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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주 안에서 순종하라

2016년 1월 17일 강남교회 주일예배 설교자 전병금 목사

성경본문

(에베소서 6장 1-4절)

설교문

junbyungkeum
(Photo : ⓒ베리타스 DB)
▲전병금 목사

어린 아이들은 어머니의 감화를 제일 많이 받습니다. 아이는 어머니의 살과 피를 물려받고, 어머니의 젖을 먹고 자라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아버지에게도 영향을 받겠지만, 어머니의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사랑에 큰 감동을 받고 위대한 인물이 된 사람이 많습니다.

위대한 어머니는 반드시 위대한 자녀들을 만들어 냅니다. 성경에도 위대한 어머니가 많이 등장하는데, 그 가운데 사무엘서에 나오는 한나는 서원 기도를 하여 사무엘을 낳았고, 그렇게 어렵게 낳은 아들을 서원한대로 하나님께 드려 하나님의 뜻대로 길러냈습니다. 그러한 한나의 기도와 신앙으로 자라난 사무엘은 이스라엘 민족을 이방 블레셋의 침략으로부터 구원하고, 지파동맹체였던 이스라엘을, 왕이 다스리는 유대 왕국으로 건설하는 일에 큰 역할을 감당하였습니다.

교회사에서는 웨슬레의 어머니 수산나가 유명합니다. 그녀는 열아홉 명의 자녀를 낳았으나 그 중 아홉 명은 유아 시절에 생을 마감하는 불행을 겪었습니다. 수산나는 모든 아이들을 집에서 직접 가르쳤는데, 4,5세 때부터 성경말씀을 가르쳐 주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자녀를 가르쳤는데, "첫째, 한번 세운 규칙은 한 치의 양보 없이 철저히 준수한다. 둘째, 규칙에 대한 상벌은 반드시 주어진다. 셋째, 모든 규칙은 실제 생활과 반드시 체계적인 연관성을 가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수산나의 철저한 신앙교육을 받고 자라난 자녀들은 훗날 훌륭한 인물들이 되었는데, 그 가운데 '감리교의 창시자'인 웨슬리처럼 영국의 종교역사를 바꾼 위대한 인물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또 2-3세기의 위대한 학자요 교부였던 알렉산드리아의 오리겐은 어려서부터 지혜가 있었는데, 4-5세 되었을 때, 벌써 시편의 대부분을 암송하고, 7-8세 때는 성경을 거의 다 암송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또한 그 어머니의 가르침 때문이었습니다.

어린아이는 마치 하얀 종이와 같습니다. 그 종이 위에 무엇을 쓰고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그 인생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그런데 무엇을 쓰느냐 하는 것은 부모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자녀들의 하얀 종이 위에 다른 글자를 쓰기 전에, 하나님의 말씀을 써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 어린아이의 마음은 봄에 밭갈이를 한 밭과 같습니다. 아직 아무것도 심지 않는 밭에 무엇을 심느냐에 따라, 오이 밭이 될 수도 있고, 배추 밭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밭에 무엇을 심느냐 하는 것도 부모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아무것도 심지 않은 아이들의 마음 밭에, 먼저 하나님의 말씀의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또한, 어린아이의 성품은 연한 나뭇가지와 같습니다. 이른 봄에 돋아나는 연한 나뭇가지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바로 잡아 주어야 하는 것처럼, 자녀들이 올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부모들이 자녀들을 바로 잡아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기독교 가정교육입니다. 기독교 이전의 이교 문명권에서는 여성과 어린아이는 인정받지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당시 로마 사회도 매우 가부장적이어서 남자 가장이 자기 가족에 대한 생사여탈권을 가질 정도로 절대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부친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자녀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그 지배하에 놓여 있었습니다. 심지어 부친이 가족을 노예로 팔 수도 있었고, 사슬로 묶어서 강제로 일을 시킬 수도 있었고, 마음대로 벌을 줄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부친이 자녀의 생명을 취할 수도 있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자녀가 장애인으로 태어나거나, 병이 들게 되었을 때, 그 자식을 내다 버리거나 목숨을 취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무자비하고 야만스러운 짓입니까?

바울은 이런 세상에서 보고 듣고, 겪은 일을 염두에 두고, 오늘의 본문을 써서 보낸 것입니다. 바울이 부모들에게 권면한 내용은 그 당시로는 매우 획기적인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 부모들은 자녀들을 소유물로 간주하여 자기 방식, 자기 표준으로 가르치고 인도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시대에, 예수님의 말씀에 따라 자녀들을 존중하고 바르게 양육하라는 바울의 가르침은 세상의 가치관을 크게 뒤바꾸어 놓았습니다.

