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사편찬위원장 이만열 박사(숙명여대 명예교수)가 7일 오후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세미나실에서 “해방기의 역사쟁점과 기독교”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베리타스 DB |
기독교사단체인 좋은교사운동(대표 신병중)이 주최하는 <기독교사를 위한 역사 특강>이 12월7일(월) 용산구 소재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세미나실에서 마지막 강연시간을 맞았다. 이번 강연은 1차 강연을 맡았던 이만열 숙명여자대학교 명예교수가 진행했으며 주제는 “해방기의 역사쟁점과 기독교”(2)이다.
해방기 기독교의 역사쟁점은 식민잔재의 청산, 분단의 극복, 민주정부의 수립 등 세 가지가 존재한다. 이 교수는 1차 강연에서 식민잔재의 청산과 분단극복의 문제를 다룬 반면에, 이번 강연에서는 민주정부의 수립에 중점을 두었다.
해방 후 한국 기독교의 국가 재건 운동은 세 개의 노선으로 나뉜다. 조선기독청년회전국연합회를 중심으로 한 중도파, 기독교민주동맹 중심의 좌파, 이승만 지지의 우파가 그것이다. 이후 세 개의 노선은 신탁통치 찬성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는다. 좌파는 미국과 소련을 주축으로 한 신탁통치를 지지한 반면 우파는 강력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신탁통치를 둘러싼 각 노선간의 대립은 이내 남한 내의 단독정부 수립여부에 대한 의견대립으로 확대된다. 이승만을 지지하는 우파 세력은 단독정부 수립에 찬성한 반면, 좌파와 중도파는 반대하는 입장에 서 있었다. 남한의 교회는 단독정부와 남북협상 노선의 갈등 국면에서 이승만의 단독정부 노선을 지지했고, 결국 중도파와 좌파의 교회 내 입지는 거의 사라지게 된다. 단독정부 수립에 강하게 반대하던 김구와 김규식을 중심으로 하는 중도파는 남북협상의 실패와 김구의 암살로 이내 소멸되고 만다. 결과적으로 남한 교회는 우파로 편향되기에 이른다.
단독정부 수립이 확정된 이후에는, 여러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기독교적인 국가를 재건하려는 노력들이 이루어졌다. 이승만뿐만 아니라 김구와 김규식은 ‘성서’와 ‘그리스도’라는 반석 위에 나라를 세울 것을 주장했다. 이처럼 해방이후 정치를 이끌었던 핵심 인물들 중 상당수가 독실한 크리스천이었고, 이는 대한민국 정부 초기부터 기독교가 새 나라의 제도와 사회 속으로 깊이 스며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실제로 초기 정부 고위직에는 기독교인이 상당히 많았다. 당시 신자 비율이 5%에도 못 미치는 상황 속에서 초대 국회의원 중 약 21%가 개신교인이었고, 행정부처 내에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산재해 있었다.
이와 같이 초대 정부에서 기독교적 가치에 토대를 둔 국가 재건을 주장한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기독교 국가로 알려진 미국을 통해 해방이 이루어진데다 미군정의 통치가 이어진 상황은 기독교인들이 현실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또한 공산주의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던 상황 속에서 기독교가 민주주의의 정신적 기반이라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퍼지게 됐다. 그리고 기독교적 배경을 가지고 있었던 ‘3영수’를 비롯한 해방 후의 정치지도자들에 의해 조성된 열띤 국가 재건 분위기 등도 기독교적 가치에 토대를 둔 국가 재건을 가능하게 했다.
글/ 신경택 (객원기자/ 연세대 신학과 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