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설교란 어떤 설교일까요?" 하이델베르크대와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학한 윤성민 박사는 최근 새물결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설교클리닉 시간>에서 이 같은 제목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신학적 고민이 담긴 설교' 컨셉으로 진행된 이 강연에서 윤성민 박사는 1)회중이 이해할 수 있는 설교, 2) 생동감이 있고 명확한 설교, 3) 설교와 예배가 하나의 메시지가 되는 설교, 4) 회중의 신학적 사고를 자극할 수 있는 설교, 5) 교회 문밖에 나갈 때 회중이 마음에 담고 나갈 수 있는 설교가 "좋은 설교"에 해당된다고 전했다.
1. 성서와 씨름하라!
윤 박사는 "설교자가 잘 알고 있는 성서 본문일지라도, 설교자는 새로운 마음으로 그 성서 본문과 씨름해야 한다"며 "이것은 토마스 롱(Thomas G. Long)이 말하는 성서적 설교의 첫 번째 단계 '성서 안에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을 듣는 일'인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설교자는 그 어떤 것보다도 '주님의 음성'을 회중에게 잘 전달해야 한다"면서 "설교자는 주님의 도구요, 통로요, 수단일 뿐"이라고 했다.
윤 박사는 이어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 절대적 진리를 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설교자는 성서를 삶의 기준으로 삼으라고 말하고 이 사회에 하나님의 주권을 선포하고 하나님 나라를 추구한다"며 권위가 없어진 시대에 설교자는 어떻게 설교해야 할지 논했다. 그러면서 윤 박사는 독일의 헬무트 쉬비어(Helmut Schwier) 교수의 주장을 요약하여 전달했다.
1)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게 설교하라!
"설교자의 이런 배려와 그분의 설교 때문에 동대문시장을 못 떠나시는 점원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설교는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교해야 합니다"
2) 생동감 있고 명확하게 설교하라!
"설교자가 회중의 눈과 마주치지 않고 회중과 함께 호흡하지 않으면서 회중의 반응조차 살피지 않고 하는 설교는 좋지 않은 설교입니다. 설교원고가 100점이라고 해서 설교 전달이 100점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설교자가 원고의 내용을 그냥 읽는다고 해서 그 내용이 회중에게 100 퍼센트 전달되는 것도 아닙니다. 예배는 복음을 face to face로 전할 수 있는 곳입니다. 명확하고 생동감 있게 회중의 눈을 마주치면서 설교하십시오."
3) 회중의 신학적 사고를 자극하라!
"신학적 사고를 자극하는 설교방식은 사도행전 17장 11절에도 찾을 수가 있습니다. '베뢰아 사람은 데살로니가에 있는 사람보다 더 신사적이라서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 하여 날마다 성경을 상고하므로' 초대교회의 베뢰아 사람들은 설교를 들으면 그 말씀에 대해서 깊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설교가들은 회중들이 생각 없이 그냥 '아멘'으로 받기만을 바랍니다. 이것은 바람직한 모습이 아닙니다."
4) 설교와 예배를 하나의 메시지로 구성하라
"메시지는 설교뿐만 아니라 교독문을 통해서, 찬송을 통해서, 공동기도문을 통해서, 성만찬을 통해서 회중의 마음에 인식될 수 있습니다. 설교와 예배는 하나입니다! 게르트 타이쎈 교수는 설교를 성서와 기독교전통을 전하는 일이라고 정의합니다."
5) 교회 문밖에 나갈 때 마음에 담고 갈 수 있는 설교
"좋은 설교는 우리의 마음에 담겨집니다. 어떤 설교는 들을 때는 흥분되고 알 것 같은데 뒤를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설교가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설교는 설교자의 목소리가 잔잔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평생 잊지 못하는 설교로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부흥사들의 잘못된 테크닉을 배우지 말고 버리십시오. 이것은 설교가 예전적 예배에서 선포될 때 가능합니다."
2. 날마다 진리에 사로잡히기를 사모하라!
윤 박사는 또 "설교자는 체계적인 신학적 훈련, 주석방법론, 커뮤니케이션 이론, 수사학, 인문학 등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날마다 진리에 사로잡히기를 힘써야 하는 삶의 열정에 있다"면서 "오늘 내가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 살아갈 수 있다면, 내가 오늘 비록 배가 고파도 진리를 깨닫기 위해서 매진할 수 있는 정신력이 있다면, 즉 다시 말해서 내가 살아있는 혼을 소유할 수 있다면, 내가 오늘 진리를 깨달으면 죽어도 좋다는 정신(spirit)이 우리 설교가들에게 있어야 한다"고 했다.
3. 삶으로 쓰는 원고
윤 박사는 끝으로 원고를 쓰는 방식에 두 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하나는 설교를 위해서 쓰는 종이 위의 원고이고 다른 하나는 삶을 통해서 쓰는 원고가 있다. 윤 박사는 "설교자는 자신의 인생으로 쓰는 설교원고를 충실히 써야 한다. 한국교회의 많은 설교가들이 삶으로 쓰는 원고에서 실패하고 있기에 개독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내가 비록 강대상에서 설교를 잘못한다고 할지라도 삶으로 쓰는 원고는 성공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