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번영복음은 신을 혐오하게 만든다

"참 복음은 회개와 죄로부터 돌이킬 것을 선포한다"

Matt Moore
(Photo : ⓒ Matt Moore blog)
▲ 2010년 동성애자에서 신실한 기독교인으로 변모한 맷 무어. 그는 동성애자들이 자신과 세상을 기독교적 관점에서 살펴서 그리스도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도록 하기 위해 글을 쓴다.

나는 하나님께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의 기도와 요청에 응답하신다는 것을 전심으로 믿는다. 복음서를 살펴보면, 예수께서는 사람들의 믿음에 따라서 병자를 고치고 맹인의 눈을 뜨게 하며 귀신을 내쫓고 심지어 죽은 사람을 살려내기까지 한다(마8:13, 9:29). 어느 경우에 그는 심지어 제자들이 "작은 믿음"(마17:20) 때문에 귀신을 쫓아내지 못했다고 책망하기도 한다. 성경은 인간의 믿음과 하나님의 능력 사이에 부인할 수 없는 연결고리를 설정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또한 성경에서 가르치고 있는 다른 내용들도 믿는다. 하나님께서 병자를 항상 고치시는 것이 아니며 죽은 자를 늘 살려내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큰 믿음이 있는 사람에게서조차 다양한 유혹으로부터 그들을 항상 즉시 구출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후12:7-10)!

하나님은 성경에서 절대적인 약속들을 실제로 하신다. 우리는 만일 우리가 예수께로 나아가면 그분이 우리를 내쫓지 않을 것(요6:37)을 절대적으로 확신할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모든 불의로부터 우리를 깨끗하게 해주실 것(요일1:19)을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다. 하나님이 우리가 이길 수 없는 시험을 허락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사실(고전10:13)을 절대적으로 확신할 수 있다. 하나님이 우리 안에서 시작한 일을 완성하며(빌1:6) 예수 그리스도의 날이 오기까지 우리를 흠 없이 지켜주실 것(살전5:23)을 절대적으로 확신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모든 일, 우리가 직면한 고통의 모든 알갱이들까지 포함하여 모든 일들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실 것(롬8:28)을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다. 하나님께서 여러 가지 고통 가운데서 우리를 위로하실 것(고후1:3-4)을 절대적으로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항상 우리의 질병을 고치고 우리의 재정을 회복시키며 죄에 대한 유혹을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하겠다는 약속을 한 번도 하지 않으셨다. 가끔 그분은 이런 일들에 대한 신실한 간청에 응답하기도 하지만 ... 가끔은 그렇게 하지 않으신다. 성경적으로 볼 때, 하나님이 약속하지 않은 일들에 대한 요청에 절대로 응답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잘못이지만, 마찬가지로 하나님이 약속하지 않은 일에 대한 요청에 항상 응답하실 것이라고 믿는 것도 잘못이다. 번영복음에서 무엇이라 가르치든지 우리는 하나님이 영원의 이편에서 어떻게 기적적으로 움직이는지를 공식화할 수는 없다. "믿어라, 불러라, 요구해라"는 번영복음의 구호는 정통신학으로부터 광년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다. 인생은 우리 모두가 소망하는 대로 유토피아적이며 순조로운 복일 수 있지만,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셔서 새로운 세상에서 인도하기까지는(계21:1-4) 그렇게 될 수 없다. 그때까지는 분투와 고난이 우리 옆구리를 찌르는 통증으로 계속하여 존재할 것이며 하나님은 우리의 궁극적인 복을 위해 신비한 방법으로 이것들을 사용하실 것이다.

나는 번영복음에 대해 글 쓰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나의 친구들과 가족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이 마수에 붙들려 있기 때문이다. 베니 힌(Benny Hinn)이나 폴라 화이트(Paula White), 케네스 코플랜드(Kenneth Copeland) 등이 쏟아내는 왜곡된 생각들을 내가 목소리를 높여 반대할 때마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그들과 격한 대화를 즉시 나누어야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 거짓 복음이 끼친 손해가 너무 커서 이것에 대해 계속 말하거나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바로 오늘 아침 기독교방송을 듣는데 이 여자 목사가 말했다: "치유는 여러분의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것을 붙들어야만 합니다! 믿음의 말을 할 때 당신의 육체가 반응합니다!"

이것이. 나를. 분노하게 만든다.

번영복음의 왜곡된 가르침을 교정하고자 하는 나의 책임감은 그것을 신봉하고 있을 때 겪은 개인적인 고통으로부터 대부분 유래한다. 나의 독자 대부분은 내가 매우 어렸을 때 동성애 성향을 가졌다는 것을 안다. 나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었지만 바이블벨트 지역[미국 중남부에서 동남부에 이르는 지역으로서 보수적 기독교 문화가 우월함]에서 성장했고 많은 "기독교적" 가르침에 노출되었다. 사람들은 (동성애자들을 우스갯거리로 비하할 때가 아니면)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 그다지 많이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나는 하나님이 자신을 진실로 믿는 사람들을 계속 동성애자로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만일 내가, 스스로를 예수께 의탁하고서 그분이 동성애적 성향을 제거해줄 것이라고 믿으면 그분은 분명히 그렇게 해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3학년 9월달에 나는 절망감에 사로잡혀 하나님과 교회로 달려갔다. 나는 당시의 나의 성향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나는 동성애자가 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이중생활을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지옥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변화"되기 위해 예수를 바라본 것이다. 그분이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들은 적이 있었다. 교회 문이 열릴 때마다 나는 거기 있었다. 예배, 설교, 응창 때마다 나는 하나님께 내 속에 있는 이 무서운 기질을 제거해달라고 간청하곤 했다. 매주, 아니, 매일! 나는 내가 가진 신앙과 믿음이란 것을 모두 동원해서 하나님이 이 욕망을 나의 가슴으로부터 뽑아내줄 것을 간구했다.

