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YWCA 성명, "경주 지진은 핵발전에 대한 자연의 경고"

한국YWCA연합회(회장 이명혜)는 국내에서 최대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노후 핵발전소를 폐쇄할 것과 신규 핵발전소의 건설을 중단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성명을 9월13일(화) 발표했다.

YWCA는 5.0 규모의 울산 강진 이후 두 달 만에 일어난 국내 최대 경주 지진을 "핵발전소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자연의 경력한 경고라고 규정했다. 이어 잇따른 자연의 경고와 국민들의 불안에도 핵발전소 확대정책을 고수하는 정부를 비판하고, 국민생명과 안전을 위한다면 더 큰 지진이 오기 전에 안전조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월성1호기 등 노후 핵발전소 폐쇄, 신규 핵발전소 건설 즉각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한편, YWCA는 핵발전의 대안으로 지역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촉구해왔다. 전국 지역YWCA에서 가장 먼저 탈핵운동을 시작한 부산YWCA는 올해 7월 시민모금으로 제1호 시민태양광 발전소인 '햇빛모아 발전소'를 건립하는 등 지역에너지 전환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리고 YWCA '탈핵 불의날 캠페인'은 9월 6일자로 125차를 맞았다.

아래는 YWCA 성명 전문이다.

국내 최대 지진 속에 국민안전 위협하는 노후 핵발전소 폐쇄하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중단하라

울산 지진 두 달 만에 5.8 최대 강진 발생 

9월 12일(화) 저녁 7시 44분 경주 남남서쪽 9km에서 규모 5.1, 저녁 8시 32분 남남서쪽 8km에서 규모 5.8 지진이 잇따라 일어났다. 어제 밤 경주와 인근 울산, 부산, 경남에서는 건물이 흔들리고 집안의 화분, 액자, 집기가 쏟아져 시민들은 집 밖으로 뛰쳐나와 공포에 떨었다.

지진 발생 직후 메신저와 통신까지 두절되면서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에서 국민의 불안은 더욱 커졌다. 고향 길을 앞두고 지금까지도 200여회가 넘는 여진 때문에 온 가족이 모여 즐거워야 할 추석은 두려움과 불안의 명절이 되었다. 이번 지진은 국내에서 기상청이 계기지진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래 가장 큰 규모의 강진이며, 7월 5일 울산 5.0지진 이후 두 달 만이다.

더욱이 국내 최대 5.8 강진의 진앙지는 경주 남남서(북위 35.77, 동경 129.18) 지역으로, 월성 핵발전소와 월성 방폐장이 위치한 나아리와 직선거리로 27km밖에 되지 않는다. 고리핵발전소는 50km 떨어져 있을 뿐이다. 또한 경주에는 총 6기의 핵발전소가 밀집해 있다. 울산과 부산에 들어설 신고리 핵발전소 5·6호기까지 건설되면 총 10기의 핵발전소가 들어서는 세계 최대 핵발전 밀집 지역이다.

5.8 진앙지에서 월성 핵발전소까지 불과 27km  

우리나라 핵발전소는 새로 지은 발전소의 경우 6.9~7.0 기준으로 내진설계했지만, 월성 핵발전소와 같이 과거에 건설된 핵발전소는 규모 6.5에 맞춰 설계되었다. 그러나 이번 경주 지진 이후 기상청은 우리나라에서 6.0 이상 지진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은 규모 7.4에 달한다고 예측한다. 경주와 울산은 역사적으로도 지진 발생이 빈번했다.

7.5 기준으로 내진설계한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도 9.0 동일본 대지진에 힘없이 무너졌다. 우리나라도 6.5보다 더 큰 강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내진설계에 취약한 우리나라에서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다면 후쿠시마와 비교할 수 없는 대재앙이 될 것이다.

1978년 이후 규모 5.0 이상 지진 9회 중 올해만 3회가 발생했다. 국내 최대 5.8강진은 바로 어제 일어났다. 이로써 한반도는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며,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 여러 번 경고성 징후와 전조가 있다는 '하인리히 법칙'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원전부품 비리나 고장 같은 문제는 지금까지도 잦았고, 불과 두 달 사이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인 울산과 경주에서 일어난 강진은 '핵발전소는 더 이상은 안 된다'고 우리에게 던지는 강력한 경고다.

노후 핵발전소인 고리 1호기는 2015년 폐쇄를 결정했지만, 월성 1호기는 계속 운영을 결정했다. 여기에 원자력안전위원회는 6월 신고리 5·6호기 건설 승인을 강행했다. 계속되는 자연의 경고와 주민들의 불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는 핵발전소 확대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한다면, 더 큰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금은 단 한 번의 핵사고로 우리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을 수 있는 위중한 시기다. 우리 YWCA는 노후 핵발전소 폐쇄, 신규 핵발전소 건설 중단을 즉각 촉구하며 전국 10만 회원들과 함께 행동할 것이다. 핵발전 위험으로부터 창조질서를 보전하고 단계적으로 탈핵에너지 전환을 하기 위해 핵발전소 대신 태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에너지 전환 정책과 대안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2016. 9. 13.

한국YWCA연합회

이인기 ihnklee@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