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2월29일(월) 오전 10시30분 프레스센터 19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1운동의 정신을 오늘에 계승하자는 성명, "3.1운동의 정신을 이어 민족의 화해와 평화, 신뢰회복의 길로 나아가자!"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원로목사), 도법 스님(조계종 자정과 쇄신본부 본부장), 안충석 신부(원로사목자), 이정택 교무(원불교 전 광주전남교구장), 임형진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사무처장(천도교) 등이 3.1운동의 평화추구 정신을 오늘에 이어받아 사회 및 남북관계에서의 평화구축에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발언을 했다.
박종화 목사는 로마서의 말씀을 인용하며 "악을 악으로만 갚으려면 악순환이 발생하지만 악을 그보다 더 큰 선으로 이겨내야 하고 이겨낼 수 있다"면서 "북한의 핵을 핵으로는 이길 수 없으므로 비핵의 정신력과 비핵의 복지와, 비핵의 자유와 비핵의 정의로 핵무장을 이겨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성명서는 전병금 목사 (강남교회), 지홍스님(불광사 화주), 이영우 신부(해방촌성당 주임), 김현국 교무(원불교 신림교당), 김현호 신부(성공회 동두천나눔의집)가 나누어 읽었다. 아래는 성명서의 전문이다.
3.1운동의 정신을 이어 민족의 화해와 평화, 신뢰회복의 길로 나아가자!
-3.1운동 100주년을 바라보며 다시 민족의 미래를 생각한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새해 벽두에 4차 핵실험을 실시하고 또다시 장거리로켓을 발사하였습니다. 한반도를 격랑의 파국으로 몰아치게 하는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에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종교인들은 깊은 우려와 함께 통탄의 아픔을 느낍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모임은 작금의 한반도 정세의 급변과 밀려오는 대형 경제위기 속에서 우리의 현실을 성찰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그리고 통일을 위한 길이 진정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생각하고자 합니다. 무력충돌의 위험 한계선으로 치닫는 남북의 극단적 대립을 막고 민족 전체의 안녕과 행복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진지하게 묻고자 합니다.
곧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3.1독립운동은 나라를 빼앗긴 가운데도 지치지 않고 민족의 독립과 동북아 평화의 길을 찾아가고자 온 민족이 함께 분연히 떨쳐 일어선 소중한 우리의 역사입니다. 전쟁의 공포 앞에, 민족의 갈등과 분열, 대립 앞에서 우리는 다시금 선조들의 가슴 떨린 민족애와 세계평화에 대한 간절한 호소와 화해의 정신을 떠올립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 · 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한다" 는 과제를 담고 있습니다. 쉽게 해결될 과제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포기해서는 안될 대한민국의 사명이자 정체성입니다. 더 이상의 적대적 분노와 좌절을 앞세워서는 안될 것입니다. 남북관계의 파탄을 목도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더욱 평정심을 찾아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이에 우리 종교인들은 다음과 같은 결의를 밝히며, 모두의 성찰과 실천으로 이어지기를 요청합니다.
하나, 한반도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통일의 전제조건입니다. 남과 북이 평화롭게 전쟁없는 한반도를 지키기 위해 비핵화원칙은 북이든 남이든 누구든지 지켜야할 기본원칙입니다. 지금 북한의 핵과 미사일개발은 남북한 교류와 협력, 평화와 통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시도는 즉각 중단되어야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를 위해 비핵화 원칙은 지켜져야 합니다.
하나, 남북한은 통일을 해야 할 공동주체로서 서로를 적대시하는 정책을 폐기하고, 대화와 교류협력을 재개해야 할 것입니다. 남북화해와 협력의 산물로 유일하게 남아있는 개성공단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남북한 공동번영의 실질협력이 이루어지도록 재개되어야 하며, 더 발전적으로 정상화되어야 합니다.
하나, 우리는 주변 강대국들이 북핵 위기국면을 군비경쟁과 안보적 이해관계를 확장하는데 이용하는 것에 반대하며,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상호 협력하고 견실한 다자안보체제를 조속히 마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하나, 우리는 3.1정신을 이어받아 남북이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와 협력의 장을 열도록 힘을 다해 도울 것이며, 인도주의적인 나눔과 교류, 그리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적대적 증오와 분노, 무기력으로는 이 엄중한 위기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는 의지와 냉철한 판단, 그리고 화해와 평화의 정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통일 이전에도 이후에도 한반도에서부터 핵없는 세상을 구현해가는 길을 찾도록 합시다. 우리의 자손들이 영구히 이 터를 지키고 자유와 안전과 행복을 구가할 수 있도록 온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