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수도 나이로비는 관광지로 각광 받는 도시 중 하나다. 그러나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5km 떨어진 ‘키베라' 슬럼가는 나이로비의 이면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이곳의 총 면적은 2.5km2, 인구는 2009년 센서스 기준 17만 명이다. 그러나 케냐에서 구호활동을 펼치는 비정부기구들은 약 50만에서 100만으로 추산한다. 나이로비 인구가 약 330만 명이니까 어림 잡아 나이로비 시민 여섯 중 한 명은 키베라에 거주하는 셈이다. 그리고 키베라 거주지 두 명 중 한 명은 실업 상태고, 나머지 한 명은 하루 1달러(한화 1,200원)에도 못 미치는 저임금 노동에 종사한다.
이곳 상황은 열악하기 그지 없다. 양철로 지붕을 인 판자집이 빽빽히 들어섰고, 그 사이로 성인 남자 한 명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길이 구불구불하게 나 있다. 길 주변은 온통 오물로 뒤범벅이고, 악취가 진동한다. 무엇보다 키베라는 치안이 불안하다. 지구 안으로 들어가려면 무장 경찰의 호위를 받아야 한다.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에도 무장 경찰 2명과 함께 했다.
최근 이곳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거주자를 중심으로 양배추, 옥수수 같은 지역 농산물 판매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케냐 정부가 운영하는 주거환경 개선 프로그램에 참여해 일자리를 얻기도 한다. 영국 BBC에 따르면 2014년 11월 해당 프로그램을 시행했고, 이후 2015년 2월 기준 3,500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일자리를 얻었다.
한국인 선교사 역시 이곳에서 선교사역을 펼치는 중이다. 공인현 선교사는 지난 2003년부터 급식사역을 시작했다. 이어 2009년엔 지구 내 ‘세비어 킹 아카데미'(Savior King Academy)를 세워 아이들을 교육시켰다. 그러나 키베라 지역의 거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선 더 많은 외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