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는 3월28일(월) 오후3시 안암동 소재 혜암신학연구소 도서관에서 2016년 봄학기 종교개혁500주년기념강좌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를 열었다. 첫 강의는 이장식 박사가 맡았으며 주제는 "종교개혁의 전 역사: 중세교회와 종교개혁의 동기"이다. 이 강좌는 이후 4월25일(월) "종교개혁의 시발점: 마틴 루터의 개혁운동"(강근환 박사), 5월30일(월) "요한 칼빈의 정치신학과 막스 베버의 자본주의 기원 이론"(이양호 박사), 6월27일(월) "아나밥티스트와 급진적 종교개혁운동가들"(김주한 박사)로 이어진다.
이날 이장식 박사는 교회사적인 관점에서 종교개혁운동의 동기를 교권과 정권의 권력투쟁 및 재정운용권의 마찰 등 신성로마제국의 적폐와, 교황무오설로 인한 신학적, 제도적 왜곡 및 성직자 계급제도의 폐단 등 로마가톨릭교회의 결함, 그리고 십자군 운동의 영향으로 인한 르네상스 및 중세말기적 현상 등으로 제시했다. 이러한 사회전반의 원인 요소들이 누적된 상황에서 초대교회의 영성을 본 받기 위한 경건운동이 교회 저변에서 시작되었고 그러한 변화의 조짐에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이 마틴 루터라 할 수 있다.
이 박사는 또한 신학적인 관점에서 중세교회의 타락의 원인을 중세교회가 상징이나 매개를 통한 구원을 주장하며 제도화하는 등 신학적 왜곡을 감행한 것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진정한 영성의 훈련보다 성례전이나 유물, 혹은 순교자의 유품 등 상징행위 혹은 상징물들을 더 중시함으로써 은혜의 체험을 간접화하고 신앙의 본질을 소외시켰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믿음과 실천이 합치되던 초대교회의 영성이 퇴조하고 제도화의 적폐가 누적되어 권력투쟁과 재정적 타락 및 도덕적 오염의 현상을 노정하게 되었다.
이어진 토론시간에 김균진 연세대 명예교수는 진솔한 신앙인의 자세와 자기비움의 태도가 전제되지 않을 때 현대의 교회도 개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김영한 숭실대 명예교수는 현대 유럽교회의 퇴조가 종교개혁정신의 상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은 종교개혁의 동인들을 예방하거나 개혁하는 데는 신앙의 실천적 영성을 훈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모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