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경쟁과 창조적 혁신"을 주제로 종교사회학자들의 국제학술대회가 8월25일(목) 오전 서강대학교 바오로관에서 개최됐다. 이 대회는 종교적 경쟁이 창조적 혁신을 가져다준다는 명제를 검증하며 사례연구를 통해 이를 입증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결과를 공유하는 장이다. 미국 템플턴 재단이 이 대회를 후원했으며 미국, 영국, 일본, 중국, 한국 등의 학자 13명이 초청되어 발표한다. 대회는 26일까지 진행된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남가주대 리처드 플로리(Richard Flory) 교수는 "종교적 혁신 이해하기: 왜 지역성이 중요한가?"를 발표했다. 그는 대회의 주제를 언급하며 경쟁이 경제학적 관념이기는 하지만 종교적 지형의 변화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개념으로 활용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즉, 현재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종교단체가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종교단체의 거점인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을 중심으로 신앙활동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종교와 지역사회의 문화적 동질감을 인식시키고 유대감을 증대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교적 혁신을 도모하는 데는 지역성에 대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물론, 혁신의 내용과 정도에 대한 정의는 여전히 진행중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특색에 따라 종교단체 간의 경쟁이 유발될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이번 학술대회를 조직한 김성건 서원대 교수는 한국교회의 풍토상 종교사회학적 접근이 사실상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개최된 이 대회의 의의를 높게 평가했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시민사회 문화와 연계되는 사례가 드물었기 때문에 종교와 혁신을 연결시키는 시도는 낯설 수 있지만,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지평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종교와 시민사회의 연계 사례들은 종교의 사회적 기여에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한다. 물론, 혁신의 개념을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어도, 종교를 종교내부의 문제로만 한정하지 않고 사회과학적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서 문제해결을 시도하는 것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그때 종교는 신앙생활과 생활신앙이 유리되지 않게 하여 건전한 시민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게 되고 사회 내에서 그 위상을 회복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종교의 창조적 혁신을 유도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