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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믿음, 소망, 사랑(골로새서 1장 1-8절)

2016년 1월 31일 강남교회 주일예배 설교자 전병금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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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강남교회 전병금 담임목사

성경본문

(골로새서 1장 1-8절)

설교문

13세기에 교황 이노센트 4세는 라테란 성당 발코니에 서서, 각국에서 보내온 헌금주머니들이 성당 안으로 옮겨지는 것을 보면서, 유명한 중세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에게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과거에 베드로 사도는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라고 말했는데, 지금 교황청은 은과 금이 넘쳐나고 있으니 그 말도 다 지나간 과거가 됐군요"

그러자 토마스 아퀴나스가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 그렇습니다, 교황성하. 그런데 오늘날 교회는 은과 금은 많지만, 대신 앉은뱅이에게 '일어나 걸으라'고 말할 수 있는 신앙은 다 지나간 과거가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가 부흥하고, 평안하고, 안정되어 간단한 봉사 정도만 하면 되는 상황이 되면, 대부분의 교회가 영적으로 메마르고 황폐하기 쉽습니다. 그런 교회는 진리의 횃불을 들고 나가 싸울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교회가 환난과 핍박 속에서도 신앙의 진리를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울 때, 교회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그런 교회는 그 시대와 후대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과거에 많은 환난과 핍박 속에서도 신앙의 진리를 위해 싸운 유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백성들을 억압하고, 신사참배를 강요하는 일본제국주의와 맞서 싸웠고,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에는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싸운 위대한 유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한국교회는 더 이상 그 유산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세상의 불의에 맞서 싸우거나, 신앙적 양심을 지키기 위해 피흘리는 것도 꺼려하는 것 같습니다. 오로지 안락하고 간편한 신앙생활만 추구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세상의 물질, 명예, 권력, 쾌락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정신이 팔려, 신앙의 능력을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서구 중세 시대의 타락한 교회의 모습을 반복하고 있는 듯 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골로새서는 바울이 로마 감옥에 갇혀있으면서 제자 에바브라를 통해서 세운 교회에 보낸 옥중서신입니다. 이 골로새 교회는 모범적인 교회였습니다. 그들은 에바브라의 전도로 예수를 믿고, 복음의 감격을 체험하고, 변화된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 변치 않고, 꾸준하게 영속적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신자가 믿음을 변치 않고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모릅니다. 골로새 교인들은 에바브라에게서 복음을 들었을 때, 논리적으로 따지고 분석하여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이것은 개인의 감정적인 믿음이 아니었습니다. 성령의 역사로 확고한 믿음을 가졌고, 그 믿음이 영속적으로 역사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바울은 이런 골로새 교회에 대해서 듣고 너무 기뻐하였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그들의 모범적인 신앙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말로 편지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 감사하노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너희의 믿음과 모든 성도에 대한 사랑을 들었음이요, 너희를 위하여 하늘에 쌓아 둔 소망으로 말미암음이니"(골 1:3-5)

바울은 골로새 교인들의 믿음, 사랑, 소망에 경의를 표하면서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고린도전서 13:13에도 나와 있는, 이 세 가지 덕목은 대표적인 기독교의 덕목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세 가지 덕목을 훌륭하게 열매 맺는 교회가 흔치 않았기 때문에, 바울은 골로새 교회의 소식을 듣고 너무나도 기쁘고 감사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훌륭한 교회에도 이단자들이 들어와서, 믿음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었습니다. 바울은 성도들의 신앙을 파괴시키며 해롭게 하는 거짓 교훈을 퍼트리는 자들을 경계하며 이렇게 비판하였습니다.

"내가 이것을 말함은 아무도 교묘한 말로 너희를 속이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 (골 2:4)

"누가 철학과 헛된 속임수로 너희를 사로잡을까 주의하라 이것은 사람의 전통과 세상의 초등학문을 따름이요 그리스도를 따름이 아니니라" (골 2:8)

바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편지를 통해 골로새 교회가 처음 에바브라에게서 복음을 듣고 감격했던 때를 상기시켰습니다. 왜냐하면 제아무리 악한 이단 사설도 복음으로 굳게 서 있는 성도를 끌어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도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님으로 받아들인 그 믿음의 확신을 잃어버리면 안됩니다. 이 믿음이 흔들려서도 안됩니다. 믿음의 확신만 갖고 있다면 그 어떤 어려움이나 시험이 와도 넉넉하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미국의 제 39대 대통이었던 지미 카터는 지난 2015년 8월에 뇌암 판정을 받고, 그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실의에 빠져 병상에 누워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런 병을 가지고도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했습니다. 특히 교회에서 오랫동안 평신도 성경공부를 인도하였는데, 뇌암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변함없이 성경교사로 봉사하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보도를 보니 그가 거의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보도를 듣고 믿음이 흔들리지 않은 한 영웅을 보면서, 그 믿음과 신념이 얼마나 큰 힘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끝까지 신앙을 지키며, 주어진 자리에서 진실하고 성실하게 주님의 일을 감당하는 자에게는 그런 놀라운 은혜가 허락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그런 위대한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골로새 교회는 서로 사랑하는 '사랑의 공동체'였습니다.