기독교가 서구 유럽에 정신적인 토대로 자리 잡음에 따라, 기독교적 가치관이 뿌리를 내리게 되었는데, 특별히 여자들과 자녀들이 하나의 존귀한 인간으로서 살 수 있게 하였습니다. 만일 이러한 기독교 윤리가 서구 사회에 전파되지 않았더라면, 여자들과 아이들은 어쩌면 지금까지도 평등한 인간으로서 대우 받고 살 수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본문에서 부모와 자녀에 대한 권면을 하고 있는 바울은 먼저, 부모에게 자식을 노엽게 하지 말라고 권면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모가 자기 방식대로, 자기 기준에 따라 자녀를 양육할 때, 억압적인 방법을 동원하기가 쉽습니다. 때로는 부모의 혈기와 기분으로 훈계하면서 폭력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결과 부모와 자녀 사이가 소원해지거나, 자녀들이 부모를 공경하지도 않고 순종하지도 않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말했습니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엡 6:4)

이 말은 자녀를 가르치되, 권위를 앞세워 일방적으로 하지 말고, 사랑으로 가르치라는 말입니다. 그때 중요한 것은 '부모의 교훈'과 '부모의 훈계'가 아니라, '주님의 교훈'과 '주님의 훈계'로 양육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다 자기 생각대로, 자기가 경험한 대로 행동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주님이 몸소 보여주신 언행대로 가르치려면 그 자신이 먼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실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신앙적으로 바로 서지 않고서는 결코, 주의 교훈과 훈계로 자녀를 양육할 수 없습니다.

우리 자녀들에게도 그들 나름대로의 세계가 있으므로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해 주어야 합니다. 그들 또한 우리 주님이 십자가에서 피흘려 사신 생명입니다. 그러므로 부모는 이 자녀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부모가 되어서 신앙생활도 제대로 못하면서, 자녀들에게 훈계만 하는 것은 안됩니다. 자녀들에게 주님을 섬기는 모범을 보임으로써, 존경받도록 해야 합니다.

혹시 지금 우리가 자녀를 양육할 때, 내 기분이 앞서고, 내가 겪은 경험만 앞세우고 있다면, 잠시 그것을 멈추고, 주님이 하신 말씀, 주님이 보여주신 본이 무엇인지를 상기시켜 보시기 바랍니다.

신앙의 부모들은 자녀 앞에서 말씀을 가까이 하고, 기도생활에 힘쓰며, 최선을 다해 헌금하는 모습을 보이며, 솔선해서 봉사하는 생활을 해야 합니다.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했습니다. 그대로 배웁니다.

특히 자녀들의 신앙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예배를 드리는 것입니다. 제가 신학교에 다닐 때 학장 부인이셨던 신연식 교수는 자기 가정 이야기를 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시고 온 가정이 가정예배 드리던 이야기를 하면서, 그 가정예배가 후에는 아버지로 이어지고, 자신에게도 이어져 신실한 기독교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이처럼 가정예배는 가정을 하나님의 처소, 하나님의 성소로 만드는 것입니다. 부모가 가정에서 예배에 힘쓰고 하나님을 찾는데 힘쓸 때, 자녀들도 신앙의 유산을 이어받아 하나님께 예배드린다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가정예배는 자녀들을 유학 보내고, 학원 보내는 일보다 더 우선순위에 두어야 합니다. 그것이 자녀들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이끌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6년에는 여러분 모두 가정예배를 살리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부모에게 권면했던 바울은 이제 자녀들에게 권면합니다.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엡 6:1).

바울은 자녀가 부모에게 순종하는 것은, 윤리적인 면에서나,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보아도 당연하기 때문에 강조했습니다. 우리 주님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면서도 부모공경의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요 19:26-27).

주님은 하나님의 아들로서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에 절대 순종함으로써, 효의 근본을 보여주셨습니다. 동시에 육신의 부모님께 대해서도 극진한 효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메시야로서 인류 구원을 완성하셨을 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 어머니 마리아에 대한 효를 완성하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이 부모를 공경하는 것을 단순한 효심을 넘어서서, 주님을 본받는 것이며 주님께 순종하는 것입니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엡 6:2-3)

바울은 십계명의 제 5계명을 언급함으로써 효를 행하는 것이 단순한 인간의 윤리를 넘어서서 하나님의 명령이라는 것을 재확인하였습니다.

부모를 공경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종입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나님의 명령과 말씀에 절대적으로 순종하셨습니다. 부모는 하나님께서 세상에 보내주신, 하나님의 사랑의 그림자입니다. 세상에는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친구나 애인 등도 있지만, 나를 낳아주고 헌신적인 희생의 사랑을 베풀어주는 이는 부모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부모의 사랑을 하나님의 사랑의 그림자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당연히 부모님을 공경하고 순종해야 합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부모를 공경하는 자들에게 장수의 복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 다른 계명에는 어떤 약속이 없습니다. 그런데 부모공경에는 장수의 복을 약속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녀로서 부모님을 공경하고 순종하는 것은 의무임과 동시에, 그것 자체가 복 받는 지름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교회의 비전 중에 하나는 한국교회의 모델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여러분의 가정도 한국교회의 모델 가정으로 세워지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가정예배를 비롯하여, 말씀, 기도, 헌금, 봉사 등 신앙의 모범을 보여 줌으로써, 우리 자녀들을 신앙으로 잘 인도해야 할 것입니다. 자녀들도 하나님께 순종하듯 부모님께 순종하며 잘 공경하여, 하늘의 신령한 복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가정 하나하나가 모델 가정으로 세워질 때, 우리 교회 또한 이 시대에 모델 교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온라인이슈팀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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