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동성애 문제에 대한 바람직한 길 모색하다

[서평] 「동성애에 대한 복음주의의 응답」

환영과 거절사이에서/스텐리 그렌츠/김대중/새물결플러스/방영민 편집위원

homosexuality
(Photo : ⓒ새물결플러스)
▲「동성애에 대한 복음주의의 응답」

퀴어축제가 서울역 광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더 크게 더 과감하게 열렸다. 그들이 하는 성행위 묘사와 춤과 퍼포먼스를 보면 속이 불편할 정도로 문란하고 노골적이고 퇴폐적이다. 민주주의와 다원화된 사회에서 자신들의 소리와 의견을 표출하기 위해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할 수 있다고 얼마든지 인정이 되나 꼭 그런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욕망을 드러내야 하는지 묻고 싶고 오히려 그런 인권을 가장한 음란한 방법이 그들에게 손해가 된 것 같다.

그런데 이에 질세라 일부 기독교단체에서는 축제 반대편에서 전시도 아닌데 한복 입고 북을 치며 깃발을 펄럭이고 춤을 추는데 영화 곡성에서 귀신들끼리 싸우는 장면이 연상되는 굿판처럼 보였다. 동성애가 죄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인데 그렇게 정죄를 하고 혐오하며 저주를 받아 죽어야 될 사람처럼 미신적으로 반대 집회를 해야했는지 그 전략과 의도가 궁금했다. 또 한편에서는 여러 교계에 여러 목사들이 올라와 서울시장을 비판하고 동성애자들을 정죄하는 연설이 있었다.

게다가 더 심각한 것은 자기들의 몸과 신앙을 돌아보지 못하는 동성애자들을 위하여 성찬식을 시행하는 교회를 보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리스도의 죽음을 부정하고 십자가의 거룩한 사랑을 더럽히는 모습이 미혹된 교회처럼 보였다. 한편으로는 비정상 앞에 비정상으로 대항하는 보수단체를 보며 우리의 죄와 불의와 악을 가리기 위해 동성애라는 희생양에게 모든 화살을 집중시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전 총선에서는 기독당이 정권에 들어가려는 이유가 미국과 서구 유럽이 동성애와 이슬람 때문에 타락하게 되었으니 우리나라에 밀물처럼 밀려오는 이런 죄의 세력을 막기 위해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이었다. 동성애가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어긋나는 것이고 이슬람의 세력도 무섭다는 건 알겠는데 그 동성애 때문에 나라가 무너지는 것을 막겠다고 공약을 펼치니 이런 극단적 반대자들 때문에 기독교와 복음의 의도가 왜곡되어진다.

이렇게 동성애는 현대 교회에서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고 교회의 이미지마저 훼손시키고 있다. 또한 동성애는 북미 사회와 교회 내에서도 사람들의 갈등을 조장하고 정치적 분열을 일으키는 대화 주제가 된지 오래다. 그래서 책은 기독교 윤리학자로서 작고한 스텐리 그랜츠가 동성애에 대한 역사를 다루고 이것의 성경적인 의미는 어떠하며 교회가 어떻게 할 수 있을지를 권위 있고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의 1장의 "현대의 관점에서 본 동성애"에서는 동성애가 발생할 수 있는 유전적이고 심리적이며 환경적이고 사회적이며 의학적인 근거(유전자 구조, 호르몬 수치, 뇌 구조)에 있어서 여러 학자들의 주장과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원인들 중에서 동성애에 대한 단일한 원인은 존재하지 않고 복합적인 원인이 동성애를 형성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동성애의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동성애가 정상적인 특성이라는 가설도 입증해내지 못한다.

2장의 "성경과 동성애: 주해 관련 논의"에서는 동성애와 관련된 중요한 텍스트를 다루고 있는 본문에 대한 현대신학자들의 해석과 전통적 해석이 무엇인지 저자는 설명한다. 특별히 필자는 이 부분에서 저자가 현대의 진보적인 노선을 취하는 학자라 생각했는데 이 부분만큼은 성경을 정확히 주해하고 해석하여 전통주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을 보고 그의 동성애에 대한 주장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여기서 등장하는 본문 중에 우리가 잘 아는 동성애의 성경적 근거가 되는 창세기 19장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와 사사기 19장의 레위인과 그 첩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현대신학자들은 이 본문이 동성애로 인해 도시가 멸망한 게 아니라, 당시 거주민들이 환대에 관한 사회규칙을 철저히 무시하고 손님들에게 가장 모욕적인 대우를 한 것이라는 문화적인 배경으로 해석한다. 또한 당시 전쟁 승리 후 패자들에게 항문 성폭행을 강요하여 굴욕을 주었는데 이런 전쟁적인 해석도 포함하여 동성애가 단순히 쾌락을 넘어 우월성을 입증한 것이라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저자는 에스겔 16장과 유다서 등 성경 전체에서 소돔과 고모라와 기브아의 죄가 단순히 성적인 죄가 아니라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는 심각한 죄임을 드러낸다. 그래서 이 죄는 문화적으로 환대의 규정을 어긴 것이 주된 죄가 아니라 인간의 성을 방문객에게 불의하게 대하는 수단으로 바꾸고 하나님이 고안한 성적 기능을 반대의 행동으로 표출한 죄질이 나쁜 것이라 강조한다.