우리의 신앙의 대상은 주님이지만, 그 믿음은 사랑을 통해서 역사합니다. 그리고 사랑의 대상은 바로 우리의 이웃입니다. 그런데 골로새 교인들은 그 신앙이 감정적인 신앙이 아니라 영속적이었던 것처럼, 그들의 사랑도 영속적이었습니다. 그들은 주님이 십자가에 고난을 당하면서까지 인류 구원을 이루려고 하신 것이 다 인간을 사랑하기 때문이었음을 잘 알고 있었기에, 최선을 다해 이웃을 사랑하는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주님을 닮아 이웃을 그렇게 사랑해야 합니다.

부산 고신대학교 의대를 세운 장기려 박사는, 평생 동안 가난하고 병든 이웃을 사랑하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사람들은 그런 그를 가리켜 "바보 의사"라고 했습니다. 그는 의사로서 세상적인 성공과 안락한 삶을 추구하지 않고, 가난한 병자들을 위해 기꺼이 고난을 감수하는 일생을 살았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가 살던 집을 보니, 병원 옥탑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남긴 재산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성도들은 '사랑의 성자' 장기려를 본받아야 합니다. 그 또한 주님을 본받아 그렇게 살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여러 가지 문제로 얼룩진 한국 교회 안에, 장기려 박사와 같은 신앙을 소유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로 채워지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바로 그런 신앙인이 다 되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골로새 교회는 소망이 가득했습니다.

2주 후에는 민속명절인 설을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아가 오랜만에 부모형제 친지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올해 소망하는 것이 다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덕담을 주고 받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소망은 무엇입니까?

바울은 로마서에서 "우리가 소망으로 구원을 얻었으매 보이는 소망이 소망이 아니니 보는 것을 누가 바라리요"(롬 8:24)라고 말했는데, 오늘 본문에서도 바울이 말하는 소망은 주님의 구원을 대망하는 것으로써, '장래성'을 특색으로 하고 있습니다.

바울이 고린도전서에서, "그리스도께서 만일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으면 우리가 전파하는 것도 헛것이요 또 너희 믿음도 헛것이며"(고전 15:14) 라고 말한 것처럼, 만약 우리의 소망이 이 세상 것으로 끝난다고 하면, 우리의 믿음은 헛것이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는 모든 선한 일은 낭비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세상 것에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소망은 하나님의 나라에 있습니다. 그 나라를 위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이 세상에서 이웃을 사랑하며 섬기는 일에 진력해야 합니다. 그 나라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믿음과 사랑으로 헌신할 수 있는 것입니다.

손양원 목사님은 여순 반란 사건 때 공산주의자에게 두 아들이 살해당했습니다. 그런데 여순반란사건이 진압된 후, 살인범이 붙잡혀서 처벌을 받게 되었을 때, 그를 용서하고, 더 나아가서 그를 양아들로 받아들여 공부까지 시켜 주었다고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하고 이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믿음으로써, 주님의 사랑 때문이었고, 또한 저 하늘 나라에 대한 소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원수를 용서하고 양아들로 받아들일 수가 있겠습니까?

이처럼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소망은, 우리에게 그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이겨낼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줍니다. 우리도 그 나라를 바라볼 때, 흔들림 없는 믿음 생활을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할 수 없는 사람도 사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난 가운데도 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이겨 나가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오늘, 골로새 교인들처럼, 무엇보다도 믿음으로 주님 안에 거하며, 주님과 깊이 교제하며, 그분이 주신 한 없는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또한 세상 사람들은 세상 것에 소망을 두고 서로 경쟁하고 투쟁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늘에 소망을 두고, 하늘에 보물을 쌓아야 합니다.

골로새 교인들처럼, '어떻게 선한 일을 좀 해볼까?' '어떻게 이웃을 위해 도움이 될까?' '어떻게 교회에 도움이 될까?' 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하늘에 보물을 쌓는 것입니다.

온라인이슈팀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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