어느 날 오후, 영적인 모색을 한 지 몇 달이 지난 뒤, 나의 여동생은 나와 열띤 논쟁을 벌이다가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이 다 알아, 네가 동성애자라는 걸!" 우리가 무엇 때문에 싸우고 있었는지도 모른 채 논쟁은 그것으로 끝났다. 나는 방으로 돌아가서 울었다. 그녀가 옳은 말을 했는지는 모른다. "사람들이 다" 내가 동성애자인 것을 아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때는 알았다. 내가 동성애자인 것을 알고 있었다. 그 후 몇 달간 나는 내가 기독교적이라고 이해하고 있는 행위들을 실행했다. 교회에 갔고 끊임없이 기적의 하나님이 나의 동성애 성향을 제거해줄 것을 기도했다...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나는 내가 교회 의자에 무릎을 꿇고 앉았던 첫 수요일에 그랬던 것처럼 여전히 남자들에게 끌렸다.

그래서 나는 그만뒀다.

나는 기독교, 하나님, 교회를 끊었다. 하나님은 이 고통을 나의 삶으로부터 제거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은 실재하지 않거나 나에 대해서 실없는 소리조차 하지 않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하나님을 싫어했다. 그 뒤로 나는 5년간 중독에 빠져 난교를 즐기며 다녔다. 그러다 21살에 진짜 복음을 이해하고 기독교인이 되면서 돌아섰다.

오늘 내가 하나님과 교회에 노출되었던 고등학교 시절 4개월간을 되돌아 볼 때처럼, 그때도 내가 번영복음과는 다른 무언가를 들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그때 진짜 복음을 들었더라면! 누군가가 나의 욕망은 원죄의 결과라는 것을 설명해주기라도 했더라면! 비록 그리스도의 대속이 우리를 죄의 힘에서 자유롭게 해주기는 하지만 죄스런 욕망의 현존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게 되는 것은 내가 돌이키기 전에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예전에 설명하기는 했지만, 내 인생의 그 지점에서 나의 가장 큰 욕망이 하나님을 알고 예배하고 싶은 것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저 정상이 되고 싶었던 것뿐이다. 그래서 그것이 나의 낭만적인 성적 욕망을 즉시 변화시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진짜 복음조차도 거부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만일 성경이 죄와 구속과 믿음에 대해서 실제로 가르치는 것을 듣고 이해했더라면 나는 내 인생에서 좀 더 일찍 그리스도를 따르기 시작했을 것이고 16살부터 21살까지 내 스스로에게 끼쳤던 피해를 입지 않았을 것이다. 절망과 원한에 싸여 반항하며 보냈던 5년 동안 나의 정신과 육체는 죄에 의해 약탈당했고 피해를 입어서 현재 여전히 회복 중이며 아마 이후의 인생에서도 계속 회복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에 있다.

나의 이야기는 독특한 것이 아니다. 나는 번영복음에 잘못 영향을 받은 유일한 사람도 아니다. 내게는 다양한 상처를 지닌 친구들이 있다. 한 명은 태어날 때부터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그는 다른 기독교인들로부터 질환들이 치유될 수 있도록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더 깊게 가지라는 권면을 받기도 했다. 나처럼 그들은 "보혈을 간청했고" "예수의 이름으로 치유를 요청했지만," 그들의 아픔은 치료되지 않았다. 친구들은 하나님의 존재나 그분의 선하심을 의심하면서 기독교를 떠났다. 어떤 친구는 나처럼 나중에 되돌아오기도 했지만, 진짜 복음을 이해하도록 도움을 받은 뒤에나 가능했다. 몇 친구는 아직 되돌아오지 않고 있다.

번영복음은 무해하지 않다. "부수적인 문제"도 아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왜곡하고 하나님이 하지도 않은 약속을 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헛된 곳에 희망을 두게 하고 많은 이들이 하나님이 누구인지와 그분이 예수를 통해서 세상을 위해 무슨 일을 했으며 다가올 미래에 무슨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번영복음을 전심으로 싫어한다. 나는 하나님이 번영복음을 설파하는 사람들이 오류를 깨닫고 진짜 복음을 선포하도록 하실 것을 기도하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사역에서 그분은 우리가 매우 긴급하게 필요로 하는, 죄의 용서와 하나님과의 화해를 즉시 제공하신다. 우리의 대속의 완결, 즉, 죄 없는 완결, 흠 잡을 데 없는 건강, 상상할 수 없는 번영은 아직 성취되지 않았다. 최후심판일이 올 때까지 완전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는 아플 것이다. 우리는 여러 가지로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우리의 희망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와 새로운 생명에로의 부활에 달려 있다.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뿐이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고전15:19)

*위 글은 맷 무어(Matt Moore)의 기고글 '번영복음은 신을 혐오하게 만든다' 전문을 번역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기사출처: http://www.moorematt.org/how-the-prosperity-gospel-made-me-hate-god-for-years/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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