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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여] 13 기독인들은 통일운동을 어떻게 전개해 왔는가?

"하나님은 진정으로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민족에게 통일 주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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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정지웅 교수(ACTS대)

민주화 운동에 이어 한국 교회가 통일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통일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80년대부터다. 1990년대를 거쳐 오늘날에는 진보와 보수 할 것 없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깊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며 북한돕기에도 적극적이다. 한국 교회가 통일운동을 포함한 민족문제에 관여하게 된 데는 역사적 맥락이 있다. 한국기독교 역사의 초기에 기독교는 반봉건 개화운동과 반침략 자주독립운동을 전개했고, 일제 강점기에는 국권회복운동과 근대국가 수립운동에 일정하게 참여했다. 해방 후 한때 정경유착(政經癒着)으로 교계가 역사의식을 상실한 적도 있었지만, 1960년대 이래 계속된 군부통치 하에서 처음에 인권․민주화 운동을 일으킨 기독교인들이 80년대에 들어 통일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인권․민주화 운동이 군사정부의 안보논리에 의해 한계에 부딪치게 되자 안보논리의 근거가 되는 분단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곧 인권․민주화 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관건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통일운동에 적극 나서게 되었던 것이다(이만열, "한국교회, 남북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 p.3. 2005년 10월 28일, 제3회 한민족 열린포럼).

1. 1980년대, 기독교인들 통일문제 관심 갖다

1980년 3월 기독교장로회가 통일이 교회의 선교적 과제임을 천명한 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1982년 통일문제연구원 운영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설치하여 본격적인 통일운동을 시작하였다. 또한 장로교(통합)도 1986년 제37차 총회에서 화해의 관점에서 평화적 통일에 대한 사명을 언급한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고백서'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국제기관들과도 적극 협력하게 되었는데, 1981년 11월 북미와 유럽지역에 거주하는 교포 기독인들로 구성된 '조국통일해외기독자회'가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및 '조선기독교도련맹' 대표들과 통일대화를 가졌다. 이후 1984년 10월 일본 도잔소회의, 1986년 스위스 글리온회의 등으로 이어지는 지속적인 통일대화의 노력 끝에 1988년 2월 29일에는 제37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회에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이 채택되었다(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하나님은 통일을 원하신다』, pp. 39-40).

2. 1990년대, 통일운동의 대중화가 이루어지다

1990년 7월에는 '조국의 평화통일과 선교에 관한 기독교인 동경회의'가 개최되었다. 그리고 남북교회대표들에 의해 '평화통일 희년을 향한 동경회의 합의문'이 채택되었다. 또한 그때부터 매년 8.15를 앞둔 주일 '남북평화통일 공동기도주일 연합예배'를 드리기로 합의하여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같은 해 12월 1일부터 4일에는 스위스에서 세계교회협의회가 주최한 글리온 제3차 회의에서 남북교회대표 및 13개국 교회대표들이 '희년 5개년 공동사업계획'에 합의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글리온 3차 합의서'를 채택하였다. 분단 50년이 되는 1995년을 통일희년이 실현되는 해로 규정하여 다양한 사업을 벌여가기로 합의한 것이다. 1995년은 분단 50년이 되는 해였는데, 성경의 희년정신을 응용하여 남북분단을 해소하는 원년으로 삼고자 하는 기독인들의 강력한 희망이 반영된 행사였다(채수일 편, 『희년신학과 통일희년운동』, 한국신학연구소, 1995, 참조).

1993년 8월 15일에는 6만 5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남북 인간띠 잇기 대회가 치러지기도 했다. 비록 북측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남한 사회 내에서는 평화통일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민중을 통일의 주체로 내세운 기독교 통일운동의 상징적인 행사였다.

한편, 1994년 북한이 대규모 홍수 피해로 식량난에 처하게 되자 대북 인도적 지원 단체조직이 활성화되고 북한돕기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된다. 한해 전인 1993년 4월에는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나눔운동'이 창립되었는데, 홍수 피해가 심각해짐이 드러나자 북한돕기운동에 적극 나서게 되었다. 민간단체들의 활발한 대북 인도적 지원운동은 남한사회가 남북관계를 정치군사적 관점에서 보던 기존의 시각으로부터 사회․문화․경제 등 사회 전 영역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다.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이 의료보건, 식량 등의 지원활동을 통해 적극 참여하게 되면서 통일운동의 대중화가 이뤄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3. 2000년 이후, 진보와 보수 기독교단체 연대활동 펼치다

2000년 6월 15일 '6.15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이후 정부차원뿐만 아니라, 민간차원의 남북교류와 협력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통일관련 기독교단체들도 수적으로 크게 증가하였는데, 보수적인 대북 지원 단체들은 인도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인권문제를 제기하거나 제3국이나 국내에서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단체들을 세우고 활발하게 활동해 오고 있다.

그러나 보수적 기독인들은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도 이데올로기적 측면에 있어서는 북한의 변화 여부, 상호주의론과 속도조절론, 연합제와 연방제, 한미관계와 평화협정 등에서 보수적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한편 진보적인 기독교 단체와 보수적인 기독교단체들의 연대활동은 남남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시험대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1993년 발족한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나눔운동'은 진보와 보수 기독교가 연합하여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는 대표적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진보적 기독교 단체와 보수적 기독교 단체들의 협력활동은 2010년 10월 7일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의 출발로 이어져 더욱 발전된 활동이 기대되었다(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앞의 책, pp.41-43 참조).

그러나 2016년 새해 벽두의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이어서 개성공단 폐쇄, 사드 배치 문제 등으로 보수적 기독교 단체와 진보적 기독교 단체는 서로 입장을 달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여전히 차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그런데 하나님은 보수주의자들만의 하나님도, 진보주의자들만의 하나님도 아니다. 빈곤과 소외, 환경과 평화가 진정한 기독교의 이슈이다. 한국의 기독인과 단체들은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더욱 화합과 평화의 촉진자 역할을 해야만 한다. 하나님은 진정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민족에게 통일을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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