그리고 로마서 1장 26-27절에 나오는 바울이 이방사회를 비판하면서 동성애를 비판한 부분이다. 현대 신학자들은 이것은 당시 제국 안에 널리 퍼져 있던 습관이라 말하지만 저자는 바울이 모든 형태의 동성간 성행위는 죄라는 것을 밝힌다고 한다. 그 외에도 예수님은 동성애에 대해서 침묵한다고 현대학자들이 동성애를 옹호하는 변명을 하는데 저자는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적합한 성과 하나님의 창조 의도에 대하여 말씀하셨다고 정확한 변증을 해낸다.

3장의 "동성애와 교회의 가르침"에서는 교부시대와 중세시대 그리고 종교개혁 이후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도자들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교회가 한결같이 동성애를 죄로 여겨온 것을 말한다. 4장의 "동성애와 성경의 권위"에서는 성경은 동성애에 대해 침묵하지 않고 규범적이라고 말하며 언약과 사랑과 정의와 해방에 의하여 성경전체를 보도록 한다. 또한 본문들을 볼 때 인간존재를 향한 하나님의 목적과 관련하여 보도록 권면한다.

5장의 "동성애와 성윤리"에서는 성을 신학적으로 이해하는데 결혼은 전적인 타자와의 연합이고 결핍의 충족이며 하나님과의 연합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우리의 성교는 제의적 행위를 내포하고 있다며 그 거룩성과 엄격함을 이야기 한다. 따라서 동성끼리의 성교는 죄라는 것이 성경적으로 성립이 된다. 6장의 "동성애와 교회"에서는 동성애자들에게 교회 회원권과, 동성 결합, 성직 임명 그리고 시민권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 교회는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여 동성애자들을 교회의 회원으로 포함시키지 않는 곳도 있고 반대로 동성애를 죄로 여기지 않고 소수자들의 인권 보호와 주님께서도 세리와 창기와 함께 식사하셨다는 것을 근거로 교회의 지체로 받아들이는 곳도 있다. 여기서 저자는 우리에게 제 3의 길을 찾도록 노력하고 제시하는데 우리가 동성애를 정죄하는 일과 동성애자들을 교회가 환영하고 받아주고 지지해주는 것이 가능하다고 또 다른 길을 제시한다.

필자는 여기서 저자와 동일한 입장에서 동성애는 성경에 근거하여 분명히 죄이고 도덕법보다 창조의 규례에 의거하여 인간의 기본적인 존재와 존재방식을 부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인간의 탐욕이며 사회와 국가의 기본적인 단위이며 전초기지가 되는 가정을 무너뜨리고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사탄의 궤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렇듯 동성애는 인간의 성과 존엄성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것이기에 심각하고 엄중한 죄이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제 3의 길이 가능할지 의심이 되었고 겨우 우리의 체면을 생각하는 변명처럼 보였다. 물론 동성애자들을 향해 목양해야 한다는 말은 이해가 되었으나 그들을 무조건 지지해주고 교회의 회원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게 오히려 교회를 세상의 기준을 맞추는 해방적인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들 또한 교회에 오길 원하고 복음을 듣기 원한다면 참석할 수는 있겠지만 진정한 회원으로 하나가 되는 길을 요원해 보이기만하다.

그래서 필자는 저자의 논지를 확대해서 두 가지를 제시하고 싶다. 하나는 자살이 죄라고는 하지만 자살하는 이유를 보면 극심한 우울증과 자신도 조절하지 못해 고통가운데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생명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는 것처럼, 동성애 또한 이성애에서도 볼 수 있는 수시로 상대방을 바꿔가며 정욕의 화신이 되어 살아가는 '타락한 동성애'가 있고 반면에 DNA 문제인지 선천적인 성향인지 후천적인 문제인지 정확하고 단일한 이유는 없지만 평생을 이 지향에서 벗어나고 싶어 고통하고 노력하는 '타고난 동성애자'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동성애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정죄하고 저주를 받아 죽어야하는 불가능한 인간처럼 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타고난 동성애자'라면 교회에 들어와 변화되고 형제가 될 수 있는 길을 여는 제 3의 길이 가능하다고 보인다. 반면에 '타락한 동성애자'라면 교회가 무조건 환영하는 게 아니라 다른 개선과 회복의 길을 마련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회복되고 교회로까지 연결하는 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끝으로 필자는 동성애를 정죄하며 마치 이것이 사회의 공포를 조장하고 모든 타락의 주범인 것처럼 몰아가는 분위기가 또 다른 죄처럼 보인다. 그것이 죄라면 회복되길 원하는 마음으로 지적해주고 받아내는 게 있어야 될 텐데 동성애는 이미 불가사의 죄이고 전염병처럼 반드시 사지로 내몰아가는 대응방식이 참 안타깝고 그리스도의 정신과 삶을 위배한다고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일부 기득권들에 의해 사회와 교회에 가득한 불의와 억압과 착취와 비리들을 이 동성애를 희생양 삼아 불식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해본다.

동성애는 오늘날의 문제만은 아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 이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나고 모든 질서와 가치를 부수고 있다는 것은 교회와 사회가 인지해야 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교회는 사랑의 공동체이기도 하지만 예언자적인 공동체라는 것을 기억하며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성경적으로 행해야 될 것이다. 이미 고인이 되었지만 저자가 말하는 무게 있는 동성에 대한 의견과 그가 제시하는 제 3의 길에 대하여 고민해보기 원하는 자들에게 필자는 일독을 권하고 싶다.

자료제공/ 크리스챤북뉴스(cbooknews.com)

온라인이슈팀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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