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철학회(회장 정재현 연세대 교수) 제1회 학술발표회가 9월 2일 오후 연세대 신학관에서 개최됐다. 발표는 김영원 박사(서울대)와 유제동 박사(성공회대)가 맡았으며, 대회장에는 연세대 종교철학 석박사 과정생들과 성공회대, 협성신대, 안양대, 이화여대 교수들 및 목사들이 참석해 관심을 나타냈다.
김영원 박사는 "Substantial Differences Between Two Ontological Arguments: Some Reflections on the Idea of 'God' in Proslogion Ⅱ-Ⅳ and Decartes's Meditation Ⅴ"를 발표하면서 안셀무스의 『프로슬로기온』(Proslogion)과 데카르트의 『메디테이션』(Meditation)의 일부 내용이 오늘날 우리에게 신의 존재론적 증명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여져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며 반박을 시도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안셀무스의 "더 큰 것을 생각할 수 없는 하나님"은 인간이 어느 순간에 가장 큰 것으로 a1을 생각했다 하더라도 이후 더 확장된 a2를 생각하게 되면 기존의 a1을 넘어서게 된다는 면에서 '잡히지 않는 신'의 존재를 증명했다. 반면 데카르트의 '최고로 완전한 존재'는 존재와 인간의 인식을 근거짓는 개념으로서 인간이 마음껏 판단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받쳐주는 존재이다. 전자가 존재론적 개념을 허무는 쪽이라면 후자는 그 개념을 세우는 쪽이라고 볼 수 있기에 "두 논증은 완전히 다른 증명"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아울러 그는 안셀무스와 데카르트는 자신들의 논증에 대해 존재론적이라고 언급한 적이 없음도 지적했다.
이어 유제동 박사는 "그리스도와 불교에서의 재난과 인과"라는 제목으로 인간이 인생에 여러 모양으로 닥친 재난들을 인과관계적으로 접근하려고 하는 관습에 대하여 기독교나 불교가 모두 기존의 접근방법을 타파하고자 했음을 밝혔다. 유 박사는 날 때부터 소경인 자를 보면서 그 원인이 누구의 죄로부터 비롯되었는지 묻는 자들과는 달리 예수가 기존의 인과관계적 접근을 벗어나 그의 치유와 하나님과의 관계를 이야기했던 요한복음 9장의 텍스트와 불교의 '블락인과,' '불패인과,' '카르마' 등의 용어와 비교했다. 특히 불교의 카르마에 대하여 서양이 '운명'으로 이해한 것은 단편적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과에 대한 섣부른 이해가 두 종교의 정신인 사랑과 자비의 실천을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 대회는 연세대학교 미래융합연구원 종교와사회연구센터(소장 정재현 박사)가 주최했고, 한국종교철학회(이사장 박담회 목사)가 주관했으며, 연세종교철학연구회(회장 김화영 박사)가 후원했다. 한편 학회장 정재현 교수는 첫 번째 학술발표회를 개최하며 모두발언에서 "앞으로 역사가 있는 감신대와 서강대의 종교철학 학회들과 좋은 뜻을 같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