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장로님은 십일조를 떼먹다가, 그 부인이 유방암 걸려 수술을 몇 번을 했대요."
K교회 K원로목사가 최근 십일조를 강조하면서 설교 중 내뱉은 말이다. 교계 한 인터넷 언론에 따르면, 이 목사는 지난 2010년 뉴욕의 모 기독교 방송사에서 십일조가 구원의 문제와 직결된다고도 강조한 바 있다.
바야흐로 성직자의 공포 정치가 계속되고 있다. 성직자가 신앙의 이름으로 십일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현세에서의 질병, 상해 등의 고통을 넘어 내세에서는 천국행 티켓마저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직자의 공포 정치 이면에는 항상 "조건"이 수반되어 왔다. 율법적인 목회 스타일을 고수하는 이 같은 성직자는 남도 속이고 자신도 속이는 방식으로 구원과 맞닿아야 할 "무조건적인" 십자가 대신에 슬그머니 "조건적인" 행위[십일조]를 위치시킨다. 하여 구원은 십일조가 되고 십일조는 구원이 되는 효과를 일으켜 공포 정치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구원에 관한 한 "오직 믿음으로만"의 종교개혁 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셈이다.
이 같이 K목사가 십일조를 구원의 맥락에서 강요하는 데 대해 네티즌들의 반발은 거센 상황이다. 특히 홍주민 박사(디아코니아연구소 소장)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국교회의 십일조 구원 이데올로기는 사기술에 불과하다"며 "차라리 그 돈으로 진정한 의미의 디아코니아, 이웃사랑실천을 하라. 구원의 길은 거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홍 박사는 앞서 성직자의 이러한 통치 기술이 하나님을 욕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K목사는)사기꾼의 전형을 보여준다"며 "하나님을 돈독이 바짝 오른 머니홀릭으로 설교하는 바알사제의 전형이다.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여 하나님을 언급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차 "십일조는 구원과 무관하다"며 "마태 25 최후심판비유를 보라. 하나님은 마지막 날에 십일조를 내었는가가 아니라 약자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실천을 하였는가로 구원의 당락을 결정한다"고 역설했다.
하나님을 돈독 오른 빚쟁이로 만들지 말고 청지기 정신의 신앙생활로 약자를 돌보는 데 마음을 쓰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흥미롭게도 공포 정치의 전형을 보여주는 K목사는 세습 1세대 목사가 되어 교회 사유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청지기 정신의 신앙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