고백 안에서 삼일교회와 함께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강제철거로 인해 크나큰 충격을 받고 낙심에 처한 삼일교회 성도들을 기억한다. 성심을 다해 섬겨온 교회가, 더군다나 새 성전을 봉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예배당이 쇠망치에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을 때, 성도들의 마음도 무너져 내렸다. 따라서 우리 총회는 이 땅의 모든 교회와 함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삼일교회 성도들을 위로하며, 적절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삼일교회가 다시 온전하게 세워지고, 삼일교회 성도들이 새 성전에서 기쁨으로 첫 예배를 드리는 그 순간까지 함께 할 것이며, 고난을 함께 나누는 연대를 통하여 신앙인의 신실한 책무를 다해갈 것이다.
-불법적 강제철거 배후인 시공사 삼성물산 규탄한다!
-삼일교회 성소침탈 시행사와 재개발조합은 즉각 사과하라!
-주택재개발조합은 삼일교회와의 협상을 성실히 이행하라!
-재벌독식 민생파탄 도시재개발 전면 재고하라!
-관할 은평구청은 시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라!
2015년 11월 20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최부옥 목사
총회 교회와사회위원장 김경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