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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트럼프는 예수 그리스도의 길에서 어긋난다

버논 버거(Vernon Bu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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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pixabay)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은 "용서란 개인사에서든 국가적 문제에서건 문을 다시 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고 정의한 적이 있다. 바로 이와 같은 지속적인 자비의 성품이 우리 조국이 나아갈 최선의 길이다. 용서를 통해 우리는 국가를 제대로 사랑하고 배척당하는 자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며 사회를 개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의 가르침도 자비에 기초하고 있다. 자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고통을 공감하고 내부로부터 그것을 치료하는 것이다. 자비를 이해하는 또 다른 방법은 성육신한 예수의 행위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분은 세상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것을 내부로부터 치료해주셨다. 그분의 사랑은 "나는 섬기러 왔다"는 말씀 속에 드러나 있다.

반면에,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방식은 바로 시저의 방식이다. 그는 밀고 들어가서 정복하며 자신의 왕국을 세운다. 이런 종류의 왕국은 공포에 기반하고 있으며 사람들에게 "법과 질서"가 최선의 삶의 방식이라고 주입한다. 이 왕국은 공포를 유포하며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최고"라는 마음가짐이 없으면 결코 최고가 될 수 없다고 믿도록 만든다. 이들은 억눌리고 핍박당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일과는 상관없이 오로지 자기보호에 주로 집중한다.

그러나 예수와 그분을 따르는 제자들은 그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을 최우선시한다. 시저와는 정반대의 길이다. 그분은 나중된 자가 처음된다고 말씀하시며 우리가 우리의 이웃을 사랑할 특권을 부여받았다고도 말씀하신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식들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우리가 그들에게 물려줄 미래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분은 우리에게 비판에 대해서 과도하게 예민하게 굴지 말 것과 모욕을 모욕으로 갚지 않을 것을 가르치기도 하셨다. 그 대신에 그분은 우리의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가 최근에 언명한 대로 "우리가 겸손해질 때 우리는 높아진다"고 가르치며 실천하셨다.

결국 예수께서는 자신들의 목소리가 박탈당한 사람들을 돌보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그분의 지향 목표였음을 분명히 보여주셨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미국은 이미 위대하고 그 위대함의 이유 중에는 도움을 받은 약자들이 자비를 베풀고 그들의 이웃을 사랑하며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한 사례들이 자리잡고 있다. 트럼프의 방식을 따르게 되면 예수의 왕국을 진척시킬 여지가 없다. 예수의 왕국은 다른 사람의 권리를 희생하면서 자기 자신의 권리를 추구하느라 소진되어버리는 종류가 아니다.

미국 내에서 정교분리를 보존하기 위해 필요한 존슨 개정안을 철회하는 등의 안건을 기독교 지도자들이 우선시하는 것은 예수의 제자들이 공론화할 종류의 문제는 아니다. 게다가 장벽을 설치한다든지 무슬림들의 입국을 금지한다든지 분열적이며 인종차별적인 정서를 부추기며 민족주의적인 "내가 최고" 구호를 내세운다든지 하는 일들 또한 마찬가지여야 한다.

기독교인들은 주일학교 시절에 부르던 노래를 잘 기억할 것이다: "예수는 어린이들을 사랑하신다,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을 ... 얼굴이 붉고 노랗고 검고 희더라도 모두가 그의 눈에는 귀하다, 예수는 세상의 어린이들을 사랑하신다." 여기에 좀 더 덧붙이자면, '예수는 이미 태어났던 아이들도 사랑하신다.'

기독교인들과 낙태반대 단체들은 또한 마찬가지의 시간과 정력과 기도를 들여서 매일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4만 명의 생명을 구해냄으로써 생명의 신성함을 보존해야 할 것이다. 어쨌든 낙태를 반대한다는 것은 생명을 존중한다는 말이며 그 이상의 의미도 품고 있다.

공포에 기반한 성급함과 가혹함은 정확히 말해 시저의 정신이다. 예수와 정반대를 지향한 정신이다. 시저라면 현재 대선 정국에서 우리가 분노에 사로잡히길 원할 것이다. 장벽을 쌓아서 사람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예수가 하고 싶어 한 일이 아니다. 이것은 반 예수적 발상이다. 무슬림을 미국에서 몰아내고자 하는 방책도 예수는 취하지 않았을 길이다. 이것 또한 반 예수적 발상이다. 성질을 부리고 무례하며 비속한 말들을 끊임없이 쏟아내는 것도 예수의 방식은 아니다. 이것 역시 반 예수적이다. 여성을 대상화해서 나체쇼 클럽을 소유한 것도 예수라면 취하지 않을 행위이다. 심각하게 반 예수적이다. 인기 있는 음모소설들이 무차별적으로 날조해내는 어떤 이야기들보다 더 반 예수적이다.

기사출처: http://www.christianpost.com/news/donald-trump-opposes-the-way-of-jesus-christ-167498/#VqbZsSKasZsJWqAc.99

이인기 ihnklee@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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