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보수파를 대변하는 역할을 도맡아 온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가 국회에서 굿판을 벌인 새누리당을 비판한 데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방문 기간 착용한 히잡을 두고, 다시금 각을 세웠다. 교회언론회는 박 대통령의 히잡 착용에 "한국의 굴욕이며 국제적 웃음거리"라는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회언론회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여성이기 때문에 방문 일정 내내 히잡을 쓴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굴욕적 외교요, 국제적 웃음거리만 될 뿐이다"라며 "아무리 1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걸려있어 이란 정부의 협력이 절실하다 해도, 이란 정부의 히잡 착용 요청은 정중하게 거절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교회언론회는 또 "히잡이 아무리 이슬람국의 문화라 할지라도, 서구 사회에서는 여성 인권의 유린이요, 억압의 상징으로 오랜 동안 비판받아 왔다"면서 "그럼에도 이란에서 여성들에게 히잡을 고집하는 것은 분명히 꾸란에 근거한 종교적 의무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교회언론회는 "더구나 이란 정부가 대한민국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하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문화라는 이름으로, 자기들의 종교에 대한 굴종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외교적 무례이다"라며 "작년 3월,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 방문에서는 사우디 정부의 배려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 아랍에미레이트 방문 시 박 대통령이 잠시 샤일라를 쓴 것은 이슬람 사원 방문 때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기간 히잡을 착용한 것에 대한 한국교회언론회 논평문 전문.
박대통령의 이란 방문기간 히잡 착용은 한국의 굴욕, 국제적 웃음거리
- 신정국가인 이란은 문화가 이슬람 그 자체
- 이란의 박 대통령의 히잡 착용 요청은 문화 협조가 아니라, 이슬람에 굴종을 요구
- 히잡 착용은 여성인권 억압을 스스로 용인 하는 수치
-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국가적 자존심을 지켜야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정부의 초청으로 오는 5월 1일부터 3일까지 이란을 국빈 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1962년 이란과의 수교 이후, 54년 만에 처음이다. 236명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도 함께 한다.
그런데 정상 회담 시에 이슬람 문화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히잡(hijab-머리를 두르는 가리개)을 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박 대통령이 히잡을 쓰는 것은 이란 측의 요청은 물론, '양국 관계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방문국의 문화를 존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방문국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은 존중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여성이기 때문에 방문 일정 내내 히잡을 쓴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굴욕적 외교요, 국제적 웃음거리만 될 뿐이다. 아무리 1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걸려있어 이란 정부의 협력이 절실하다 해도, 이란 정부의 히잡 착용 요청은 정중하게 거절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
이란은 1979년 혁명 이후, 정교일치의 신정국가이다. 이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이슬람 그 자체다. 히잡 착용은 이란의 여성문화이면서, 이슬람 그 자체다. 히잡(hijab)은 '가리다, 숨기다'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이슬람권에서 여성의 머리카락은 남성을 유혹하는 '위험한 부분'으로 보기 때문에 '가리개'로 가리라는 것이다.
이슬람의 경전인, <꾸란 24장 31절>에 보면, "여성들에게 일러 가로되, 그녀들의 시선을 낮추고, 순결을 지키며, 밖으로 드러나는 것 외에는,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아니 되니라. 그리고 가슴을 가리는 머리 수건을 써서, 남편과 그녀의 아버지와 남편의 아버지와, 그녀의 아들과 남편의 아들과, 그녀의 형제와, 그녀 형제의 아들과 그녀 자매의 아들과, 여성 무슬림과, 그녀가 소유하고 있는 하녀와, 성욕을 갖지 못한 하인과, 그리고 성에 대한 부끄러움을 알지 못하는 어린이 외에는 드러내지 않도록 하라. 또한 여성은 발걸음소리를 내어 유혹함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여성들이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히잡은 곧 이슬람 신자임을 의미하며, 알라에게 절대 복종을 의미한다. 히잡은 이슬람권에서 여성들의 생활과 문화와 일치한다. 여기에서도 보듯이, 히잡은 이슬람 쪽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여성을 보호하는 기능보다는, 여성들이 남성을 유혹하는 존재로 보는 측면이 강하며, 이를 규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남성 우월주의에 대한 여성들의 굴종이다. 이란의 일부다처 제도에서도 여성의 히잡 문화 성격을 알 수 있다.
히잡이 아무리 이슬람국의 문화라 할지라도, 서구 사회에서는 여성 인권의 유린이요, 억압의 상징으로 오랜 동안 비판받아 왔다. 그럼에도 이란에서 여성들에게 히잡을 고집하는 것은 분명히 꾸란에 근거한 종교적 의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란 정부가 대한민국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하면서 여성이기 때문에, 문화라는 이름으로, 자기들의 종교에 대한 굴종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외교적 무례이다. 작년 3월,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 방문에서는 사우디 정부의 배려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 아랍에미레이트 방문 시 박 대통령이 잠시 샤일라를 쓴 것은 이슬람 사원 방문 때 뿐이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이슬람 신자가 아니면서도 여성이기 때문에 이란의 요구를 받아들여 방문 기간 내내 히잡을 착용한다는 것은 문화 협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이슬람의 알라에게 복종하는 것이며, 남성 무슬림들의 우월주의에 굴복하는 것이다.
또한 세계적인 여성 지도자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국제 인권기구로부터 여성 인권의 억압으로 상징되는 히잡을 문화라는 허울로 가장하여 착용한다고 하는 것은 세계 여성들을 실망시키는 일이요, 국제적 망신이며, 세계의 웃음거리밖엔 안 된다. 이는 외교적/경제적 성과와는 별개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단지 여성이라는 것 때문에, 신정국가인 이란에게 굴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무슬림도 아닐뿐더러, 무슬림 국가인 터키와 같은 나라에서는 오히려, 공직자들이 히잡을 쓰는 것을 금기시 해 오고 있는데, 왜 굳이 이슬람 종교의 상징성 문화를 따라야 하는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당당하게 한복을 입고 정상외교에 나서라.
이번 이란 방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히잡 착용'은 국가의 위상과 품위를 떨어트릴 수 있고, 국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 여성들의 분노를 사게 될 것으로 이를 강력히 반대하며, 그래도 강행한다면, 국가 위상을 떨어트리는 굴욕적 외교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부디 히잡 착용 약속은 즉각 취소하기를 강력하게 요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