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대형교회 ANC온누리교회에서 시무하다가 부산의 호산나교회 담임목사 청빙 제의를 수락한 유진소 목사. 그가 정든 ANC온누리교회를 떠나 호산나교회로 가기로 결심을 굳힌 이유는 뭘까? 유진소 목사는 지난 5일 미주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호산나교회의 청빙을 수락한 이유를 밝혔다. 해당 인터뷰 기사는 8일 보도됐다.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진소 목사는 "교회를 너무 사랑해서 떠난다"면서 "나중에 퇴임하면 다시 이민교계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 목사는 "3월이면 20주년"이라면서 "개척 때도 그랬지만 '롤모델'이 되는 교회가 됐으면 했다. 조금 건방지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다른 교회를 깨울 수 있는 그런 교회를 마음에 품어왔다. 롤모델의 역할로 마지막 방점을 찍는 게 '떠남', 리더십의 교체"라고 말했다.
유 목사는 이어 "오늘날 이민교회에서 얼마나 많은 교회가 원로목사와 후임 사이의 갈등으로 고통을 겪나. 나는 내가 떠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이 교회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민교회는 1세 목회자가 하기 힘든 어떤 한계 같은 게 있다. 영어가 많이 부족한 건 아니지만 언어 문제가 그랬다. 그래서 2011년에 1.5세인 김태형 목사를 세워 '공동목회'라는 시스템으로 갔다"면서 "그러나 그때부터 내 스스로 갈등이 시작됐다"고 유 목사는 전했다.
그러면서 유 목사는 "이 교회에서 어느새 나는 중요한 인물이 됐다. 쉽게 말해 ANC온누리교회 하면 '유진소 목사'였다. 교인들도 내가 강단에 올라오면 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았다. 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컸다"면서 "이게 우리 교회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교회는 새로운 출발과 변화가 필요했다. 고민하며 기도하는 가운데 사역을 놓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호산나교회와 ANC온누리교회에 대해 "사실 교회 규모로 보면 별 차이는 없다"면서 "나는 이제 55세로, 호산나교회 정년이 65세다. 10년 정도의 시간만 주어졌다. 난 잃을 게 없지 않나. 한국교계가 어려운데 이럴 때 목사로서 본을 보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래서 더 가슴이 뛴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호산나교회에 대해서는 "그 교회가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라 들었다. 안정을 추구하고 다음 세대를 위해 다음 지도자를 잘 세우는 역할을 요구하는 게 아닐까. 이곳에서 김태형 목사를 공동목회자로 세웠던 것처럼 말이다"라고 했다.
또 ANC온누리교회를 떠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교인을 사랑하지 않아서도 아니고, 목회 재미가 없어서도 아니다. 난 이곳을 위해 모든 걸 다 바칠 수 있고 이 교회를 너무나 사랑한다. 그래서 여기를 떠나는 것"이라면서 "내가 있으면 변화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호산나교회에서 은퇴한 후에는 다시 이민교회로 돌아올 것이라고도 했다. 유 목사는 "완전히 정리하고 떠나는 게 아니다"면서 "다시 돌아와 가르치는 사역을 통해 이민교계를 돌아다니며 섬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 목사는 마지막으로 "요즘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말만 하지 실제로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모른다. 난 하나님 앞에서 목사도 부끄러워할 줄 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면서 "또, 목회에는 기본적인 상식과 룰이라는 게 있다. 그 안에서 역할에 충실했다는 목사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유 목사는 이르면 오는 3월 LA의 ANC온누리교회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